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협력이 본격화되며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예상됩니다.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하기로 하고, 양사가 각각 5대 5로 출자하여 지분을 나누기로 발표했습니다. 신세계는 이마트가 보유한 G마켓 지분을 현물로 출자하고, 알리바바는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과 함께 현금 3천억 원을 출자하는 방식입니다. 합작법인은 내년에 설립되며,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합작법인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입니다. 다만 두 플랫폼은 기존처럼 독립적으로 운영될 계획입니다.
이번 협력의 배경에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G마켓의 부진이 있습니다. 신세계는 2021년 6월 G마켓 지분 80%를 약 3조 4,400억 원에 인수했지만, 이후 연속적인 영업손실로 인해 ‘승자의 저주’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G마켓은 인수 첫해를 제외하고 2022년과 2023년 모두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부진이 이어졌습니다. 또한, SSG닷컴 기업공개(IPO)도 무산되면서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신세계의 포트폴리오가 약화되었습니다. 이에 신세계는 알리바바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진출 기회를 확대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알리바바 역시 이번 협력을 통해 G마켓의 브랜드 신뢰성을 활용하고, 국내시장에서 저가·저품질 이미지를 개선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18년 한국 진출 이후 초저가 상품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높였지만, 최근 품질 논란이 발생하며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반면 G마켓은 한때 국내 오픈마켓 1위 사업자였으나, 쿠팡과 네이버 중심의 시장 재편 속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양사의 협력은 이러한 상황에서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됩니다.
신세계는 합작법인을 통해 G마켓에 입점한 셀러들이 알리바바의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하여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국내 강소기업의 상품이 알리바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200여 개 국가로 판로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 개선과 함께 셀러들이 글로벌 플랫폼에 보다 쉽게 입점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대금 정산 등의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할 방안도 논의 중입니다. 본격적인 상품 운영은 내년 상반기 중 합작법인 설립과 관련 IT 시스템 개발이 완료된 후에 시작될 예정입니다.
알리바바의 IT 기술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G마켓의 IT 역량도 대폭 강화될 전망입니다. UX와 UI 기술은 물론, 다양한 데이터 분석 능력 등이 G마켓에 적용되면 IT 인프라가 글로벌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쇼핑 경험과 혜택을 제공할 뿐 아니라, 상품 구색 확대와 가격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알리익스프레스는 평택항 인근에 국내 물류센터를 설립하여 신속배송 시스템을 갖추고 네이버의 브랜드스토어를 겨냥한 수수료 무료 정책도 시행할 계획입니다. 이는 G마켓의 판매자 생태계와 결합하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G마켓은 이미 CJ대한통운과의 협력을 통해 스마일배송과 스타배송을 강화하며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G마켓이 8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번 협력은 신세계그룹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쿠팡과 네이버 중심의 시장에서 G마켓이나 알리익스프레스 모두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양사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는 G마켓 셀러들과 협력을 통해 글로벌 셀링 플랫폼을 강화할 수 있고, 신세계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국내 셀러들의 판로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합작법인이 설립되면서 G마켓의 평가손실이 신세계그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러나 신세계는 이번 협력을 통해 G마켓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알리바바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G마켓의 주요 경영진 역시 이번 발표와 관련하여 신세계그룹의 전략적 결정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합작법인의 성공 여부는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가 얼마나 시너지를 발휘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