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치료제 ‘헴제닉스’(성분명 에트라나코진 데자파르보벡)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 치료제는 47억 원, 즉 약 350만 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치료제로, 국내에서의 사용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헴제닉스’는 혈액응고 제9인자가 결핍된 중등증 및 중증 B형 혈우병을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제입니다. 혈우병은 선천적으로 혈액응고인자가 결핍되어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혈우병 A와 B로 나뉘며, 헴제닉스는 혈액응고 제9인자를 암호화하는 DNA 서열을 간세포에 전달해 간세포에서 혈액응고 인자를 생성하도록 합니다.
임상 3상 연구에 따르면, 헴제닉스 치료를 받은 중증 B형 혈우병 환자의 94%가 3년 동안 추가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존 치료제는 일주일 또는 한 달 주기로 혈액응고 인자를 정맥 주입해야 하지만, 헴제닉스는 단 한 번의 주사로 장기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 ‘원샷 치료제’로 불립니다. 하지만, 이 치료제는 매우 고가이기 때문에 접근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한 국내에서 사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보험 적용 여부에 따라 경제성 평가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기존 혈우병 치료제 역시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헴제닉스가 더 경제적이라는 평가가 내려질 경우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 B형 혈우병 환자의 수는 약 450명으로 추산되며, 이는 다른 희귀질환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CSL에 따르면, 한 명의 환자가 평생 혈우병 B 치료에 소요하는 비용이 2000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됩니다.
헴제닉스는 이미 프랑스, 덴마크, 영국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 보험급여 대상으로 지정되었으며,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승인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비용 문제는 여전히 시장 확장의 큰 장애물입니다. 헴제닉스의 단회 투여 비용은 미국 기준으로 350만 달러로, 세계적으로 가장 비싼 치료제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헴제닉스는 유니큐어와 CSL 베링이 공동 개발한 치료제로, 아데노연관바이러스를 벡터로 사용해 9번 혈액응고 인자를 생성하는 유전자를 간세포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이 치료법은 혈우병 B 환자에게 획기적인 변화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유전자 치료제는 혈액 응고에 필요한 결핍된 인자를 보충하는 기존의 대체 요법과 달리, 환자의 신체에서 결핍된 인자를 직접 생성하게 합니다. 헴제닉스는 이를 통해 장기간 출혈을 예방하고, 대부분의 환자는 정기적인 치료가 필요하지 않게 됩니다.
지난 2022년 헴제닉스는 미국에서 처음 승인되었으며, 2023년 2월 유럽의약품청으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후 캐나다, 영국, 일본 등에서도 허가를 받아 빠르게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프랑스에서 실제 환경에서 치료를 받은 첫 환자들이 등장하는 등 유럽 내 상용화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헴제닉스는 유럽에서 조건부 승인 후 프랑스의 혁신적인 직접 접근 제도를 통해 빠르게 사용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헴제닉스의 시장 확장은 여전히 비용 문제가 주요 걸림돌로 남아 있습니다. 유니큐어는 헴제닉스의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CSL 베링에 넘긴 뒤, 일부 로열티를 4억 달러에 매각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유니큐어는 추가적인 자금 확보와 함께 헴제닉스의 상업적 성공을 이어가고자 하고 있습니다.
헴제닉스는 중증 혈우병 B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법을 제공함으로써 기존 대체 요법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 치료제 시장의 확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헴제닉스 외에도, 최근 또 다른 초고가 치료제인 '렌멜디'(Lenmeldy)가 등장했습니다. 영국 제약사 오차드 테라퓨틱스에서 개발한 이 소아 희귀질환 치료제는 425만 달러, 즉 약 57억 원으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비싼 치료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처럼 고가의 유전자 치료제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의료계와 환자들의 기대와 더불어 접근성 문제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