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편의점이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주도해온 백화점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유통업계 매출 비중을 보면, 편의점은 16.0%로 오프라인 채널 중 2위를 기록했고, 백화점은 16.8%로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두 채널 간의 격차는 불과 0.8%포인트로 좁혀졌습니다. 이는 작년 상반기 백화점의 매출 비중이 17.8%, 편의점이 16.8%였던 것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입니다. 특히 편의점 매출 증가율은 5.2%로 백화점의 3.1%를 상회하면서 매출 비중 격차가 더욱 줄어든 모습입니다.


편의점은 지난 2021년 처음으로 대형마트를 매출 비중에서 앞질렀고, 이후 꾸준히 오프라인 2위 유통 채널의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반면, 대형마트는 올해 상반기 기준 11.3%의 매출 비중을 기록하며, 편의점과는 5%포인트가량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편의점이 백화점과 오프라인 매출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는 상황에서는 백화점이 상대적으로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편의점은 1~2인 가구 증가, 외식 물가 상승 등의 요인에 힘입어 소용량·소포장 식품을 중심으로 소비자 저변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에서 대용량으로 구매하는 대신, 가까운 편의점에서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진 덕분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편의점의 매출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도 백화점과의 매출 격차는 더 좁혀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편의점은 주로 유동 인구가 증가하는 3분기, 백화점은 단가가 높은 겨울 의류 판매가 활발해지는 4분기를 성수기로 꼽습니다. 하지만 소비 심리와 날씨 역시 중요한 변수입니다. 늦여름 더위가 지속된다면 편의점은 여름철 특수를 이어갈 수 있지만, 백화점의 겨울 의류 판매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최근 편의점과 대형마트들은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자판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골드바, 솜사탕, 주류 자판기부터 외화 환전, 세제 리필, 중고폰 매입 자판기까지 등장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고, 자판기를 통해 간편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외화 환전 자판기와 중고폰 매입 자판기를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세제 리필 자판기를 통해 친환경 소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중고폰 거래 자판기인 '민팃'도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들은 금 자판기까지 설치해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솜사탕 자판기나 주류 자판기 등 특수한 상품을 자판기로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판기들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유통업계에서 매출 증대는 물론 홍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편의점들은 단순히 물건만 사고 나가는 장소가 아니라, 고객들이 오랜 시간 머물며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GS25는 다양한 특화 매장을 운영하며, 고객들이 매장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구매에서 끝나지 않고, 추가 구매로 이어지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으며, 실제로 특화 매장의 매출은 일반 매장에 비해 최대 10배 높습니다. 이와 같은 체험형 편의점은 단순한 판매에서 벗어나 고객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 매출 상승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인터넷 쇼핑의 발달로 성장세가 주춤한 반면, 편의점은 초고령화 사회에 맞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본의 편의점들은 노인층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다양한 시니어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도시락 배달, 간병 상담 등의 서비스를 통해 노인들의 쇼핑과 생활에 편리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고령화 사회에서 편의점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편의점도 다양한 고가 상품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명절 시즌에는 고가의 선물 세트를 제공하고, 편의점 내 자판기를 통해 금, 명품 와인, 위스키 등 고가 상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편의점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소비자들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편의점은 다양한 상품군을 확보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유통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고급화된 상품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는 편의점은 앞으로도 오프라인 유통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