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트리밍 회사 푸보티비(Fubo TV)는 코로나 시대 때 스트리밍 기대주로 꼽혔지만 고점 대비 90% 이상 하락했던 비운의 주식이었습니다.
디즈니(DIS)의 ESPN과 폭스 코퍼레이션(FOXA) 등 스포츠 스트리밍 업계 거물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에서 고전하며 지난해 FUBO 주가는 2달러 이하로 머물렀죠. 그런데 어제, 아주 놀랄만한 상황이 전개됐습니다.
바로 디즈니와 최종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건데요. 디즈니가 FUBO 지분의 70%를 인수하고 Hulu + Live TV 서비스를 FUBO의 스포츠 콘텐츠와 결합하기로 합의했다고 합니다. 해당 거래는 12~18개월 내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고요.
합병 이후 푸보TV와 Hulu+Live TV가 통합된 서비스는 북미 지역에서 620만 구독자를 보유하며, 유튜브 TV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게 될 전망입니다. 푸보티비로서는 소멸 위기 끝에 업계 강자로 거듭나는 변화를 맞이한 겁니다.
사실 FUBO가 오랜 시간 동안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고 흑자 기록이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디즈니 같은 기업과 협력하게 됐다는 게 꽤나 의외인 데요. 그동안 디즈니를 움직이게 만든 비장의 카드를 쥐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2월, FUBO는 디즈니, 폭스 코퍼레이션(FOXA),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를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세 회사가 합작으로 만들어낸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인 Venu가 FUBO를 플랫폼의 일부 스포츠 콘텐츠에서 배제했다고 주장한 것인데요. 지난 8월, 재판을 담당한 판사가 'Venu가 경쟁을 실질적으로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이며, Venu의 출시를 저지하는 예비 금지 명령을 내렸고, 이로써 푸보 TV 측은 중요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결국 Venu 합작 벤처가 소송으로 위험에 처할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디즈니 측은 FUBO와 합의를 도출했는데요. 이에 따라 FUBO는 Venu Sports와 관련된 모든 소송을 철회하며, 디즈니, 폭스,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FUBO RV에 2억 2,00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디즈니는 2026년 FUBO에 1억 4,500만 달러의 조건부 대출을 제공할 것을 약속했죠.
중요한 건 푸보티비가 Hulu + Live TV와 결합함으로써 북미 가입자 수가 620만 명으로 증가하고, 매출이 60억 달러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입니다. 참고로, FUBO는 11월 1일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FY24 유료 가입자 수를 1.665억 명에서 1.705억 명, 매출을 15억 8,000만 달러에서16억 달러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또한 푸보티비는 이번 계약 덕분에 ESPN과 ABC에도 접근할 수 있게 되어, 디즈니 채널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스포츠 및 방송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한, 디즈니는 올해 말 새로운 DTC(Direct-to-Consumer) 스포츠 패키지를 출시할 계획인데, 이는 FUBO에 추가적인 혜택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푸보 TV는 디즈니와의 계약 한 방으로 반전을 맞게 됐습니다. 게다가 FUBO 주가는 하루만에 250% 이상 급등해버렸죠. 25%가 아니라 무려 250%입니다.
물론 시계열을 5년으로 늘리면 여전히 고점 대비 90% 하락한 상태이긴 합니다. FUBO 주가가 코로나 때 얼마나 거품이 많이 낀 상태로 올랐는지 보여주는 대목인데요.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디즈니와의 합의는 FUBO에게 있어 게임 체인저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죽어가던 브랜드를 스포츠 스트리밍 산업의 강력한 존재로 되살려냈으니까요.
현재 FUBO 주식에 대한 애널리스트 투자 의견은 뒤죽박죽이고 평균 목표가는 3달러인 상태인데, 최근 상황이 반영된 이후 어떤 변화가 나올지 궁금해지네요. 일단 FUBO 주가는 한동안 미친 변동성을 보여줄 것으로 보이는데, 상황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