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방산 3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가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 2024)'에 참가해 유럽 방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습니다. 이 전시회는 1993년부터 매년 열리는 동유럽 최대 규모의 방위산업 전시회로, 올해로 32회를 맞이했으며 약 700개의 업체가 참가해 다양한 방산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전시회에서 자사가 개발한 소형 SAR 위성으로 촬영한 폴란드 크라쿠프 영상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이 위성은 레이더파를 사용해 구름이 끼거나 야간에도 고해상도 영상을 획득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일반 위성과는 달리 탑재체와 본체, 태양전지판이 일체화된 구조로 설계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발사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적인 발사체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한화시스템은 미래 지상전투체계에 최적화된 지휘통제통신 통합 솔루션 '모스(MOSS)'도 선보였습니다. MOSS는 전차, 장갑차 등 다양한 전장 장비에 탑재되는 통신장비를 소형화하고 저전력화하여 통합하는 플랫폼으로, 영국과 호주, NATO가 요구하는 GVA 표준 기반의 개방형 아키텍처로 설계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수명 주기 비용 절감과 성능 개선이 용이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한화시스템은 또한 군함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함정 전투체계(CMS)와 잠수함 전투체계도 선보였습니다. 장보고-III급 잠수함에 탑재된 이 시스템은 수중 환경에서 다양한 작전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소나, 비음향 센서, 무장, 통신 체계를 통합 운용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유·무인 복합체계(MUM-T)를 통합한 미래형 잠수함 전투체계까지 개발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한화오션은 폴란드 방산 그룹 WB그룹과 잠수함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여, 폴란드 해군 현대화 사업의 일환인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오르카 프로젝트는 폴란드 해군의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으로, 한화오션은 자사가 독자 설계한 3000톤급 '장보고-III' 잠수함을 통해 폴란드 해군의 관심을 끌고자 합니다. 장보고-III는 중어뢰, 대함 미사일, 순항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는 어뢰 발사관과 SLBM 발사 기능을 갖춘 수직 발사대를 장착하고 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리튬이온 에너지 저장장치와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공기불요추진체계를 동력원으로 최대 3주간 잠항이 가능합니다. 한화오션은 잠수함의 유지·보수·정비(MRO) 기술을 폴란드 업체에 단계적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등 그동안의 방산 성과를 바탕으로 폴란드와의 안보 동맹을 강화하며, 아리온스멧 다목적 무인차량도 실물을 공개했습니다. 이 무인차량은 AI 기반의 원격 및 자율 운행이 가능하며, 물자 및 탄약 수송, 부상병 후송, 수색 정찰, 근접 전투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폴란드 시장뿐만 아니라 유럽 방산 시장 전반으로의 진출을 노리고 있습니다.
한편,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의 창정비(MRO) 사업을 수주해,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 해군 함정을 정비하게 되었습니다. 이 함정은 3개월간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에서 정비 작업을 거친 후 인도될 예정입니다. 한화오션은 이번 MRO 사업을 통해 미국과의 방산 협력을 강화하고, K-방산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계획입니다. 또한,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다른 국가의 수출 함정에 대한 정비 및 성능 개선 사업도 준비 중입니다.
한화그룹은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유럽 방산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예정입니다. 특히, 30년간 축적된 잠수함 운영 및 정비 기술을 바탕으로 폴란드와의 방산 협력을 확대하고, 향후 폴란드 해군 현대화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