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그룹은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 즉 캐즘(Chasm) 현상으로 인해 올해 3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되었습니다. 지주회사 에코프로를 포함한 여러 자회사들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하며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양극재를 생산하는 주요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은 전기차 시장의 수요 정체와 함께 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아 실적이 급감했습니다. 매출이 71.1% 감소하며 영업손실 412억 원을 기록했고, 순손실도 495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와 같은 실적 악화는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연속적인 적자 흐름을 지속하는 상황입니다.
또 다른 자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심각한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6% 줄어들었고, 영업손실 385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460.3% 증가했습니다. 이는 양극재 전 단계 원료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의 수익성 악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러한 재무적 부진은 주요 원자재인 리튬과 니켈 가격 하락으로 인한 ‘역래깅 효과’로 분석되며, 특히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리튬과 니켈을 높은 가격에 매입해온 탓에 낮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수익성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에코프로그룹 내 친환경 솔루션 담당 계열사인 에코프로에이치엔만이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매출 561억 원과 영업이익 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1%, 50.3% 감소했으나, 여전히 흑자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룹 전체적으로는 실적 악화의 영향이 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에코프로는 2025년부터 유럽 내 전기차 탄소 배출 규제 강화 및 북미 지역 주요 고객사의 신규 가동이 시작되면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에코프로비엠 측에서는 4분기에도 전기차 시장의 회복이 더딜 것이라 예상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재고 소진과 금리 인하, 신차 출시 등의 요인으로 시장 회복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또한,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에코프로비엠은 생산능력(CAPEX)과 투자계획을 조정해 올해 설비투자 비용을 1조 5천억 원에서 1조 원 내외로 축소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한편, 에코프로의 자회사 에코프로씨엔지는 일본 오사카의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메탈두와 블랙매스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일본 내 배터리 재활용 원료 수급망을 확장했습니다. 이는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서 중요한 원료인 블랙매스를 확보하기 위한 중장기적 협력의 일환으로, 향후 에코프로씨엔지는 국내외 여러 업체와 협력을 확대해 원료 수급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최근 에코프로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원자재인 리튬 가격이 시장의 예상과 달리 하락한 것에 대해 언급하며, 연말에도 재고자산평가손실이 커질 가능성을 예고했습니다. 에코프로는 고객사 수요 회복 지연으로 인해 리튬 및 리사이클 원재료의 가격 회복이 늦어지고 있어 재고자산평가 충당금을 추가로 설정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고가의 원재료 소진과 함께 충당금 환입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적극적인 재고 효율화 정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에코프로의 경영관리본부장은 내년 생산량 회복과 함께 충당금의 상당 부분이 환입될 것으로 기대하며, 내부적으로 재고 규모가 커질수록 가치 변동이 커지는 만큼 재고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에코프로는 실적 부진에 대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기술 경쟁력 제고와 원가 혁신을 통해 삼원계 배터리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와 같이, 에코프로그룹은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인 수요 정체와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만, 내년부터의 시장 회복과 재고 자산 관리 방안을 통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의 수주 활동 및 생산능력 조정, 에코프로씨엔지의 해외 원료 수급망 확장 등 다양한 사업 전략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