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16일(미국 동부시간)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는 장중 한때 460.52달러까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테슬라의 상장 이래 역대 최고가이기도 합니다. 이날 낮 12시 20분 기준으로 테슬라는 전 거래일 대비 5.26% 상승한 459.19달러에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테슬라는 지난 11일 424.77달러로 마감하며 2021년 11월 이후 약 3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습니다. 이후 소폭 조정을 거친 후 상승세를 지속하며 이틀 만에 다시 436.23달러로 마감했고, 이번 주에도 연달아 장중 최고치를 새로 쓰며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이 같은 상승세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후원자였으며, 트럼프의 재선 확정과 함께 머스크의 입지도 강화되면서 테슬라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6일 이후 13일까지 테슬라의 주가는 무려 73%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또한 월가 주요 애널리스트들의 긍정적인 전망이 테슬라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웨드부시증권의 유명 애널리스트인 댄 아이브스는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기존 400달러에서 515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그는 강세 시나리오에서 테슬라의 주가가 650달러까지 오를 수 있으며, 이는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2조 1천억 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아이브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두 번째 임기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및 인공지능(AI) 사업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낙관론을 펼쳤습니다.
이와 더불어 테슬라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저가형 전기차(EV)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테슬라는 최근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저가형 EV 출시 계획을 공개했으며, 업계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모델 Q'(가칭)로 알려졌습니다. 이 차량은 소형 해치백 형태로 길이가 4m 미만이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약 500km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미국 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를 적용받으면 모델 Q의 실구매가는 3만 달러 미만으로 낮아져 중국 전기차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2025년 상반기 출시 계획에 변함이 없다"며 모델 Q 출시 일정을 재확인했습니다. 세액공제가 폐지된다고 해도 모델 Q의 가격은 3만7천499달러 수준으로, 기존 모델 3의 최저가보다 약 6천 달러 저렴합니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유럽의 전기차 시장에서 BYD '돌핀'과 폭스바겐 'ID.3'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테슬라는 독일 베를린 인근의 '기가 팩토리 베를린'에서 연간 5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공장을 운영 중이며,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테슬라의 저가형 전기차 출시가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테슬라의 인공지능(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 옵티머스는 비포장 경사로를 오르내리며 균형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이번 시연은 카메라 센서 없이 자체 신경망을 통해 균형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기술적 진보를 입증했습니다.
테슬라는 2026년까지 옵티머스를 양산할 계획이며, 이미 일부 공정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옵티머스를 통해 테슬라가 로봇 산업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도 테슬라의 성장세는 두드러집니다. 올해 테슬라는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11월까지 테슬라의 전기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2만8,498대로 현대차를 35대 차이로 앞섰습니다. 테슬라의 역주행은 모델 Y와 모델 3의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결과입니다. 특히 테슬라코리아는 올해 모델 Y의 가격을 인하하고 모델 3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가격 경쟁력을 높였습니다.
또한 테슬라는 최근 텍사스주 롭스타운에 미국 최초의 리튬 정제 공장을 완공하고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테슬라는 북미 시장에서의 리튬 공급망 안정화를 목표로 이 공장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테슬라는 이를 통해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수산화리튬을 대규모로 정제할 예정입니다.
종합적으로 테슬라의 최근 상승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머스크와의 긴밀한 협력 기대감, 저가형 전기차 출시 계획, AI 기술 혁신, 리튬 공급망 확충 등 여러 호재가 겹친 결과로 보입니다. 특히 AI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투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장 전략은 테슬라가 향후 기업가치 2조 달러를 목표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테슬라의 혁신과 확장 전략이 전 세계 전기차 및 AI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