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는 본인이 보유한 지분의 일부를 매각하고 일부는 자선 기부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2021년 쿠팡이 뉴욕 증시에 상장한 이후 그의 첫 지분 매각으로, 그는 클래스 B 보통주 중 약 1500만 주를 매각하고, 추가로 200만 주는 기부할 예정입니다. 이로 인해 그는 보유 지분 중 약 9.7%를 처분하게 됩니다. 쿠팡 측은 이러한 매각 결정이 세금 납부를 포함한 재정적 필요성을 충족하기 위함이라 밝혔으며, 회사 경영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김 의장은 이번 매각 계획을 미국 증권거래법에 따른 절차로 공개했으며, 매각 절차는 오는 11일부터 시작해 내년 8월 말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번 주식 매각이 완료된 후에도 김 의장은 약 1억5780만 주의 클래스 B 주식을 보유하며 쿠팡의 경영권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클래스 B 주식은 김 의장만 보유하고 있으며, 주당 29배의 차등의결권을 가지는 특별한 권리를 부여받고 있어 그의 경영적 권한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입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세금 이외에도 일부 차익 실현을 위한 목적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쿠팡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3분기 매출 10조6900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2% 증가한 것으로,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쿠팡의 2분기 실적이 처음으로 10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3분기에 다시 기록을 갱신했으며, 이러한 매출 성장에 힘입어 올해 첫 연매출 40조 원 돌파가 유력해 보입니다. 그러나 매출 증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면에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3분기 영업이익은 14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1.41%에서 1.38%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이는 와우 멤버십의 가격 인상으로 인해 회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쿠폰 제공, 무료 반품·배송 서비스 등의 혜택을 강화한 데 따른 비용 부담 증가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869억 원을 기록했으나, 활성 고객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3분기 활성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2250만 명으로, 멤버십 인상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고객 기반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인수한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의 수익성도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어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파페치의 3분기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손실액은 27억 원으로, 2분기 손실액이었던 424억 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습니다.


김범석 의장은 이러한 성장의 원동력으로 와우 멤버십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와우 멤버십이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과 가치를 인정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으며, 아직 개척되지 않은 상거래 시장의 잠재력도 크다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최근 론칭한 럭셔리 플랫폼 ‘R.LUX’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며 명품 브랜드와의 제휴를 통한 프리미엄 배송 및 독점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멤버십 구독료 수익을 바탕으로 신사업 확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와우 멤버십은 매달 7890원의 구독료를 내는 구조로 약 14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매달 약 1100억 원, 연간 약 1조3255억 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은 쿠팡이 꾸준히 투자해 온 풀필먼트센터 건설을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풀필먼트센터는 쿠팡이 로켓배송과 같은 빠른 배송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3~4개월에 하나씩 세워지는 이 센터는 와우 멤버십 수익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김 의장은 아마존의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가 제시한 플라이휠 전략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는 초기에는 큰 노력이 필요하지만 일단 속도가 붙으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구조를 의미합니다. 와우 멤버십 수익으로 신사업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며, 다시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겠다는 구상입니다. 와우 멤버십의 혜택이 증가할수록 고객 만족도도 높아지고, 이는 장기적으로 쿠팡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쿠팡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것은 상당한 성과라 평가하면서도,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최대 9% 하락한 것은 냉정한 시장의 반응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쿠팡이 수익성을 개선하고 안정적인 경영 전략을 지속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