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은 최근 몇 년간 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한 콘텐츠들이 연이어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500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는 3년간의 준비 끝에 공개되었지만, 서사와 대사에 대한 비판, 그리고 부적절한 베드신 논란 등으로 혹평을 받았습니다. 방영 첫 회 3.3%의 시청률로 시작했으나 3회부터는 2%대로 떨어지며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경쟁 드라마들이 해외와 국내에서 높은 시청률과 흥행을 기록한 점과 비교하면 ‘별들에게 물어봐’의 성과는 더욱 참담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진은 CJ ENM이 ‘콘텐츠 명가’로서의 입지에도 큰 타격을 주며 시장 내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또한 영화 ‘하얼빈’ 역시 기대와 달리 성적이 저조한 상황입니다. 당초 300억 원의 제작비로 손익분기점이 650만 명으로 알려졌으나, 해외 판매와 부가 판권 계약 등을 이유로 손익분기점을 580만 명으로 낮췄습니다. 하지만 현재 누적 관객 수는 약 430만 명에 그치며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런 연이은 대작의 부진은 CJ ENM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으며, 최근 주가는 1년 내 최저치를 기록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통한 수익 개선 역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SBS가 넷플릭스와 신규 방영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티빙의 콘텐츠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여기에 네이버와의 제휴 종료로 인해 가입자 이탈이 발생하고 있어 합병 이후 플랫폼의 수익성 회복이 단기적으로 제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연말 티빙 유료 가입자 수는 소폭 증가하며 일부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으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J ENM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도약을 목표로 긍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스튜디오 피프스시즌은 지난해 14개의 작품을 공급한 데 이어, 올해는 약 20개의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중 대표작으로는 애플TV+에서 공개된 ‘세브란스: 단절’ 시즌2가 있습니다. 이 작품은 뇌 수술을 통해 회사 안과 밖의 자아를 분리한다는 독창적인 설정으로 에미상과 피바디상을 수상하며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어 제이슨 모모아 주연의 ‘Chief of War’와 니콜 키드먼이 출연하는 ‘Nine Perfect Strangers’ 시즌2, 제시카 차스테인이 주연하는 범죄 스릴러 ‘The Savant’ 등이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또한, 플로렌스 퓨가 출연하는 ‘East of Eden’, 스릴러 소설 원작의 ‘The Good Daughter’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도 선보이며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피프스시즌은 이 외에도 글로벌 OTT 플랫폼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훌루와의 협업을 통해 주요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으며, 일본의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 토호와 협력을 통해 동서양을 아우르는 글로벌 스튜디오로의 성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또한 삼성 TV 플러스와의 독점 파트너십을 통해 유럽과 북미 지역에 K팝 전용 채널을 론칭하며 한류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CJ ENM은 이러한 글로벌 확장을 통해 K콘텐츠의 입지를 강화하며 글로벌 IP 파워하우스로 자리 잡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CJ ENM은 올해를 글로벌 확장의 원년으로 삼고, 새로운 콘텐츠 제작과 투자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지난해의 어려움을 딛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도약을 위해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재현 회장의 “문화가 미래”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지난 30년간 쌓아온 경험과 시스템을 통해 K콘텐츠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새로운 장르 개척과 IP 확장을 통해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지속해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