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사장과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창업자>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인터넷 검색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존의 키워드 중심 검색 방식이 AI 기반의 대화형 검색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AI 검색과 AI 챗봇은 목적과 기능 면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챗GPT와 같은 AI 챗봇은 복합적인 질문을 분석하여 하나의 답을 제공하며, 비서처럼 사용자를 돕는 데 중점을 둡니다. 반면, AI 검색은 기존 검색 엔진처럼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요약해 제공하되, 출처를 명확히 표기하여 신뢰성을 높입니다. 


AI 검색은 기존 키워드 중심 인터넷 검색 방식과 차별화됩니다. 현재의 인터넷 검색은 사용자가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한 후 웹사이트 링크를 클릭해 일일이 내용을 확인해야 하지만, AI 검색은 대화하듯 질문을 하면 AI가 알아서 답을 찾아줍니다. 특히, 오픈AI가 2023년 7월에 공개한 '서치GPT(SearchGPT)'는 이런 변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서치GPT는 생성형 AI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환각 현상'을 줄이기 위해 챗GPT와 달리 검색 결과에 대한 출처를 명확히 밝혀 투명성을 높였습니다. 이는 저작권 논란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퍼플렉시티(Pplexity)라는 신생 기업도 AI 검색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퍼플렉시티는 2022년 오픈AI 출신 엔지니어들에 의해 설립된 회사로, AI 검색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에게 정보 목록과 출처를 제공하고, 추가 질문에 대한 답변까지 제시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퍼플렉시티와 협력하여 자사 고객에게 AI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AI 검색 시장에서의 변화를 주도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구글 역시 AI 검색 시장에서의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자사의 생성형 AI인 '제미나이'를 활용한 'AI 오버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AI 오버뷰는 사용자의 검색 결과를 요약하여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검색 품질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국내 검색 시장에서도 AI 검색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기존 검색과 결합한 AI 검색 서비스 '큐:(Cue:)'를 PC 버전으로 제공하며, 생성 AI 기술을 통해 검색어 간의 맥락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검색 결과의 품질을 높이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기술 계열사인 카카오브레인 출신들이 만든 AI 검색 스타트업 '오픈리서치'는 기존의 단순한 검색 결과 제공에서 벗어나 보고서 수준의 AI 검색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설립 두 달 만에 100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는 등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AI 검색은 기존의 키워드 중심 검색 방식을 뛰어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AI 비서 기능과 음성 제어 기능 등과 결합되면 기존의 검색 엔진을 대체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특히, 퍼플렉시티는 2022년 12월 약 220만 명의 사용자로 시작하여 2023년 5월 기준 8500만 명의 사용자로 급성장했으며, 현재 매달 2억 3000만 건의 검색 요청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전 세계 검색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퍼플렉시티는 '구글 대항마'로 불리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퍼플렉시티의 핵심은 실시간 AI 답변 제공입니다. 이는 사용자가 10개의 검색어를 입력해 100개의 링크를 클릭하는 대신, 단 한 번의 질문으로 적합한 답을 얻을 수 있게 해줍니다. 또한, 퍼플렉시티는 후속 질문을 유도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사용자가 궁금한 점을 더욱 구체적으로 물어볼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패션 트렌드에 대해 질문하면, 그에 대한 구체적인 스타일 제안까지 추가로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모든 답변에는 출처가 명확히 표시되어 신뢰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퍼플렉시티는 검색 서비스에서 나아가 AI 슈퍼앱으로 발전하고자 하며, 단순히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결정을 돕는 행동 엔진(Action Engine)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이러한 비전을 바탕으로 퍼플렉시티와의 협력을 통해 개인 비서 서비스 'PAA(Personalized AI Assistant)'의 베타 버전을 연내에 선보일 계획입니다. PAA는 사용자의 요구를 이해하고 의도에 맞는 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AI 비서 기능으로, 다양한 대형 언어 모델(LLM)을 활용하여 최적의 답변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퍼플렉시티와 같은 AI 검색 엔진도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먼저, 저작권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퍼플렉시티는 글로벌 유수 언론사들로부터 텍스트와 이미지를 도용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은 바 있으며, 거짓 정보를 사실처럼 제공하는 '환각 현상' 문제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의 유명한 수상 시장을 검색했을 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폐쇄된 캄보디아의 수상 시장에 대한 정보가 잘못 제공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AI 검색 시장에서는 퍼플렉시티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니바(Neeva)와 같은 검색 스타트업은 구글의 벽을 넘지 못하고 2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지만, 그 외에도 스쿼로(Squirro), 시네콰(Sinequa)와 같은 플랫폼들이 AI 기반 검색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SK텔레콤은 AI 검색 서비스 시장에서 퍼플렉시티와의 협력을 통해 혁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의 에이닷(A.) 서비스는 이미 퍼플렉시티의 AI 검색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결국, AI 검색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AI 비서, 음성 인식, 대화형 검색 등 다양한 기능이 결합되어 새로운 형태의 검색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AI 기술이 기존의 검색 엔진을 어떻게 대체할지, 그리고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