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그렇지만, 미국주식에 투자할 때 현금은 쓰레기라며 모든 현금을 남김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현금이라는 것은 ‘산소’입니다. 마음 편히 숨을 쉴 수 있게 하죠. 아무리 달러나 원화 가치가 하락한다고 해도 일정 비율 현금을 들고 있는 것은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고, 이렇게 공포심이 퍼지고 있을 때 내가 원하는 미국주식을 싸게 줍줍할 수 있습니다.
현금을 보유한 채로 내가 보유한 주식이 오르는 것보다, 현금이 없을 때 내가 보유한 주식이 떨어질 때가 더 정신적으로 좋지 않습니다.
워런 버핏이 수십년 동안 20~30%의 비율로 현금을 보유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200억 달러 이상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유례없는 보험손실에 대비하고, 심지어 금융대란 기간에도 기업 인수나 투자 기회를 신속하게 잡으려는 목적입니다.
우리는 현금 대부분을 단기 국채로 보유하고 있으며, 수익률을 조금 더 높이려고 다른 단기 증권에 투자하지 않습니다.
부채를 이토록 경계한 탓에, 우리는 수익률 측면에서 약간 손해를 봅니다. 대신 막대한 유동성 덕분에 우리는 두 다리 뻗고 편히 잡니다. 게다가 간혹 발생하는 금융대란 기간에 다른 기업들은 허둥지둥 생존을 도모하지만, 우리는 막강한 자금과 냉정한 태도로 공세를 취하게 될 것입니다.”
보험업을 메인으로 하는 버크셔 해서웨이 특성상 개인들과 상황은 다르지만, 현금을 보유해야하는 이유는 동일합니다.
편하게 잘 수 있는 것, 공포를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것, 이것만으로도 이유는 충분합니다. 개인들도 배워야 합니다.
소득 대비 낮은 소비 습관을 유지하면서 평생동안 SPY같은 인덱스 펀드를 모으면서 20% 정도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모건 하우절의 생각도 공감이 됩니다.
“내 집을 소유하는 데서 오는 독립적인 기분은 내가 값싼 대출을 이용해 자산을 늘렸을 때 얻을 이득을 훨씬 능가한다. 매달 대출금을 갚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은 내 자산의 장기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이었다.”
“우리 가족은 주택가치를 제외한 자산의 20%쯤 된다. 내가 그렇게 하는 이유는 독립성에 있어서 현금이 산소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고, 보유한 주식을 어쩔 수 없이 파는 일이 절대 없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피터 린치도 블랙 먼데이를 겪으면서 항상 일정 정도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고 했습니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때 중요한 점은 손실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다. 부끄러운 것은 손해를 보는 주식을 계속 갖고 있는 것이고, 이보다 더 나쁜 것은 기업의 펀더멘탈이 나빠지고 있는데도 손해 보는 주식을 더 사는 것이다. 경영상태가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이 들면 손해 보고 있는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지 않았다.
1987년 10월에 얻은 교훈은 시장의 등락을 무시하라는 것이다.
쓸데없는 걱정으로 좋은 포트폴리오를 망치지 말고, 좋은 휴가를 망치지 말라. 현금이 충분치 않을 때는 절대 해외여행을 가지 마라.”
대가들이 현금을 보유해야 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비슷합니다. 물론 이런 원칙들은 누군가가 말해준다고 해서 깨닫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경험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좋은 주식을 건드리지 않는 인내심과 일정 비율 현금을 보유하며 기회를 기다리는 인내심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