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큰 화두였던 금투세 폐지가 이루어지고, 다음 타자로 시끌시끌했던 상법 개정.




한국의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었다. 그간 지배주주가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짓밟고, 아무렇지 않게 빼앗아가도 아무런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 그래서 소액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 당연시 되었던 한국 기업들의 경영 행태로 인해 전 세계 12위 경제 강국이 된 한국임에도 한국 시장만큼은 후진시장으로 평가받아왔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작은 경제 규모를 가진 대만보다도 시가총액에서 밀린다는 점은 우리 시장이 얼마나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해외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고 해외 투자가 쉬워지면서 우리 시장이 글로벌 스탠다드와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을 시장 참여자들이 많이 깨닫고 있다. 그렇게 우리도 선진국으로 가는 계단을 하나하나 밟아가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지난 해 말 민주당 : 국힘상법 개정 : 자본시장법 개정(핀셋규제를 곁들인..) 구도로 가다가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면서 민주당이 더 이상 상법개정을 밀지 않게 될 거라 예상했다. 이미 이긴 싸움인데 굳이 상법 개정을 해주겠나? 싶은 생각이었다. 과연 이대로 흐지부지 끝나는 걸까 했는데 다행히도 어제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상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기업주도 성장 한다더니…野, 상법개정 밀어붙였다 (naver.com)









국힘은 재벌들과의 유착이 심해 그들의 이익을 지키는 방향으로 가고, 민주당은 그렇지 않다고 하는데 사실 정치인들은 자기 신념 한 스푼에 그냥 표를 얻기 위해서만 행동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민주당이라고 크게 다를까 싶다. 누구나 뒤로 받아먹는 것들이 있을거고.. 그게 드러났냐, 아직 안드러났냐 그 차이인 것 같다.




어쨌든 민주당이 이렇게 상법개정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경영계에서는 상법을 개정하면 경영진에 대한 소송이 남발하고, 이로 인해 의사 결정하는 데 제약이 너무나도 많아지면서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 우려하는 듯 하다.









하지만 경영진의 의사 결정은 원래 매우 신중해야 하는 것이고... 그렇게 신중하게 내린 경영 판단, 그리고 앞으로 회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비전과 방향성에 대해 주주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하고 그것을 이행한다면 주주들이 단순 몇 달 주가가 빠졌다고 경영진들에게 소송을 걸까?




제대로 된 비전에 대해 설명도 안해주고 주주들과 소통도 안하면서 제멋대로 신사업 진행하고, 사업부 분할하고, 일감 몰아주는 게 지금 우리 기업 대부분의 모습이다. 이렇게 경영하면서 회삿돈 빼돌리는 건 괜찮고 피해입은 소액주주들이 소송거는 건 겁나나?




기업 소송과 관련한 조건이라든가,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라든가, 자사주 활용 규정이라든가, 상속증여세 부과 기준이라든가 상법 개정과 함께 바꿔야 할 부분들이 산더미일테다. 한 번에 모든 걸 완벽하고 깔끔하게 정리할 수는 없겠지만 다른 문제점이 생긴다고 해서 지금 모습 그대로 있을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하나하나 바꿔나가야 한다. 그것이 한국 시장이 재평가받고 국민들이 올바른 주식투자를 통해 자산을 증식할 수 있는, 금융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 걸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