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커피가 최근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인해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와 같은 대형 커피 전문점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와 같은 초저가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이디야커피가 영광의 시기를 보내다가 몰락한 카페베네, 엔제리너스커피 등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디야커피는 오랫동안 국내 커피전문점 매장 수 기준 1위를 지켜왔습니다. 2013년 1000호점, 2016년 2000호점, 2019년에는 3000호점을 돌파하며 확장성을 보여줬고, 올해에는 4000호점 돌파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매장 수만 많을 뿐 매출에서는 스타벅스나 투썸플레이스와 같은 대형 브랜드를 따라잡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디야커피의 확장 속도는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메가커피를 필두로 한 초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불황 속에서 급성장하며 분위기가 반전되었습니다. 메가커피는 2020년 1000호점을 돌파한 데 이어, 2022년에는 2000호점, 올해 5월에는 3000호점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현재 매장 수로 보면, 이디야커피보다 메가커피가 더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카카오맵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전국에 2716개 매장이, 메가커피는 3198개 매장이 검색됩니다. 중복 검색과 변동을 고려하더라도 격차는 확연합니다.


이디야커피가 4000호점 돌파를 앞두고 있음에도 매장 수에서 메가커피에 뒤지는 이유는 폐점률 차이 때문입니다. 업계에서 말하는 '호점'은 폐점을 고려하지 않은 오픈 순서를 의미합니다. 이디야커피의 폐점률은 2020년 2.8%, 2021년 2.9%, 2022년에는 6.5%로 점점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반면, 메가커피의 폐점률은 0.5%대로 업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디야커피의 부진은 전략적 실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저가커피라는 인식이 굳어진 상황에서 품질 강화를 내세우며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나, 소비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른 저가커피 브랜드로 옮겨갔습니다. 저가커피 시장은 충성도가 낮고,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가격입니다. 가격이 오르면 다른 브랜드로 갈아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디야커피는 2019년 3000호점 돌파를 앞두고 350억 원을 투자해 자체 로스팅 공장 '드림팩토리'를 착공했습니다. 자체 로스팅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믹스커피 등 인스턴트 커피 라인업을 늘려 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이디야커피의 매출원가율은 63.8%로, 드림팩토리 가동 전인 2019년보다 오히려 높아졌습니다. 해외 진출도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디야커피는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쿨피스'와 협업하여 ‘쿨피스 스틱’을 출시하며 새로운 소비자층을 겨냥한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이디야커피의 '쿨피스 스틱'은 쿨피스의 대표적인 복숭아맛과 파인애플맛을 간편한 스틱 타입으로 재해석해, 기존 쿨피스를 좋아하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기획된 제품입니다.


또한, 이디야커피는 커피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시도로 위승찬 바리스타와 함께 '스페셜 다이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위승찬 바리스타는 세계적인 바리스타 대회인 WCIGS(월드 커피 인 굿 스피릿)에서 우승을 차지한 인물로, 이디야커피는 그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커피의 다양한 매력을 고객들에게 전달하고자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페셜 다이닝'은 발효를 테마로 한 다채로운 음료와 커피를 제공하며,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새로운 제품과 프로그램 출시와 달리, 이디야커피의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가격이 4500원인 반면, 이디야커피는 3200원으로, 스타벅스와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메가커피의 아메리카노는 1500원으로 이디야커피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이디야커피는 가격을 크게 내릴 수도 없고, 프리미엄 브랜드와 맞붙을 만큼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중간에 위치한 소비자층의 니즈를 포착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디야커피는 올해 말 CI(기업 이미지) 변경 등 전면적인 리브랜딩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2001년 창립 이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것입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를 리뉴얼하고, 새 타깃 소비자층을 발굴하며 충성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최근 문창기 회장의 장남 문승환 이사가 경영에 참여하면서 추진된 변화로 보입니다.


이디야커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1% 감소했습니다. 매출액은 2755억 원으로 소폭 줄었으며,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00억 원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이디야커피는 현재 저가와 프리미엄 커피 사이에서 애매한 위치에 있으며,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리브랜딩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