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노동 시장의 변화가 기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나라다.


IT분야는 다른 분야보다 MZ세대의 영향력이 커 기업들은 공정성에 기반한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포용하는 기업 문화 구축에 노력했다.

이들은 경제적 보상만을 원하지않는다. 또한 실리콘밸리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스톡옵션 지급이 일반화된 것도 적절한 보상과 공정성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이 이전과 다름을 드러낸다.


일부 잘나가는 직장이나 직종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코로나 이후 노동 시장의 변화는 육체노동을 포함한 노동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었다. 2023년 하반기에 블루칼라 노동자와 관련된 몇몇 주요 사건만 언급해도


1.전미 자동차 노조는 88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3대 자동차 회사에 대한 동시 파업을 진행했고

2.100여 년 역사의 트럭 회사인 옐로우는 미국 거대 노조인 팀스터와의 갈등 끝에 파산했고

3.UPS는 팀스터와의 과도한 합의로 주가가 급락했고

4.할리우드 작가와 배울들이 63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했고

5.US스틸 인수전에서 에스마크가 노조의 지지를 받지 못해 인수를 포기한 데 이어 인수를 확정한 신일본제철도 노조 반발로 인수에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있다.


갤럽이 2023년 8월 30일 공개한 조사를 보면 미국인의 노조 지지율이 2009년 이후 꾸준히 상승해 과거 20년 내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2024년 대선 이후 미국에 어떤 성향의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글로벌 공급망 분리와 외국인 노동자 유입 반대는 현상 유지 혹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미국내 노동력 부족 문제가 꽤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일본은 주요 경제 성진국 중에서 인구 구조의 변화를 가장 먼저 경험한 나라다. 또 비서구권 국가의 특성을 ㅣ녀 노동 문제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지난 10년간 일본은 ESG 경영을 국가적 차원에서 확산시켰고, 여성의 경제적 참여 확대를 적극 추진했다. 또한 고령자의 경제 활동 참여를 늘리면서도 임금 피크제를 도입해 오래 근무한 남성 직원들이 경제 부분에서 양보하고 젊은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도록 독려했다. 권위적 문화와 직장 내 괴롭힘 문제 해결에도 주력했다.

그럼에도 일본의 인력 부족은 여전히 심각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2024년 4월부터 '일하는 방법 개혁 법안'을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트럭 운전자의 시간 외 노동 시간의 상한을 정하고 있다. 가뜩이나 트럭 운전자가 부족한 상황을 고려하면 대규모 물류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에도 일과 생활이 균형을 찾지 못하는 지금의 방식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력 부족에 대한 해법으로는 디지털화를 포함한 물류 시스템 효율화와 택배비 인상을 포함한 가격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 관광객 증가로 인력 부족이 심각한 관광,레저,외식 업계에서도 가동률을 올리기보다는 가격 인상을 통한 품질 경쟁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노동 착취가 발생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MZ세대는 적절한 보상이 없는 일자리에 점점 더 반발하고 있으며, 이는 프리랜서 증가로 이러진다. 공정하지 못한 직장을 거부한 결과다. 한국은 노동 시간이 길고 노동 생산성이 낮다. 이것이 MZ세대의 노동 거부로 이어져 기업의 장기적 성과를 악화시키는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블라인드가 발표한 "직장인 행복도 조사 블라인드지수 연간 리포트 2024"는 한국 기업의 인적 자본의 현실을 잘 보여 준다. 2023년 한국 직장인의 블라인드 지수는 100점 만점에 41점으로 전년과 동일하고 2019년 이후 한 번도 50점을 넘긴 적이 없다. 블라인드는 한국 블라인드 지수가 50점을 계속 하회하는 것이 "높은 스트레스와 낮은 직무 만족감"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2023년 블라인드 지수 상위 10% 기업은 처음으로 60점을 넘어 61점을 기록한 반면, 하위 10% 기업은 전년과 같은 24점을 유지하면서 기업 간 격차가 더 커졌다. 여기에 여성이 남성 대비 모든 항목에서 만족도가 낮고 성별 격차가 전년 대비 확대되었는데, 여전히 노동 다양성이 미흡하며 오히려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 세계 공정 거래 당국들의 인수,합병 규제는 ESG 중 사회 관점에서 기업 활동에 중요한 변수다.



런던증권거래소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인수,합병은 2.9억 달러 규모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3조 달러를 하회했다. 전년 대비 하락 폭도 17%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10% 이상을 기록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원인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사모펀드 시장 냉각과 더불어 규제 당국의 보다 강력한 접근 방식을 꼽았다.

각국 정부가 인수,합병 심사에서 자국 산업 보호와 안보 관점에서의 위험성, 그리고 거대 기업에 대한 견제와 공정성 문제 등을 복합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각국 정부 심사의 벽을 넘지 못해 인수,합병이 무산되는 일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정학적 갈등과 온라인 해킹 범죄가 늘어나면서 사이버 보안 관련 사고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23년에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유출에 따른 평균 손실 비용은 445만 달러로, 3년간 15% 증가했다. 반면 사이버 보안을 잘 구축하면 효과적인 구독형 서비스를 구축하고 클라우드를 활용한 다양한 업무 혁신이 가능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다.

규제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2023년 7월 미국증권거래소는 미국 상장사들에게 새로운 사이버 보안 규정 준수를 요구했다.


일명 '매그니피센트7'은 비재무적 가치가 재무적 가치보다 훨씬 더 큰 기업들이라 ESG에 따른 주가 변동이 크다.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독과점 문제다.

한편 인공지능의 성장에 따른 사회적 문제와 오작동으로 인한 위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모두 인공지능과 깊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 문제를 꾸준히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 주지 못하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2023년 유니티의 과금 정책 변경 논란과 2021년 이후 3년 가까이 주가가 하락한 엔씨소프트의 사례는 수익을 위해 고객과의 신뢰를 무시하는 정책이 기업 가치에 얼마나 부정적인가를 명확히 증명한다.


엔씨소프트는 과도한 과금 유도, 도박성이 강한 확률형 아이템 판매와 확률 비공개, 일방적인 계정 정지와 고객 불만 무시 같은 부적절한 고객 서비스로 수년간 말이 많았다. 그러나 문제를 개선하는 노력 없이 기존의 사업 모델을 고수하고 신작 게임도 기존 게임을 우려먹는 방식으로 어린 시절의 향수로 게임에 큰 돈을 쓰는 이른버 '린저씨'에만 집중해 고객 이탈을 촉발했다. 문제는 3년 이상 추락만 하는 주가에도 경영진을 견제하는 기능이 마비되어 계속 몰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철강,화학,조선 같은 전통 산업에서도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상업적 이륙을 위한 경로]는 화학,정유,철 및 철강, 식품 및 음료, 시멘트, 펄프 및 제지, 알루미늄, 유리 등 8개 주요 산업 부문에 걸쳐 탈탄소화 경로를 제공한다. 이들 8개 중점 산업 부문의 에너지 및 공정 관련 배출량은 2021년 총 880MT CO2e에 달하는 미국 배출량의 14%를 차지할 정도였다. 방식은

1.탄소포집 활용,저장

2.산업의 전기화

3.에너지 효율

4.수전해 수소

5.원재료 대체

6.수소 이외의 대체 연료와 대체 생산법 개발의 복합적 사용


위 산업들의 탈탄소화는 우선적으로

1.청정전기와 청정 수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2.산업 내 전기 활용을 높이며

3.에너지 효율을 통해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4.재활용을 포함한 탄소 배출이 적은 원재료를 사용하며

5.그에 맞는 공정 전환과 탄소 배출을 줄이지 못하는 화학 공장에서 보완적으로 CCUS를 사용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산업 공정에 인공지능을 적용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페로 랩스는 강철과 시멘트 같은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최적의 원자재 사용량을 결정해 재료 사용량과 그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낮추면서도 높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지원한다. 실제로 브라질 철강 회사인 게르다우는 페로 랩스의 인공지능 학습 모델을 사용해 공장 효율성을 개선함으로써 톤당 3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8% 줄였다.


영국의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회사 카본 리는 시멘트,강철,유리 등의 산업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소재 전환을 포함한 탈탄소화를 위한 솔루션을 공급한다. 회사 측은 특히 시멘트 분야에서 에너지 소비의 10%, 연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투자 관점에서 ESG 확산이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국가별, 시장별, 밸류에이션별 차별화가 확산된다는 점이다.

투자자는 장기적으로 미국 중심의 선진국 투자 비중을 늘리고 이머징 국가의 투자 비중은 줄이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 선진국 내에서도 일본 증시가 특히 선호되는데, ESG로 구조적으로 변화된 모습을 본격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ESG 계량화의 확산으로 기업 가치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기업들도 주목해야 한다. 기업의 질적 정보를 제공한 MSCI, S&P글로벌, 무디스, 브로드리드 파이낸셜 솔루션 등은 긍정적이다.

금융 산업은 기업의 가치와 정부의 규제를 동시에 받는다는 점에서 ESG 계량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분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