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택배 물량이 증가하면서 반품 규모도 함께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는 쿠팡, 네이버 같은 대형 이커머스 업체들과 홈쇼핑 업체들이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까지 반품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이커머스 업계의 반품 처리 비용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국내 택배 물류 물동량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커머스 업계에서 발생한 반품 처리 비용이 약 4조 5000억 원 이상에 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이용자의 1인당 평균 반품 비율과 비용을 반영하여 산출한 것입니다. 지난해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 한국통합물류협회,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택배시장 규모를 추산한 결과, 2022년 택배 물량은 약 41억 2394만 건, 2023년은 1~8월 기준으로 31억 1766만 건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쿠팡의 경우, 지난해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의 월 구독료를 7890원으로 인상하면서 "와우 회원은 무료 반품 비용으로 연간 약 16만 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홍보한 바 있습니다. 이는 회원 1인당 연평균 반품 횟수를 32회로 보고, 1회당 반품 비용을 5000원으로 산정한 결과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쿠팡은 지난해 약 9억 3500만 건의 반품이 발생했으며, 반품 처리 비용은 약 4조 67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와우 회원 1400만 명 기준으로는 2조 2000억 원대의 반품 처리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대부분 '영업 비밀'을 이유로 반품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쿠팡은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제공한 후 오픈마켓에 비해 반품률이 높은 편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특히 의류, 신발 등 패션잡화의 반품률이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며, 일부 업체의 경우 반품률이 30% 이상에 달한다고 알려졌습니다.


반품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이커머스 업체들의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반품 처리에는 물류비 외에도 재입고된 상품을 다시 판매하기 위한 검수 및 양품화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비용은 판매관리비로 반영되며, 결국 중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큽니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특성상 영업손실을 계속해서 감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종수 한국유통연수원 교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매출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연간 국내 택배 물동량은 이미 50억 건을 넘어섰다"며, "쿠팡과 네이버 외에도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늘어나면서 반품 규모와 처리 비용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고객들의 반품 요청은 더욱 빈번해지고 있으며, 특히 의류나 신발 같은 품목의 경우, 고객들이 여러 사이즈를 한꺼번에 주문한 뒤 반품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커머스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처럼 직접 입어볼 수 없기 때문에, 고객들이 반품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사이즈와 색상의 상품을 동시에 주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쿠팡을 자주 이용하는 한 소비자는 신발이나 티셔츠를 구매할 때, 사이즈가 다른 여러 개의 상품을 주문한 후 잘 맞지 않는 상품을 반품한다고 전했습니다.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업체들은 고객이 반품한 상품을 회수한 후 반품 전용 물류센터에서 검수합니다. 회수된 상품은 상태에 따라 4개의 등급으로 분류되며, '미개봉', '최상', '상', '중' 등으로 나뉩니다. 반품 제품은 쿠팡의 '반품 마켓' 코너에서 재판매되며, 상태에 따라 할인율이 다르게 적용됩니다. 반품 마켓에서도 로켓배송과 30일 이내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소비자 편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선식품과 같은 일부 품목은 반품되지 않고, 소비자가 자체적으로 폐기하는 방식이 채택됩니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무료 반품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물류비와 검수 비용 등의 부담도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반품 1건당 약 8000원대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특히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은 저가 상품의 경우 회수 절차 없이 소비자가 자체적으로 폐기하고 환불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이는 회수 비용이 판매 이익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중국 업체들조차도 최근에는 영업손실을 줄이기 위해 '무제한 환불' 정책을 지양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반품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해 무료 반품 서비스를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네이버는 물류 솔루션 '도착 보장'을 이용하는 판매자에게 '반품 안심 케어'의 사용료를 지원하고 있으며, SSG닷컴 역시 일부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 반품 배송비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티몬은 신선식품의 품질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무료 반품 서비스의 확산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무료 반품 서비스 경쟁이 장기화되면 결국 판매자와 구매자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해외 이커머스 업체들도 무료 반품 정책을 도입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사례로 아마존, 쇼피파이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ReturnGO는 AI 기반 반품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여 이커머스 판매자들의 반품 처리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ReturnGO는 반품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간소화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며, 판매자들에게 선불 반품 라벨을 생성하고, 반품 처리 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합니다. 이를 통해 이커머스 업체들은 물류비 절감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커머스 업계는 무료 반품 서비스의 확대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반품 처리 비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