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는 연봉 7000만원인데 상위 몇 퍼센트 일까요?"

"성동구는 강남 접근성은 좋은데 민도(문화 수준)가 좀.....?"

"마포는 직주근접은 좋은데 학군이 안좋아서...."

"강남(1급지)으로 갈아타야 하나요?"

위 대화가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계급"입니다.

사람들은 금수저와 흙수저를 논하고

계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싶어합니다.




내 아내의 지인은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살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 왔을때 시간을 내 만남을 가졌는데,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서울 집값은 미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한국에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 정착할 생각이에요"

"미국은 학군이니 뭐니 치열하게 살 필요도 없고요"

미국 학군이 정말 치열하지 않을까요?

미국은 엄연히 학군이 존재합니다.

다만 전 미국 국민이 학군으로 치열할 필요가 없을뿐이죠.

확고한 계층 구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위 계층으로의 이동을 포기하는게 현실입니다.

이에 관해 미국의 교육학자 진애니언은

미국의 교육 방법이 계급에 따라서 정해져 있다고 주장했고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저소득 계층 : 부모가 블루칼라 노동자이거나 저소득층

→ 규칙에 복종하는 것과 단순 지식 암기를 가르침

②중산 계층 : 부모가 사무직

→암기보다 이해와 적용, 그리고 규칙을 따르는 규범 강조

③상위 계층 : 부모가 전문직이거나 소득 상위층

→지식 암기보다 분석, 통합과 창조 능력 강조

④자본가 계층 : 부모가 대기업 최고 경영자

→규칙에 대한 복종의 필요성 X, 학생이 스스로 판단하고 주체적으로 행동하게 함.

기존 규칙과 질서를 지키는것보다 규칙이 맘에 안들면 바꾸고 재구성할 수 있다는 사실 가르침

미국은 이렇듯 오랜 시간 계층화되었기 때문에 딱히 계층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생각없이 살고 있습니다.

미국은 상위 1%가 나라를 이끌어가고 있고,

모든건 그들의 기득권 유지에 적합한 방향으로 흘러가는거죠.

이는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3.

자, 그럼 한국의 집값과 계층간 상관관계를 살펴보죠.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계층이 확고하고,

계층 사다리가 사라진 상태가 '아지' 아닙니다.

그래서 그토록 '영끌'해서 자식 교육을 위해

학군지로 이동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한국은 마지막 사다리만을 남겨둔 상태입니다.

그래서 그 어느 나라보다 경쟁하고

또 치열하게 마지막 사다리를 올라타고 있습니다.

주거지를 학군지로 옮기며 말입니다.

지금 부동산 큰손으로 등극한 30~40대,

이들을 움직이는 핵심 원동력은 어쩌면 곧 계층 사다리가

끊어질것 같은 불길한 예감 때문이 아닐까요?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은 점점 현실과 멀어지고 있습니다.

치열한 교육열 역시 이를 설명합니다.

참 씁쓸한 현실이며 불편한 진실입니다.




4.

그렇다고 무조건 학군지나 급지 같은 기준에만 꽂혀 세상을 바라보자는 뜻은 아닙니다.

자녀 교육을 위해 학군지, 급지, 문화 수준으로

주거지를 결정할 필요가 있지만,

모든 주거지를 그 기준으로만 평가하는 사람들은 결국

자신이 현재 계층의 테두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자인하는 격입니다.

이렇듯 교육의 기회는 불공평합니다.

인생 자체가 원래 공평하지 않습니다.

태어날 때도 죽을 때도 공평한 것은 시간밖에 없습니다.

공평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나에게 가장 최선인 지역을 선점하세요.

그리고 기회가 생길때마다 더 좋은 곳으로 옮기시길 바랍니다.

'더 좋은'의 기준은

학군일수도, 역세권일수도, 직주근접일수도, 숲세권일수도....

본인만의 가치관에 따라 다를겁니다.

저에게 있어 '더 좋은'의 기준은

바로 한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