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3일, 미국 정부는 초고성능 AI 모델과 AI 반도체 기술의 수출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인공지능(AI) 기술의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고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특히 중국과 러시아 등 적대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미국 내 빅테크 기업들의 우려와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왜 초고성능 AI 모델이 문제인가?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며 인류의 삶을 혁신하고 있지만, 동시에 무기 개발, 감시 기술, 사이버 공격 등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큽니다. 

이번 규제는 특히 폐쇄형 초고성능 AI 모델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Open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미국 기업이 개발한 AI 모델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미국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22개 적성국에 대해 이러한 AI 기술의 접근을 차단했으며, 한국, 일본 등 우방국(18개국)에는 기존처럼 제한 없는 접근을 허용했습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AI 기술이 악용되어 국가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을 막고, 미국의 기술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전 세계를 3등급으로 분류


이번 규제에서 미국은 전 세계 국가를 다음 세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 우방국(18개국): 한국, 일본, 네덜란드, 영국 등 주요 동맹국이 포함됩니다. 이들 국가는 미국의 AI 반도체와 모델을 추가적인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적성국(22개국):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이 포함되며, 모든 AI 기술 접근이 차단됩니다.
  • 기타국: 우방국과 적성국 사이에 위치한 국가들로, AI 반도체 수출량에 상한이 설정됩니다.


특히 기타국에는 AI 반도체의 총연산력 상한이 도입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 H100 AI 반도체 기준으로 2년간 32만 개에 해당하는 연산력 이상은 수출할 수 없습니다. 이로써 중국으로 재수출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되었습니다.

우려와 논란: 미국 기업의 반발


미국 내 주요 기술 기업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엔비디아는 “수출 제한이 경제 성장을 저해할 뿐 아니라 미국 기술 지배력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오라클 부회장 켄 글릭은 이번 규제를 “역대 가장 파괴적인 조치”라 평가하며 반발했습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이 규제가 중국의 반도체 및 AI 산업을 오히려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미국 반도체를 구매하지 못한 국가들이 중국 기술을 대안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정부의 마지막 카드, 트럼프 정부는?


이번 조치는 바이든 정부의 마지막 대(對)중국 규제로 평가됩니다. 

그러나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정권이 넘어가면서, 새 정부가 이 규제를 그대로 이어받아 시행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처럼 복잡하고 세세한 규제가 미국과 다른 국가들 사이의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미래의 기술 패권 경쟁은 어디로?


미국의 이번 조치는 글로벌 AI 기술 패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나온 전략입니다. 하지만 과도한 규제가 오히려 중국과 같은 경쟁국에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큽니다. 기술을 통해 국가 안보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그리고 글로벌 AI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