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MBK파트너스는 13일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습니다. MBK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설립하여 이를 통해 고려아연 주식을 매수할 계획입니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의 최대주주는 MBK파트너스의 6호 블라인드 펀드로, 약 8조 원을 모금했으며, 이 자금을 통해 고려아연 주식을 매입하게 됩니다. 공개매수 단가는 주당 66만 원으로, 이는 최근 몇 개월 동안의 평균 종가에 27.7%에서 30.1%의 프리미엄을 적용한 가격입니다. 공개매수 대상은 고려아연 보통주 144만5036주에서 302만4881주까지로,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이 주식을 나누어 매수할 예정입니다. 공개매수는 다음 달 4일까지 진행되며, 결제일은 10월 10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의결권 있는 고려아연 주식의 52%를 확보하게 되어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습니다. MBK파트너스 측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의 경영 대리인이자 2.2% 주주인 최윤범 회장에 제기된 문제와 의혹을 검토하고,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BK는 최 회장이 소수 지분으로 자신의 지배력을 확대하고 이사회 기능을 약화시키며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미래 가치를 훼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기업 가치를 높이고 현대차, LG, 한화와의 제휴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K파트너스는 또한 고려아연의 관계사인 영풍정밀 주식도 공개매수에 나섰습니다. 주당 2만 원으로 최대 43.43%의 지분을 매수할 예정이며, 영풍 측과 최씨 일가의 지분을 제외한 유통 주식 전량이 공개매수 대상입니다. MBK파트너스는 영풍정밀의 경영권을 확보한 후, 장기 지속 성장을 목표로 기존 경영진과 협력할 계획입니다. 이번 공개매수 사무는 NH투자증권이 담당하며,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 주주는 NH투자증권을 통해 공개매수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75년간 이어져 온 고려아연과 영풍 간의 공동 경영 체제가 큰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장형진 영풍 고문은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을 확보하며 경영권을 장악하려 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이를 '약탈적 M&A'라고 반발하며 백기사를 찾는 등 경영권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가문 간의 지분율이 비등한 만큼,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할 경우 경영권 판도가 바뀔 수 있습니다.


한편, 고려아연은 최근 국내 로보틱스 솔루션 기업인 로보원(ROBOne)에 약 150억 원을 투자해 경영권을 확보했습니다. 로보원의 신주 인수를 통해 이뤄진 이번 투자금은 연구개발(R&D), 시설 투자, 장비 구축 등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로보원의 인공지능 폐기물 선별 로봇을 통해 고려아연은 전자 폐기물 선별 공정을 자동화할 수 있게 되었으며,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 홀딩스 산하의 전자폐기물 리사이클링 업체인 에브테라(evTerra)와도 기술 협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에브테라는 미국 내 전자폐기물 처리 허브를 보유하고 있으며, 로보원의 델타 로봇을 활용해 처리 공정을 개선할 예정입니다.


고려아연은 1974년에 설립된 세계적인 비철금속 제련 회사로, 아연, 금, 은, 구리 등 다양한 금속을 제련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 주주로서, 오랜 기간 동안 공동 경영 체제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경영권을 둘러싼 두 가문 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영풍은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새로운 경영권 확보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MBK파트너스는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로, 다양한 산업에 투자하며 기업 경영에 적극 관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경영권 분쟁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공동 전략을 통해 고려아연의 지배구조와 경영 방침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은 향후 폐배터리 선별처리 및 제련소 공정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로보원의 기술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소재기업으로서 공정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협력 관계는 고려아연의 미래 성장 전략에 중요한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