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SK커뮤니케이션즈(SKC)를 비롯한 자회사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주도하는 구조조정 전략의 일환으로, 그룹의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리밸런싱의 일환입니다. SK텔레콤의 미납 통신비 채권 추심을 담당하는 에프앤유신용정보 역시 매각 대상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한때 싸이월드, 네이트, 네이트온 등을 통해 SK그룹 내에서 주목받던 IT 기업이었습니다. 그러나 2011년 발생한 가입자 3500만 명의 정보 유출 사건과 모바일 시대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으로 인해 점차 그룹의 부담으로 여겨졌습니다. 네이트는 한때 포털 시장에서 네이버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했으나, 현재는 점유율이 0%대로 떨어졌습니다. 네이트온 역시 2010년대 이전에는 MSN 메신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카카오톡에게 그 자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2023년 기준으로 86억 5000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2015년에도 IHQ에 매각을 시도했으나, IHQ 채권단의 동의를 얻지 못해 매각에 실패한 바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그룹 내 다른 회사와의 시너지가 기대되었으나, SK텔레콤이 2023년 9월에 출시한 AI 플랫폼 ‘에이닷’이 출시 1년 만에 5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SK커뮤니케이션즈의 플랫폼 필요성은 더욱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SK텔레콤이 50%의 지분을 보유한 채권 추심 자회사 에프앤유신용정보도 매각 대상입니다. 나머지 지분은 하나카드가 40%, 신한카드가 10%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회사는 SK텔레콤의 통신비 미납금 및 하나카드의 카드 결제 미납금 추심을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에프앤유신용정보는 지난해 723억 원의 매출과 4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알짜 회사로 분류되지만, 채권 추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일감 몰아주기 논란으로 인해 매각이 추진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는 새로운 AI 기능을 접목한 ‘AI챗 Tool’을 2023년 10월 5일에 네이트온에 도입했습니다. 주요 기능은 검색, 글쓰기, 번역, 문법 교정, 이미지 생성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더 나은 업무 환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AI챗 Tool은 OpenAI GPT-4o 미니와 Dall-e 3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네이트온 회원이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는 또 다른 서비스인 여가 공유 플랫폼 ‘빠즐’은 경쟁 플랫폼인 ‘프립’과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프렌트립이 운영하는 프립은 SK커뮤니케이션즈가 자사의 새로운 서비스를 프립 내에서 홍보한 것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업무 방해 행위로 판단하고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프립은 2016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취미·여가 플랫폼으로, 약 150만 명의 이용자와 2만 5000명의 호스트가 활동하고 있는 경쟁력 있는 플랫폼입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빠즐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으나, 프립의 호스트에게 자사의 서비스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네이트온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023년 6월 기준으로 처음으로 30만 명대로 떨어졌습니다. 한때 국내 메신저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던 네이트온은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 자리를 차지하면서 점차 그 존재감이 약화되었습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네이트온을 업무용 메신저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AI 기반의 편의 기능을 도입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모바일과 PC 버전의 이용자 수는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SK그룹은 앞으로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핵심 사업에만 집중하며 그룹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예정입니다. SK커뮤니케이션즈와 에프앤유신용정보의 매각 추진은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그룹 내 비핵심 자회사의 구조조정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