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수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하며 무한경쟁의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6900억 원에서 2023년 2조7400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3조17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1인 가구의 증가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의 확산, 그리고 생수를 집 앞까지 배송받을 수 있는 유통 서비스의 편리함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생수는 이제 단순히 수돗물의 대체재를 넘어 건강과 편의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필수재로 자리 잡았습니다.


생수 시장은 특히 유통 및 식음료 대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는 분야입니다. 최근 LG생활건강은 울릉도에서 생산되는 국내 최초의 용천수인 'Vio 휘오 울림워터'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울림워터는 울릉군의 원시림에서 31년간 자연 정화된 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성인봉 일대의 수원지에서 취수됩니다. 나트륨, 칼슘, 칼륨 등 다양한 무기질을 함유한 이 물은 기존 암반수와 차별화된 프리미엄 제품으로 백화점과 호텔 등 고급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 병당 2000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품질과 희소성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프리미엄 전략은 최근 생수 시장의 트렌드를 잘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물을 마시는 데 그치지 않고, 품질, 편리성, 그리고 브랜드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라벨 생수 제품은 환경을 고려한 가치 소비를 실천하려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는 무라벨 제품 출시 후 두 해 만에 전체 제품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제주삼다수 역시 '제주삼다수 그린'으로 무라벨 제품 매출 10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친환경 트렌드는 앞으로도 생수 시장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생수 시장의 성장은 글로벌 수준에서도 두드러집니다. 글로벌 워터마켓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생수 시장 규모는 2020년 8341억 달러에서 2025년 865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생수가 단순히 물이라는 상품을 넘어 건강과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지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해외에서는 자국 수질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동남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국 생수의 수출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농심은 중국에 대규모 공장을 세워 '백산수'를 현지 생산 및 판매하고 있으며, 오리온 역시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습니다.


국내 생수 시장에서는 여전히 상위 세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제주삼다수는 시장 점유율 40.3%로 1위를 유지하며,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가 13.1%, 농심의 백산수가 8.3%로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유통망을 활용한 자체 브랜드(PB) 제품의 증가와 프리미엄 생수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이들 상위 브랜드의 점유율에도 변화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PB 제품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습니다.


생수 사업은 초기 설비 투자와 물류비 부담이 크지만, 수원지 확보와 유통망 활용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입니다. LG생활건강이 울림워터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울릉도의 독특한 수원지와 용천수라는 특징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며,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품질과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려는 노력이 돋보입니다. 또한, 롯데칠성과 농심을 포함한 기존 대형 브랜드들은 품질 관리와 소비자 신뢰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향후 생수 시장은 단순히 물의 품질 경쟁을 넘어 브랜드와 소비자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커머스의 정기 배송 서비스와 편의성 강화, 무라벨 제품을 통한 친환경 이미지 구축, 그리고 프리미엄 전략을 통한 차별화된 소비 경험 제공이 주요 과제가 될 것입니다. 생수는 매일 소비되는 필수재인 만큼, 소비자의 신뢰와 편리성을 확보한 브랜드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