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력망, 전기 중심 에너지 전환의 최대 병목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변전소까지 보내는 과정을 송전送電, Power Transmission, 마지막 변전소까지 다다른 전기를 최종 소비처로 공급하는 과정을 배전配電, Power Distribution이라고 한다. 송·배전 과정에서 전압을 올리거나 내리는 과정을 변전變電, Transformation of Electric Power이라고 하는데, 전기를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수송하기 위해 필요하다. 전 세계 전력망 길이는 배전 93%와 송전 7%로 구성된다. 송전은 대규모 전력을 장거리로 전달하는 경우가 많아 초고압 혹은 고전압선을 사용하는 반면에 변전선은 상대적으로 저압이나 중전압선을 사용한다.


전력망은 전기 중심 에너지 전환에서 가장 큰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전력망 부족이 전기 중심 에너지 전환의 가장 큰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IEA는 전 세계 국가들이 제시한 에너지와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40년까지 기존 전 세계 전력망에 해당되는 총 8,000만km의 전력망이 추가되거나 개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력망 부족으로 인해 완공된 신재생 에너지 발전 시설이 전력망에 연결되지 못하고 대기 중인 사례가 늘고 있다. 보고서는 이것이 신재생 에너지 투자에 장애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보고서 발간 시점에서 최소 3,000GW의 재생 발전 시설이 전력망 연결 대기 상태인데, 2022년에 추가된 태양광과 풍력 발전 용량의 5배에 달한다. 전력망 부족이 지속되면 2030-2050년에 이산화탄소 약 600억 톤이 추가 방출될 수 있는데, 이는 2020-2023년간 전 세계 전력 부문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 규모와 맞먹는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 전력망 연간 투자 규모가 2030년까지 현재의 2배에 달하는 연간 6,000억 달러 이상으로 증가하고, 이후에도 계속 증가해 2050년에는 연간 1.6조 달러를 넘을 거라고 전망했다.


(2) 전력망의 디지털 전환


전기 중심 전환에 전력망 투자가 가장 큰 병목이 된 이유는 ① 그동안 지연된 투자, ② 긴 투자 기간과 대규모 투자 금액, ③ 기존 발전 대비 더 많은 전력망 투자가 필요한 신재생 에너지 확대 등이다. 2010년 이후 재생 에너지 투자는 거의 2배나 증가한 반면 전력망 투자 규모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또한 새로운 전력망 인프라는 계획부터 완료까지 5-15년이 걸리는 반면에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각각 1-5년과 2년 미만으로 짧다. 전력망 투자는 대형 전력 회사와 정부가 담당해 공공재 성격이 강하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선진국일수록 대규모 전력망 투자에 대한 민원이 심각해 투자가 쉽지 않다.


간헐성 이슈는 최대 전력으로 가동되는 빈도인 용량 계수Capacoity Factor로 확인할 수 있는데, 2021년 미국 기준 원자력 발전과 천연가스는 각각 93%와 54%인 반면에 풍력과 태양광 발전은 각각 35%와 25%에 그쳤다. 즉 신재생 에너지는 원자력이나 화석연료에 비해 연간 같은 용량에서 생산되는 실제 전력량이 적어 더 많은 발전이 필요하고, 그만큼 전력 투자도 많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신재생 에너지 확대는 화석연료에 의한 전력 생산보다 더 많은 송·배전망 인프라와 관리가 요구된다.

변화된 전력망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에서 디지털 부문의 투자는 중요하나 전기차, 소규모 재생 에너지 발전과 전기 히트펌프 같은 분산형 에너지 자원과 새로운 전력 참여자들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전력망이 필요하다. 여기서 새로운 전력 참여자는 전력 회사와 도매 시장을 연결하는 전력 중개 사업자Aggregator와 전력 에너지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인 프로슈머Prosumer를 포함한다.


분산형 전력 시장은 필연적으로 서로가 모든 사용자의 전력 사용 정보를 알 수 있는 스마트 전력망을 필요로 한다. 즉 재생 에너지 확산은 새로운 스마트 전력망을 위한 디지털 투자를 필요로 한다.


한편 전력망 디지털화 확대는 사이버 보안 이슈로도 이어지는데, 2016년 우크라이나에서 정전 악성 코드로 200MW 규모의 정전이 발생했다. 전력망에서 디지털 투자는 스마트 계량기, 송·배전 자동화와 관리 시스템, 네트워킹 및 통신(LTE, 5G를 적용한 무선 기술 포함), 분석(자산 성능 관리, 전력 품질 및 전력망 운영), 전기차 공공 충전 시스템, 송전선 센서, 변압기 와 변전소의 디지털화 등이 포함된다.


1.2023년 12월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전력망 등을 모니터링하는 프라즈마 프토닉스(이스라엘 2017년 설립)가 이스라엘전력공사가 포함된 기관 투자자로부터 시리스 C로 2000만 달러 이상을 모집했고,

2.2023년 12월에 프랑스 토탈 에너지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4곳(에너지 가격 예측 스타트업 프레딕티브 레이어,에너지 사용자용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디에스플로우,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설계 스타트업 내쉬 재생 에너지, 전기차 충전 스타트업 타임2플러그) 을 수천 만 유로에 인수했고

3.2023년 10월에 기후 변화를 예측하고 전력망 투자를 최적화하는 리좀(미국,2023년 3월 설립)이 시애틀 시의 조명과 버몬트 전력 회사와 250만 달러 규모의 투자 및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 등이다.


(3)전력망 연결 구축 사업


전력망은 인터넷 네트워크처럼 사용자가 많이 연결될수록 가치가 상승한다. 전기는 저장이 까다롭고, 전력망에서 흐르는 전기는 너무 많거나 반대로 너무 적어도 문제가 생긴다. 생산자와 사용자가 분산되고 또 규모가 클수록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역량도 증가한다. 따라서 전력망을 상호 연결해 규모를 키워 비용을 절감하고 전력 시장을 최적화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대규모 전력망(상황에 따라 주변 국가들까지 포함한 초국가별 광역망 포함)을 구축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초국가별 전력망이 유럽 27개국 5억 명이 사용하는 유럽 통합 전력망 ENTSOE다. 북유럽의 수력과 풍력, 프랑스의 원자력, 그리고 남유럽의 태양광과 천연가스 등 유럽 각지의 발전 자원을 활용함으로써 특정 시기에 발생하는 전력 부족을 상호 보완하여 유럽 전체의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데 기여한다.


유럽 외에도 다양한 지역에서 주변 국가들과 전력망을 공유하거나 새로 공유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중미 6개국 전력망이 통합된 SIEPAC(중앙아메리카 전기 상호 연결 시스템)와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 산한 14개국이 참여한 서아프리카 전력풀을 포함한 5개의 아프리카 전력풀이 있다.


(4)HVDC 기술


전력망 투자에서 초고압 직류 송전HVDC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가이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HVDC는 고압 직류로 전환엥 전력을 송전하는 방식인데 전통적으로 교류로 송전하는 것에 비해 전력 손실이 적고 케이블을 적게 사용해 비용이 절감되며 또 다른 전력 시스템 간 주파수 연계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외부 전력망에 의존하지 않고 전력망 일부 복원이 가능하고 전력망에 오류가 발생할 때도 시스템 안정화가 용이해 스마트 그리드 적용에도 유리하다. 비교적 고압이라 장거리 대규모 전력을 전달하는 데 많이 사용된다.

HVDC는 특히 해상풍력처럼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생산된 전력을 육지로 효과적으로 전송하는 데 널리 사용된다. 수중 교류 케이블에 비해 전송 손실이 적고, 기술적,경제적으로 어려운 조건에서도 설치가 쉽다.


(5)미국,유럽,한국의 전력망 투자


IEA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개발도상국의 송전망과 배전망은 각각 60%와 40% 증가한 반면 선진국은 둘 다 9%의 성장에 그쳤다.

이런 문제의식으로 최근 미국과 유럽이 전력망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선진국의 전력망 투자는 2014년 이후 22년까지 증가했으며 그 증가세가 최근 더 커지고 있다.


4.원자력 발전과 BESS, 전기 중심 에너지 전환 시대에 가치의 재발견


(1)원자력 발전의 재평가와 BESS의 부각


2023년 들어 원자력 발전과 베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이 전력망과 함께 전기 중심 에너지 전환에서 새롭게 평가받고 있다.

특히 전력망과 신재생 에너지 확산을 지원하는 동반자로 간주되면서 최근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들 모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면서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인정받고 있다.


(2)원자력 발전의 중요성


국제에너지기구는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해 2040년까지 전 세계 원자력 발전 규모가 현재의 2배로 증가해야 한다고 했다.

2000년대 이후 소득 수준이 늘어난 많은 개발도상국이 늘어난 전력 수요를 감당할 해법으로 원자력 발전을 고려하고 있다. 대표 지역은 아프리카인데, 2023년 말 기준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 중인 나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하나지만 이미 10개국 이상이 원자력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3)미국의 원자력 확대 정책


최근 미국의 원자력 정책은 안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원자력 발전은 장기간이 소요되며, 특히 고금리 환경에서는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주요 선진국들은 한동안 원자력 발전에 소홀했다.


BESS의 성장과 기술 발전


신재생 에너지 발전의 문제점인 간헐성 보완 수단으로 BESS가 가장 효과적이다. 최근 BESS는 전력망 투자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전력망 중간에 자체 처리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된 개념이 전송 자산으로의 스토리지, 즉 SATA다. SATA는 전력망 현대화 과정에서 기존 송,배전에 비해 신재생 에너지 통합과 신뢰 유지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SATA가 비용과 자원 활용 면에서 효과적이고, 기존 송전선을 강화함으로써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한다.

2020년 이후 BESS는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과 함께 성장했기 때문이다.


최근 BESS 관련 업체들은 BMS와 EMS 및 기타 안전 시스템을 강조하는 사례가 많다. BESS는 폭발 가능성이 큰 배터리가 대규모로 설치되어 있고,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 사고가 될 수 있어서다. BESS는 전기차보다 훨씬 많은 셀이 사용되기 때문에 제품 일관성이 매우 높아야 한다. 사용 기간도 보통 20년 이상이라 제품 자체의 내구성과 신뢰성도 아주 높은 수준이 필요하다. 더욱이 제조 초기 품질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 밸류체인 전 과정에서 높은 안정성을 유지하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전력망처럼 디지털 통신 기술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BESS가 2020년 이후 본격 성장한 것은 이 같은 기술들의 대규모 상용화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배터리업체가 사업을 확장해 BESS로 진출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BESS의 제어 솔루션을 기반으로 외부에서 구입한 배터리로 사업을 전개할 수도 있다. 에너지 연구 및 컨설팅 기업인 우드 맥킨지Wood Mackenzie가 2023년 10월 30일 발간한 2022년 BESS 시장 자료에 따르면, 출하량MWh 기준 글로벌 BESS 점유율 상위업체는 선그로우Sungrow(양광전력, 16%)가 1위이고, 그 뒤를 플루언스Fluence(14%), 테슬라(14%), 화웨이(9%), BYD(9%)가 이었다.


이 중 선그로우는 중국 대표 태양광 인버터 회사로 심천에 상장(300274)되어 있고, BESS의 수냉식 냉방 시스템에 강점이 있다고 평가받는다. 또한 플루언스는 미국 BESS 전문 회사로 중국산 배터리 위주의 모듈식 하드웨어에 자사의 강점인 제어 OS를 결합한 제품을 판매하며,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회사처럼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 반복적인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이들의 합산 점유율이 62%이고, 북미에서는 81%에 이르는 등 시장은 이미 상위업체들 중심으로 과점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황이다. 지역별로 업체별 순위도 크게 달라지는데, 선그로우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선두권에 더해 북미에서 선전한 반면 플루언스는 유럽과 미국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테슬라가 1위이고, BESS 배터리로 전기차의 페배터리 사용도 논의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테슬라는 향후 전기차 시장의 글로벌 확장에 따라 글로벌 BESS 시장에서도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다. 다만 아직 글로벌 상위업체들도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미약하고 국가 정책에 따른 수요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미국의 대규모 BESS 설치 규모는 2020년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기술적 변화 외에도 바이든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각종 재생 에너지 육성책 등 정책 지원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IRA에서 미국산 배터리 셀 생산에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자국의 대형 BESS에 사용되는 배터리를 자국산으로 대체하려는 중이다. 니켈수소 배터리업체인 이너베뉴EnerVenue, 리튬인산철 배터리업체인 포메가Pomega, 아메리칸 배터리 팩토리American Battery Factory가 세액 공제를 받아 미국에 공장을 지었고, 아연 배터리 제조업체 EOS, 철 플로우 배터리 생산 회사인 ESS 테크 같은 차세대 배터리업체들도 정부 지원을 받아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클린에너지협회Clean Energy Associate, CEA는 2023년 10월 발간한 3분기 BESS 가격 예측 보고서에서 IRA에 따른 인센티브 덕분에 “미국산 BESS 직류 컨테이너 솔루션이 2025년이 되면 중국 제품과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은 2020년 이후 BESS 성장이 특히 가파른 지역인데, 컨설팅 회사 LCP델타LCP Delta는 유럽에 설치된 배터리 저장 장치가 2022년 약 1.9GW에서 2023년 약 3.7GW로 거의 2배 증가했다고 추정한다.


영국, 독일, 그리스, 아일랜드, 이집트는 BESS 확대에 적극 나서면서 유럽 5대 BESS 시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리스는 2030년까지 유럽 최대 규모인 6GW의 BESS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2023년 6월 EU 집행위원회는 헝가리에 11억 유로 규모의 최소 800MW/1,600MWh 규모의 BESS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유럽은 배터리 분야에서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국산 배터리를 규제하고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Middle East and North Africa, MENA에서도 신재생 에너지 성장과 더불어 BESS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요르단, 이스라엘, 모로코,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탄소 배출 감축의 핵심 요소로 BESS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호주도 현지 발전 회사들이 2023년 태양광 발전 증가로 BESS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대표 사례가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Western Australia 주정부가 소유한 전력 회사인 시너지Synergy다.


호주는 2023년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가구가 300만 가구에 달해 9월 한때 태양광 과잉 전기로 전력 도매가가 MW당 마이너스 64달러까지 급락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BESS 투자가 시급하다. 아직은 전력 인프라가 미흡하고, 소규모 투자가 가능한 재생 에너지 분산 발전을 도입하려는 이머징 국가들도 BESS 투자가 필요하다. 인도는 2023년에 새로 건설한 17GW 발전 용량 중 92%가 재생 에너지(태양광 84%)다. 인도 정부가 2023년 8월 에너지 저장 시스템 촉진을 위한 국가적 프레임워크National Framework For Promoting Energy Storage System를 발표하면서 정책 지원과 인센티브를 통해 ESS 개발을 지원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물론 인도는 당분간 BESS보다 양수 발전이 더 많으리라 전망되지만, 그럼에도 BESS 성장이 가파를 것임은 분명하다.


5 가상 발전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앞세운 분산형 발전의 첨병


(1) 가상 발전소의 부상 


가상 발전소VPP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술을 기반으로 신재생 에너지와 스마트 전력망 확산으로 부상 중인 분산형 발전에 대응하는 새로운 발전소다. 가상 발전소는 실제 발전 시설을 보유하지 않고도 네트워크를 통해 전력 생산과 소비를 연결시켜 주는 사업자로, 전력 회사와 도매 시장을 연결하는 전력 중개 사업자에 해당된다. 「상업적 이륙을 위한 경로」에 따르면 가상 발전소는 다양한 분산 에너지 자원Distributed Energy Resources, DER을 통합하는 시스템이다. 스마트 가전제품, 배터리가 포함된 옥상 태양광 발전 시설, 전기차EV 및 충전기 등이 여기 포함된다.


이 시스템은 상업 및 산업 부문의 부하 관리에도 기여한다. 「상업적 이륙을 위한 경로」는 가상 발전소의 장점으로 ① 전력 자원의 적절한 활용, ② 경제성, ③ 신뢰성과 탄력성, ④ 탈탄소화와 대기오염 절감, ⑤ 송전 인프라 부담 완화, ⑥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과 소비자 효용 향상, ⑦ 다양성과 유연성을 꼽았다.


가상 발전소에서 중요한 개념은 ‘다양한 분산 에너지 자원’과 ‘디지털’이다.

분산형 전력은 다양한 전력 자원이 참여해 계속 변화하는 전력의 생산과 수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기에 전력망 전체가 정보를 분석하고 네트워크로 서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가상 발전소 운영사인 넥스트 크라프트베르케Next Kraftwerke가 “가상 발전소의 핵심 아이디어는 네트워킹”이라고 말한 것도 그런 이유다.


가상 발전소VPP는 전력 수요 반응 기술의 한 형태로, 전력 거래가 활성화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20세기 후반부터 사업자들이 있었다. 2020년 들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전력망·BESS 등 전력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가상 발전소 시장은 2021년 8.8억 달러에서 2028년 64.7억 달러로 연평균 32.8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조사업체 비전게인Visiongain은 2024년 1월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세계가상 발전소 시장은 2023년 21.9억 달러로 평가되며 2034년까지 연평균 21.1% 성장할 것”으로 봤다. 「상업적 이륙을 위한 경로」의 ‘가상 발전소 편’에 따르면 2023년 미국 가상 발전소 발전 용량은 30-60GW이다. 2030년까지 80-160GW로 3배 정도 늘면, 전력 피크 수요의 10-20%를 처리할 것으로 기대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1GW는 국내 약 423만 가구의 한 달 전력 사용량이며 대형 원자력 발전 1기 발전 용량이므로, 30-60GW은 규모가 작지 않다. 미국 내에서도 캘리포니아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이 가장 발달한 지역인 만큼 가상 발전소도 활발하다.


(2) 가상 발전소 시장 참여자


미국과 유럽에는 실제로 가상 발전소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다수 존재하는데, 여기에 테슬라와 수많은 스타트업이 추가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2023년 말 기준 가상 발전소를 운영하는 회사는 독일 넥스트 크라프트베르케, 영국 플렉시트리시티Flexitricity, 이탈리아 에넬Enel, 미국 씨파워CPower와 오토그리드AutoGrid 및 볼터스Voltus 등이다. 이 밖에 테슬라가 호주에서 가상 발전소 건설을 진행하고 있고, 수많은 스타트업(독일 에너지코플러Energiekoppler, 영국 라임점프Limejump와 에버그린 스마트 파워Evergreen Smart Power, 한국 H에너지, 미국 낙Naak 등)이 있다. 2023년 말 기준 대표 가상 발전소 기업은 2021년 쉘이 지분 100%를 인수한 넥스트 크라프트베르케다.

2022년 4분기 기준 1만 5,346개의 중소 전력 생산·소비 장치가 결합되어 있다. 그 안에서 1만 2,294MW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유럽 최대의 가상 발전소다. 전력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원격으로 제어하는 넥스트 박스Next Box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원격으로 제어하는 모듈식 SaaS 솔루션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플렉시트리시티는 영국 전력망 개방 이후 최초의 독립 전력 중개 사업자로 2020년 6월에 500MW의 가상 발전소를 운영했고, 2022년 배터리 저장 펀드인 고어 스트리트 캐피탈Gore Street Capital과 155MW 규모의 BESS 최적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에넬은 이탈리아 국영 전기·가스 유틸리티 회사인데, 해외 친환경 에너지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그 일환으로 가상 발전소도 적극 투자하는데, 미국 캘리포니아 가상 발전소 상위 4대 사업자(에넬, 씨파워, 오토그리드, 볼터스) 중 하나로 대만과 호주에도 진출했다. 테슬라가 남호주에서 건설을 진행 중인 가상 발전소는 테슬라 태양광 패널과 파워웰 배터리를 설치한 5만 가구로 구성된 250MW/650MWh 규모다. 이전에는 가상 발전소에 참여하기 힘들었던 일반 주택을 포함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테슬라는 2023년 5월 3,000가구 이상으로 확대하는 프로젝트 4단계를 시작했는데, 저소득 가구의 전기 요금 지원을 목표로 한다.


가상 발전소 시장에는 직접 가상 발전소를 운영하는 기업만이 아니라 글로벌 전기 기업들도 다수 참여하고 있다.

ABB는 에너지 관리를 위한 통합 플랫폼 ABB AbilityTM OPTIMAX를 운영하고 있는데 가상 발전소를 최적화해 에너지를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거나 유리한 가격에 전력을 팔도록 지원한다. 히타치 에너지는 2020년 ABB의 송·배전 사업부를 인수하고, E-mesh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다양한 전원을 연결해 히타치 배터리 저장 장치와 함께 제공될 수 있다. 히타치 가상 발전소 솔루션은 독일 넥스트 크라프트베르케, 중국 중국남방전력망CSG의 심천 가상 발전소,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 에너지 연구소의 가상 발전소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지멘스도 핀란드 철도와 라펜란타Lappeenranta의 공공건물을 연결한 가상 발전소 프로젝트를 시험했다. GE도 2020년 7월 오리건 주에서 525개 가정용 BESS를 연결하는 가상 발전소 파일럿을 진행했고, 2023년 1월 구글 및 포드와 함께 가상 발전소 확대를 위한 표준을 수립한다고 발표했다. GE와 포드의 제휴에서 보듯, 전기차 사업을 전개하는 자동차 회사들도 가상 발전소에 관심이 많다. 테슬라가 대표적이고 GM과 포드도 관련 사업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이밖에 슈나이더 일렉트릭, 미쓰비시중공업, 시스코, 존슨 컨트롤스, 허니웰 같은 전기 통신 장비 기업들 외에도 플루언스와 선런Sunrun 및 제너락Generac 같은 에너지 저장 장치 기업들도 가상 발전소 사업을 꾸준히 전개 중이다.


6 전기 중심 에너지 전환의 차세대 기술 


(1) 청정 수소


전기 중심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투자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과 전기차가 중심을 이루다 2020년 이후 전력망, 원자력 발전 및 BESS, 가상 발전소에 보다 중점을 두고 확산되고 있다. 원자력 발전과 BESS는 투자 관점에서 (2023년 말 기준) 빠른 측면이 있지만, 투자가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진행형이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전기 중심 에너지 전환이 필요한 차세대 분야는 어디일까? 2023년 말 기준으로 본격적인 확산이 기대되는 순서대로 열거하자면 청정 수소, 스마트 건축, 차세대 에너지 저장 장치와 발전을 꼽을 수 있다.

전기로 물을 전기 분해해 만들어 내는 그린 수소가 대표적이고, 신재생 에너지 대신 원자력 발전에서 나온 전기를 사용하는 핑크 수소와 천연가스 열분해 기술을 활용하는 청록 수소가 있다. 천연가스 개질처럼 전통적으로 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 Storage 기술을 활용해 최종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블루 수소도 언급된다.


최근 지구 내부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생성된 백색 수소도 청정 수소로 주목받고 있는데, 백색 수소를 인식하고 상용화를 고민한 지가 얼마 안 되어서 다른 청정 수소들에 비해 본격적인 상용화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수소는 산업계에서는 이미 많이 사용되고 있고, 관련 논의도 많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청정 수소가 상업적 단계에게 의미 있게 생산된 성공 사례는 거의 없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블루 수소조차도 상업적 규모로 생산되는 곳이 드물다.


청정 수소의 핵심은 온실가스 배출 없는 수소를 얼마나 경제적으로 생산할지 여부다. 이는 기존 신재생 에너지 발전 인프라 역량에 좌우된다. 즉 신재생 에너지 발전 없이 청정 수소 경제로 나아가는 것은 걸음마도 떼지 못한 아이가 세계육상대회를 준비하는 일과 같다. 청정 수소는 ① 청정 수소를 만드는 데 필요한 청정 전기를 얼마나 경제적으로 생산할지 여부, ② 그런 전기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전해조 성능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여부에 좌우된다.


(3) 장기 에너지 저장 장치


「상업적 이륙을 위한 경로」에서는 전력 급전 기간(저장 장치가 전기를 보관하는 기간)에 따라 에너지 저장 장치를 4가지로 구분한다.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해 중간 2가지(수일, 수주)에 해당하는 에너지 저장 장치가 225-460GW 필요한데, 투자금만 3,3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LDES 분야는 아직 초기 단계다. 2023년 12월 고밀도 열에너지 저장 장치Thermal Energy Storage, TES를 개발했다고 밝힌 포스파워Fourth Power는 저장 장치 발표 시점에 벤처 캐피탈 중심의 시리즈 A에서 1,9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참고로 포스파워의 이번 장치는 액체 주석을 매개로 열에너지를 저장하고 필요 시 고온의 흑연 빛을 사용해 전기로 전환하는데, 회사 측은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10배 저렴하다고 주장한다.

2023년 9월 도미니언 에너지Dominion Energy는 100시간 이상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폼 에너지Form Energy의 철 공기 배터리Iron-Air Batteries와 이오스 에너지 엔터프라이즈Eos Energy Enterprises의 아연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테스트할 저장 프로젝트 승인을 요청했다.


(4) 차세대 발전


주 기반 태양광 발전은 최근 우주 산업이 빠르게 상용화되고 있고 태양광 발전 자체가 지구보다 효율적이며 마이크로파에 의한 송신 시 지구 어디든 바로 전기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 전환 관점에서 본 투자 포인트와 주목할 글로벌 기업


(1) 중전기와 산업용 전력 설비


가장 먼저 주목할 분야는 중전기重電機 산업이다. 중량이 큰 전기 기구를 통틀어 이르는 용어로, 대표적으로 발전기, 변압기, 전동기가 해당된다. 넓게 보면 냉난방 공조 시스템, 발전용 보일러, 터빈까지 들어간다.

해당 분야는 여러 부문을 턴키로 공급할 수 있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 기반이 있고, 회사 규모와 기술 경쟁력을 갖춘 전 세계 상위 업체들이 직접 수혜받을 가능성이 높다.

위 조건들에 잘 부합되는 회사가 일본의 중전기 대표 기업인 히타치(6501)와 미쓰비시전기(6503)다. 히타치는 2010년대 이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철도와 전력망을 포괄한 청정 에너지에 집중하면서 2020년 ABB의 송·배전 사업(66.5억 달러)과 2023년 탈라스 철도 신호 사업(17억 유로 등) 인수·합병을 통해 핵심 사업을 강화했다.

그 결과 철도 솔루션, 전력망, 원자력 발전 등 전력화와 관련된 핵심 사업에서 선진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고, 신재생 에너지 발전부터 에너지 저장 장치와 전력망, 그리고 철도까지 전기와 관련된 산업을 종합적으로 다뤄 선진국에서 대규모 턴키 수주가 가능하다.


미쓰비시전기는 철도와 발전 등 인프라 사업부와 공장 자동화와 전기차와 관련된 산업과 모빌리티, 그리고 엘리베이터 등 건물 시스템과 에어컨·가전 등을 영위하는 라이프 등 전기와 관련된 산업에 대한 노출도가 높다. 또한 정보통신 사업과 그 안에 들어가는 전력 반도체 등의 사업도 영위해 디지털 중심의 대응도 가능하다. 미쓰비시는 2023년 에어컨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에서 라이프 사업부의 비중이 커졌고 그 뒤를 공장 자동화 사업부가 이은 반면 인프라 비중은 줄었는데, 전기 전환이라는 측면에서는 부진한 사업부나 긍정적 사업부 모두 긍정적인 흐름이 기대된다.


 이들보다 후발주자인 후지전기(6504)는 차선호로 주목하는데, 전반적인 사업 구조는 비슷하나 해외 비중이 다소 낮다는 점과 2023년 전력 반도체가 속한 반도체 사업이 영업이익과 투자 모두에서 비중이 컸던 점, 그리고 차별적으로 자판기 관련 식음료 유통에 강점이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들과 유사한 사업을 전개하는 지멘스와 ABB는 사업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보이나 국내에서 투자가 쉽지 않은 독일과 스위스에 상장되어 있어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다. 한편 미국 대표 중전기 회사인 GEGE는 2023년 말 기준 미국 증시에 상장되어 있으나 아직 항공 사업과 묶여 있고 항공 사업의 비중이 더 커 당장 전기 에너지 전환 관점에서 투자하기에는 2%가 부족하다. 다만 항공기 사업과 에너지 사업 분할이 예정되어 있고, 에너지 사업이 원자력 발전을 포함한 발전, 전력망, 신재생 에너지 등에 골고루 걸쳐 있어 분할 이후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 GE 원자력 발전 방식이 주류인 가압경수로PWRR보다 비등경수로BWR인 점과 신재생 에너지 부진으로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차선호로 봐야 적정하다. 참고로 철도 모니터링과 제어 분야에서도 히타치와 GE가 글로벌 상위권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2023년 이후 공장을 포함한 산업용 전력 투자 확대가 적극적인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에서 관련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들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에 상장된 기업들 중에서 공장 등 산업 시설 전력 솔루션을 제공하는 이튼ETN, 매출 96%가 미국에서 발생하는 발전소와 송·배전 건설과 유지·보수에서 발생하는 콴타 서비스PWR, 북미에서 공장과 데이터센터 등에서 전기 및 통신 장비를 외부 환경으로 보호하는 인클로저 분야의 최강자인 엔벤트 일렉트릭NVT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북미 사업을 주력으로 전기, 가스, 물의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아이트론Itron은 에너지 전환에 수혜를 볼 수 있었지만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반도체 등 공급망 문제로 부진했는데, 2023년 9월로 마감되는 3분기에 이를 극복하고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함에 따라 주목할 필요가 있다.


(2) 냉난방 공조 시스템 기업


미국에 상장된 회사들 중에서 캐리어CARR, 트레인 테크놀로지TT, 에이에이온AAON이 이와 같은 변화에 수혜가 가능하다.

일본 다이킨공업(6367)은 지속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세계 최대의 에어컨과 히트펌프 회사로 성장했는데, 2024년에도 기대되는 회사다

미쓰비시 전기는 전사 이익에서 HVAC 비중이 크다.


(3) 전력 반도체 분야


전력 반도체 분야의 강자인 온세미컨덕터ON

일본 기업인 롬(6963)

후지전기(6504)


(4) 원자력 발전과 BESS


북미·유럽 합산 1위 사업자인 플루언스FLNC

북미 1위 사업자인 테슬라TSLA

카메코CCJ - 서방 진영에서 최대 우라늄 채굴 기업인 동시에 웨스팅하우스 주요 주주

센트러스 에너지LEU

우라늄 에너지UEC

BWX 테크놀로지스BWXT


(5) 태양광, 풍역, 청정 수소 기업


에어프로덱트APD - 사우디 관련

린데LIN


(6) 건설


제이콥스 솔루션J

에이콤 테크놀로지ACM

플루오르FLR

스탠텍STN

벤틀리 시스템스BSY

삼성물산(028260)

현대엔지니어링(비상장)

(7) 원자재

미쓰이물산(8031)

미쓰비시상사(6503) 

스미토모(8053)

고려아연(01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