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8일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 약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서도 “25% 이상”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며, 이 세율은 향후 1년 내에 점차 인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 부과 발표는 4월 2일경에 공식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한국 수출산업에 미칠 영향

자동차 산업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미국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산 자동차 수출 중 약 절반 이상이 미국으로 이루어졌으며,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 생산 차량 100만대를 포함해 멕시코 생산 차량 14만대까지 수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25% 관세가 부과될 경우, 자동차 부문에서만 약 10조 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및 의약품


반도체와 의약품 역시 한국의 대미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약 107억 달러 규모의 수출 실적을 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해 범용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액이 급감할 우려가 있다. 
의약품 수출 역시 미국 시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관세 인상은 가격 경쟁력 약화와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관세 부과의 이면: 미국 내 생산 유도 전략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세우면 관세가 없다”라는 입장을 피력하며, 이번 관세 조치의 궁극적인 목적이 미국 내 생산 확대에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키고,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자국 내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한국 기업과 정부의 대응 방안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업체들은 미국 내 생산시설 가동률을 높이거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재편하는 등 대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 조지아주에 준공 예정인 전기차 공장 메가플랜트를 통해 관세 부담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또한 현지 생산 확대를 모색 중이다.


또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및 다자무역 체제 내에서 한국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외교적 노력이 동시에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품목별, 국적별 관세와 함께 비관세 장벽까지 고려한 상호관세 정책을 펼치면서 기존의 무역 체제 질서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정책은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걸친 재편을 촉발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의 핵심 수출 품목들이 이번 조치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업과 정부는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