지난해 11월 신설된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 경영진단실이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본격적인 감사·컨설팅을 시작하면서, 삼성그룹이 오랜 기간 추진해온 대규모 투자 전략과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해 새로운 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경영진단실 출범의 배경과 주요 내용


삼성전자는 6년 전 ‘2030년까지 171조원 투자’라는 거대한 비전 아래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제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 감사의 대상: 우선 시스템LSI사업부, 즉 반도체 설계 전문 부문부터 감사가 시작되었으며, 감사가 완료되는 대로 파운드리사업부(반도체 수탁생산)도 검토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 문제점 드러난 성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분야에서는 갤럭시S25에 삼성 자체 개발 칩 대신 퀄컴의 칩이 탑재되는 등 경쟁사에 밀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미지 센서 분야는 소니에 이어 2위에 머물고 있으나, 성장을 위한 추가 도약이 더딘 상황이다.
파운드리 부문은 TSMC와의 경쟁에서 점유율이 급락하며, 전체 사업 매출도 수년째 정체되고 있다.

이처럼 대규모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경쟁력에서 밀리는 현실이 삼성 내부의 체계적 진단과 개선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경영진단실의 ‘현미경 감사’와 맞춤형 컨설팅


이번 경영진단은 단순한 외부 감사가 아니라, 삼성 그룹 내 최고 기획·전략 전문가들이 참여해 ‘현미경 감사’ 방식으로 문제점을 면밀히 파악하고, 구체적인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 조직 개편과 인사 조정: 내부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 조정 및 인사 개편이 예고되며, 이를 통해 경쟁력 강화와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 전략적 전환과 외부 고객 확대: 애플과 같이 인하우스 AP 개발 체제로의 전환이나, 미국 빅테크 등 외부 고객사와의 협력을 통한 매출 확대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향후 과제와 전망


삼성이 이번 경영진단을 통해 집중적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는 다음과 같다.

  • 기술 경쟁력 강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와 인력 재배치가 시급하다.
  • 시장 점유율 회복: 스마트폰 AP, 이미지 센서, 파운드리 등 각 핵심 분야에서 경쟁사에 뒤처진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 재정비가 필요하다.
  • 외부 협력 및 신규 비즈니스 모델 창출: 빅테크 기업과의 협업 및 고객 맞춤형 솔루션 개발을 통해, 기존 시장 외 새로운 수익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


이번 경영진단이 단순한 내부 감사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조직 개편과 전략 전환으로 이어진다면 삼성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