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제주소주를 인수하면서 국내 소주시장의 판도가 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비맥주는 2024년 내로 제주소주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소주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비맥주의 인수 대상인 제주소주는 2011년에 설립된 지역 소주 브랜드로, 2016년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190억 원에 인수한 이후 "푸른밤"이라는 소주 브랜드로 다시 출시되었지만, 국내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2021년 철수한 바 있습니다.


현재 제주소주는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에 집중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소주를 ODM(제조자 개발생산)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오비맥주는 연간 100만~120만 병의 소주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되었으며, 제주소주가 보유한 지하수 사용 허가권도 함께 얻었습니다. 특히, 오비맥주는 국내 소주 시장보다는 K-소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소주 수출에 주력할 전망입니다.


오비맥주는 현재 국내 맥주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으로, 소주 브랜드를 보유한 적은 없습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양분하고 있는 소주 시장에 진출하면서 3강 체제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지만, 당분간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소주의 인기가 높아지는 해외 시장에서 K-푸드와 함께 소주 수출액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오비맥주는 이러한 흐름을 타고 카스와 소맥(소주+맥주) 판매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한, 이번 인수를 통해 오비맥주의 모기업인 AB인베브는 증류식 소주를 생산하여 해외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AB인베브는 전통적인 증류식 소주와 함께 K-소주의 프리미엄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계획입니다. 현재 증류식 소주는 희석식 소주보다 상대적으로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AB인베브는 이를 통해 한국 전통 소주를 세계에 알릴 계획입니다.


롯데칠성음료와 하이트진로 역시 K-소주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롯데칠성음료는 소주 "처음처럼"과 제로슈거 소주 "새로"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으며, 미국과 필리핀, 러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롯데칠성은 최근 과일 소주를 수출하면서 과일 소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트렌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이트진로 역시 해외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특히 소주 해외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베트남에 소주 생산 공장을 건립하는 등 적극적인 글로벌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소주 매출을 2030년까지 5000억 원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K-소주의 글로벌 인기는 주로 K-컬처와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소주 역시 자연스럽게 외국인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특히 소주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면서 외국인들이 소주를 체험하고 싶어하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소주의 수출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23년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4.7% 증가한 4832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국내 소주 시장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류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내수 시장은 고령화와 고물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해외 시장은 K-컬처의 영향으로 소주가 큰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소주가 K-푸드의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