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3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불법 경영권 승계 혐의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로써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10년 가까이 삼성의 발목을 잡았던 사법 리스크가 사실상 해소되었습니다. 이번 판결은 단순한 법적 결과를 넘어, 삼성의 경영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의 조직 개편… ‘컨트롤타워’ 부활할까?


그동안 삼성은 총수 부재 속에서 조직 기강이 흐트러졌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따라서 이재용 회장은 조직 분위기 쇄신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가능성이 큽니다.

  • 경영 메시지 공개: 이 회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 직원에게 경영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통해 삼성의 위기 상황을 강조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컨트롤타워 재건: 한때 삼성의 전략을 총괄했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후,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조직이 부재한 상황입니다. 최근 삼성글로벌리서치 내 ‘경영진단실’이 신설된 점을 고려할 때, 조직 개편을 통한 컨트롤타워 부활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 경영진 개편: 일부 사장단 인사를 단행해 조직을 재정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는 3월에는 삼성전자 이사회 개편이 예정되어 있으며, 이 회장이 등기이사직에 복귀할지도 관심사입니다.


‘M&A 시계’ 다시 돌릴까?


삼성전자는 2017년 미국의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업체 하만(Harman)을 80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 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이는 경영진이 사법 리스크에 얽매여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AI, 로봇,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를 중심으로 대형 M&A를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합니다.

  • AI 및 반도체 분야 투자: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엔비디아와 TSMC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AI 반도체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합니다.
  • AI 스타트업 인수 가능성: 무죄 선고 이후 첫 대외 행보로 이 회장은 2월 4일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만남을 가질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AI 관련 협력과 투자 방향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로봇 및 휴머노이드 사업: 삼성전자는 CES 2024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EX1’을 선보이며 로봇 사업 강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AI 및 로봇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술 초격차’ 되찾을까?


삼성은 한때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했지만, 최근 몇 년간 주춤한 모습입니다.

  • 반도체 경쟁력 회복: 삼성전자는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에서 TSMC에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AI 반도체, 첨단 패키징 기술 등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 스마트폰 시장 재도약: 애플과 중국 업체들의 공세 속에서 삼성 스마트폰 사업이 예전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갤럭시 AI 기술을 중심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 AI 생태계 구축: 삼성은 AI 트렌드에서 후발주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AI 연구개발(R&D) 및 관련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재용 회장의 무죄 판결은 삼성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조직 개편과 함께, 대규모 M&A 및 AI·반도체 투자 확대가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