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I 프라이데이스(TGI Friday's, 이하 TGIF)는 1965년 뉴욕 맨해튼에 1호점을 연 이후 오랜 시간 동안 미국을 대표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미국 내에서 치폴레와 같은 건강식을 내세운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들이 인기를 끌고, 배달 서비스가 발전하며 소비자들이 집에서 식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TGIF는 점차 경쟁력을 잃어갔습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팬데믹은 외식업계에 큰 타격을 주었고, 그로 인해 많은 외식업체들이 경영난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겪은 끝에 TGIF는 지난 2일(현지 시각), 미국 연방 파산법 '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이는 기업이 법원의 감독하에 영업을 지속하면서 채무를 재조정할 수 있도록 돕는 절차로, 미국의 법적 구조조정 방안 중 하나입니다. 회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기존 부채를 해결하고, 장기적인 성공을 도모하기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하면서, "모든 레스토랑은 정상 영업을 유지하며 고객들에게 평소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TGIF의 재정적 어려움은 단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수년간 지속된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외식업계 전반에 걸친 비용 상승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자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고, 이로 인해 매장 운영비 부담이 커졌습니다. 특히 임대료 상승과 인건비 증가로 인해 많은 외식업체들이 높은 비용 압박을 겪었으며, 이는 TGIF에게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소비자들은 외식을 줄이고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향이 강해졌으며, 치폴레와 같은 경쟁사들이 건강식을 내세우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가운데 TGIF와 같은 전통적인 패밀리 레스토랑은 점점 더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TGIF는 미국 내에서 292개의 매장을 운영했으나, 매출은 7억 2,800만 달러에 불과하여 전년도에 비해 1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초에도 실적이 저조한 매장 36개를 폐쇄하였고, 지난달에는 미국 전역에서 12개의 매장을 추가로 폐쇄해야 했습니다. 이에 더해 회사는 매장 수를 줄이며 부채를 갚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했지만, 최종적으로 파산보호 신청을 통해 재정 구조를 재조정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특히, TGIF는 최근 영국의 외식 기업인 호스트모어와의 인수 거래가 결렬되면서 더욱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호스트모어는 지난 4월 TGIF를 2억 2천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하였으나, 거래가 9월에 무산되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었습니다. TGIF 회장 로히트 마노차는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최적화된 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앞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 파산보호 신청은 미국 내 39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법인에만 한정되며, 세계적인 가맹 브랜드와 지식재산권을 소유하고 있는 'TGI 프라이데이스 프랜차이저, LLC'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TGIF 프랜차이저는 전 세계 41개국에 56개 사업체에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제공하고 있어, 미국 법인에 국한된 파산보호 신청이 글로벌 사업 운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TGIF의 경우 외식 트렌드 변화와 치열해진 경쟁에서 밀려나며 부채가 쌓여가던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결정적인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배달 서비스를 선호하게 되었고, 이는 외식업체들에게 큰 변화를 요구했습니다. 또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점차 가격이 저렴하고 간편한 식사를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과거 TGIF가 인기를 끌었던 '패밀리 레스토랑'이라는 콘셉트가 점차 외면받게 되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과 AP 통신은 미국 외식업계의 구조적인 변화와 비용 상승, 그리고 소비 패턴 변화가 이러한 경영난을 초래했다고 분석하며, 많은 전통적인 외식업체들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근 들어 TGIF 외에도 대규모 외식 체인점들이 줄줄이 파산보호 신청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표적으로, 바닷가재와 새우 등 해산물 메뉴로 인기를 끌었던 해산물 레스토랑 체인 '레드 랍스터'는 수년간의 매출 감소와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인해 지난 9월 파산보호를 신청하였으며, 이탈리안 레스토랑 체인 '부카 디 베포', 생선 타코 체인 '루비오스 코스탈 그릴', 멕시코 레스토랑 체인 '티후아나 플랫츠' 등도 올해 파산보호를 신청한 외식업체들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식업계 경영진과 파산보호 전문 변호사, 금융기관 관계자들을 인용하여 2025년까지 미국 외식 시장에서 더 많은 음식점들이 파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였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외식업계에 미친 타격이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높은 인플레이션과 비용 상승, 외식 문화 변화 등의 이유로 많은 외식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외식업계에 대한 투자 심리도 위축되고 있습니다.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의 모건 맥클루어 전무 이사는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외식업체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은행들도 외식업체에 대한 대출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면서, "외식업계의 경영난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