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M은 IT 서비스를 설계,구축,제공,운영 및 제어하기 위해 고객 기업 내 IT 관리 부서에서 수행하는 활동이다.
최근 많은 기업이 온라인상에서 업무 과제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데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대부분이 SaaS 형태이다. 다만 SaaS 소프트웨어는 그 수가 많고 자주 바뀌어 이들의 효과적인 관리가 중요 과제다.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 기반의 IT 관리 도구를 도입하고 있다. 특히 IT 운영에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하는 AlOpsArtificial Intelligence for IT Operations(IT 운영을 위한 인공지능) 도입은 ITSM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자동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빅데이터, 최신 머신러닝 및 고급 분석 기술을 활용해 IT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 주어된다. 빅데이터, 최신 머신러닝 및 고급 분석 기술을 활용해 IT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 주어서다.
서비스나우ServiceNow는 정체된 ITSM 시장에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 성장을 견인해 업계 1위로 자리 잡았다.
2위인 아틀라시안Atlassian도 클라우드에 기반한 회사로, 양사 점유율을 합치면 60%가 넘는다. 이들로 ITSM의 전통 강자인 BMC, HP, CA(현재 브로드컴에 피인수), IBM 등은 시장 점유율 10% 이내의 하위 사업자로 추락했다.
데이터 웨어하우스와 데이터 레이크는 기업이 수집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저장,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기업이 가진 다양한 데이터가 강력한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데이터를 디지털 형태로 잘 정리하고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데이터가 직원들의 기억과 경험이나 종이 서류 같은 비디지털 형태로 남아 있거나, 디지털화되었더라도 온-프레미스 시대의 정형화된 데이터베이스 틀에 맞춰 구축되어 있다. 또 비정형 데이터는 제대로 분석되지 않고 삭제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관리 방식은 클라우드에 기반한 디지털 시대에 기업의 성장만이 아니라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
데이터 웨어하우스는 다양한 출처에서 온 데이터를 모아 분석하기 쉬운 형태로 정리하는 시스템이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는 추출Extract, 변화Transform, 통합Load되는데, 이를 ETL 과정이라고 한다. 데이터 웨어하우스는 데이터를 저장하기 전에 특정한 스키마Schema(구조)를 적용하여 사용자가 데이터를 쉽게 분석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달리 일반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은 데이터를 기록하고, 읽기와 쓰기 작업에만 초점을 맞춘다. 데이터 웨어하우스는 대규모 데이터 분석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대표적으로 아마존 AWS 레드시프트Redshift, 구글 빅쿼리BigQuery,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시냅스 애널리틱스Azure Synapse Analytics, IBM DB2 웨더하우스DB2 Warehouse, 오라클 오토머스 데이터 웨어하우스Autonomous Data Warehouse, SAP 데이터스피어Dataspere,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등이다.
스노우플레이크는 2012년에 설립되어 2020년에 상장된 회사로, 이 회사의 소프트웨어는 빅3 클라우드를 포함한 다양한 클라우드에서 작동한다. 스노우플레이크는 회사가 저장한 데이터를 판매하는 데이터 커머스 사업을 한다.
데이터 레이크는 다양한 형태(정형, 반정형, 비정형)의 데이터를 원형Raw Data 그대로 특별히 정해진 목적 없이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시스템이다.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에서 사용이 확대되고 있는 비정형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다만 데이터 레이크는 원데이터를 직접 다루고, 다양한 원데이터 속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하기 위한 인공지능을 잘 사용할 수 있어야 해서 일반 사용의 사용이 쉽지 않다. 그래서 데이터 레이크는 데이터 레이크를 그대로 활용하는 방식Case 1과 데이터 레이크와 별도로 일반 사용자도 사용이 용이하게 별도의 ETLExtract, Transform, Load 처리된 데이터 마켓을 구축하는 방식Case 2으로 나뉜다. 스노우플레이크는 데이터 레이크에서 Case 2 방식을 적용한다. 비상장 기업이나 2023년 9월 펀딩에서 430억 달러 가치로 평가받은 데이터브릭스Databricks가 Case 1 방식의 대표 주자다. 데이터브릭스는 금리 상승으로 성장주가 어려웠던 2023년 9월에도 2021년 2월에 평가받은 280억 달러보다 53% 더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데이터 웨어하우스와 데이터 레이크 기업들은 데이터 분석을 용이하게 하는 시스템으로, ERPEnterprise Resouece Planning(전사적 자원 관리)와 사업 영역이 겹친다. ERP는 대부분 기업의 중요한 IT 소프트웨어로, SAP와 오라클이 전통 강자다. ERP는 과거의 데이터베이스를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기반의 SaaS로의 전환이 가장 느린 분야다. 기업이 기존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에 익숙해 쉽게 바꾸지 않고 기존 ERP 관련 업체들도 주요 클라우드에서 SaaS를 제공하는 등 클라우드 대응에 적극적이다. 따라서 기존 ERP 시장이 빠르게 소멸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활용도가 늘어나면 데이터 웨어하우스와 데이터 레이크가 ERP를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관점에서 LLM 기반 인공지능에서 주목할 부분은 다음과 같다.
• LLM 기반의 인공지능은 많은 사람이 쉽게 사용할 수 있고 확장성도 넓어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 LLM 기반의 인공지능은 그 어떤 소프트웨어보다 막강한 컴퓨팅 파워를 사용하기에 클라우드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를 받고 애저Azure를 사용하는 게 명확한 예다.
• 클라우드도 LLM 기반의 인공지능 없이는 성장의 한계를 보일 수 있다. 2023년 3분기 클라우드 메이저 3사의 매출 성장률 격차는 상당 부문 LLM 기반의 인공지능 집중도에 따라 달라졌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는 오픈AI로 실제 매출이 증가했다. 앞으로 클라우드 수요의 상당수는 해당 클라우드가 어떤 LLM 기반의 인공지능을 효과적으로 제공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클라우드 효율화에 필수인 컴퓨팅 파워도 해당 클라우드에 적용되는 LLM 기반의 인공지능에 따라 갈릴 것이다.
• LLM 기반의 인공지능으로 인해 2021년 급등 이후 2022년 닥친 한파를 딛고 강하게 반등한 구독형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주가 상승이 클 것이다. 인공지능으로 클라우드가 발달하고, 발달된 클라우드로 LLM 기반의 인공지능은 더 빨리 성장한다. 클라우드의 성장은 구독형 소프트웨어 성장으로 이어지고, 구독형 소프트웨어 성장으로 클라우드가 다시 발달할 것이다. 이런 선순환 구조가 겹쳐지면서 사회 전반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빠르게 확산된다. 한편 앞으로 인공지능에 의한 변화의 폭은 임계점을 넘은 수많은 기술처럼 기하급수적일 것이다.
소프트웨어는 영업 레버리지가 크고 사용자 플랫폼이 중요하다. 따라서 과거 주가 대비 저평가된 기업보다 2022년 불황에서 살아남은 강자들과, 새로운 클라우드 환경에 잘 적응하고 기술력이 좋은 일부 회사들로 중심이 한정될 전망이다.
• LLM 기반의 인공지능은 IT 하드웨어 중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반도체 시장과 관련된 일부 분야가 큰 수혜를 받을 것이다.
성공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는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다.
투자자 관점에서 클라우드와 소프트웨어의 미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미 실리콘밸리에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역량과 평판이 기업 평가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으며, 다른 산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클라우드와 소프트웨어의 기하급수적 발전은 IT 분야를 넘어 오프라인 실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있다.
미국 기준으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상당수가 높은 급여를 받기 때문에 회사 선택 시 기업 문화와 평판도 중요하게 따진다. MZ세대인 이들은 오픈 소스 기반으로 개발이 이루어지는 환경에서 금전적 보상이 많아도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거나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행위를 하는 기업들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선호하는 문화는 ‘경쟁적이고 업무 강도가 강하지만, 성과 보상과 경력 달성이 용이한 테슬라와 아마존 같은 문화’와 ‘업무 속도는 느리지만 조직원들 간 협력적이고 대우하는 세일즈포스나 어도비 같은 문화’로 나뉜다. 좋고 나쁨이 아니라 개인 가치관에 따른 선택이다.
투자자는 해당 기업이 어떤 문화에 기반하는지 여부와 그런 문화 자산이 잘 유지되는지 꾸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테슬라는 강한 업무 강도로 많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퇴사하기로 유명하지만 그럼에도 퇴사한 직원들이 당시 경험을 인상적으로 전하고 있어 많은 도전적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한 번은 입사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한다. 테슬라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퇴사 자체에 현혹되기보다는 그 원인을 파악하고 테슬라 내부 문화가 흔들린 게 아닌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런 흐름을 외부에서 파악하기 좋은 자료가 개발자 콘퍼런스와 퇴사한 직원들의 인터뷰다. 특히 개발자 콘퍼런스는 해당 기업 소속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관심과 평판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온라인상으로 공개된 현장 분위기와 이후 소프트웨어 커뮤니티 반응을 점검하는 것은 의미 있다.
이런 측면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유출입은 투자의 중요한 선행지표다.
나아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문화와 거리가 먼 산업의 기업을 평가할 때에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친화적 문화로 잘 바뀌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자.
클라우드는 IT 하드웨어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산업에도 큰 영향을 줬다. 간단히 요약하면, 클라우드 기업들은 ① 팹리스와 파운드리 및 고가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고, ② 메모리 반도체보다 로직 반도체 성장을 유도하고, ③ 반도체 개발과 사업 전개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방식을 확산시킨다.
리서치 기업 스타티스타가 2023년 2월 22일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사용처별 반도체 점유율은 스마트폰과 PC가 각각 23%와 19%로 서버,스토리지 점유율 16%를 상회했지만, 2030년에는 23%로 스마트폰과 PC를 상회할 전망이다. 서버,스토리지 분야의 성장은 클라우드가 주도하고 있다.
범용적 메모리 반도체의 대표 주자인 D램 시장에서는 클라우드에 기반한 서버 시장이 이미 모바일 시장을 넘어섰다.
명실상부 최근 반도체 시장은 클라우드가 주도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최고 성능의 반도체를 생산한 곳이 애플이었고, 또한 애플이 TSMC의 최신 공정을 선점하고 있어 얼핏 애플이 주도하는 스마트폰 시장이 더 중요하다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기업용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해 온 클라우드가 속한 서버 시장이 2024년에는 규모나 성장률 면에서 애플 중심의 모바일 시장을 넘어설 것이다.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강세는 전적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데, 인공지능에 사용되는 반도체 대부분이 클라우드에서 사용된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가 2023년 11월 28일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로직 반도체나 마이크로 반도체도 메모리 반도체 만큼은 아니었지만 역성장했다. 인공지능 반도체 호황이 로직 반도체나 마이크로 반도체 전체를 견인할 정도는 아니었음을 보여 준다.
컴퓨터 개념적 측면에서도 메모리보다 당연히 로직 반도체나 마이크로 반도체가 더 중요하고 가격도 더 비싸다. 메모리 중심 관점에서 메모리 이외의 반도체를 하나로 묶은 용어를 사용하고, 그에 맞게 사고하는 것은 세계적 흐름과 괴리된 우물 안 개구리식 사고다.
클라우드 기업들이 직접 반도체를 개발하는 이유
클라우드 회사들이 막대한 컴퓨팅 자원과 자사 데이터센터와 최적화된 맞춤형 반도체를 개발하는 추세다.
자사 데이터센터에서 최적화된 반도체를 만들면 전력 소비를 최소화하면서 최고 성능의 반도체를 비교적 값싸게 조달할 수 있다.
클라우드 회사들이 직접 반도체 생산 설비를 구비하는 것은 비경제적이기에 결국 팹리스와 파운드리 고객이 될 가능성이다.
클라우드 기업들이 자체 반도체 개발을 확대함에 따라 전체 반도체 시장은 고가 반도체 중심으로 더 빠르게 향하고 있다. 특히 팹리스와 파운드리는 더욱 빠르게 확산된다. 클라우드가 워낙에 많은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하고, 구독 모델을 통해 즉각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클라우드 기업들은 고성능의 비용 효율적인 고가의 반도체를 지속적으로 다량 구매한다. 반도체 관련 업체들에게는 빠르게 신제품을 출시해야 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상기시킨다. 하지만 반도체 시장이 점점 복잡해지면서 최신 공정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설계와 생산 공정 모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는 건 어려운 일이 되었다. 더욱이 반도체 설계와 생산은 창의력과 효과적인 공정 관리처럼 서로 핵심 역량이 달라 한 회사가 전부 잘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설계와 생산 중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여 하나라도 세계 최고 수준을 갖추고 부족한 부문은 협업하는 편이 빠르게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세계 최고의 반도체를 만드는 정석이 되었다.
수직 계열화에 누구보다 열심인 애플과 테슬라조차 반도체 분야에서는 종합 반도체 회사보다 팹리스 모델을 선호한다. 결론적으로 클라우드 기업들의 자체 반도체 개발이 시장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신속하게 출시할 수 있는 팹리스와 파운드리 회사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반면 현상에 안주하면 클라우드 기업들이 개발하는 자체 반도체 시장이 잠식될 위험도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성장은 클라우드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ASIC 반도체와 AI 가속기의 대표 주자가 된 엔비디아 GPU만이 아닌, 다양한 반도체 기술의 발전을 가져왔다. 그 중 DPU와 FPGA가 눈에 띈다.
DPU는 데이터센터에 특화된 반도체
대표적으로 엔비디아가 있는데 2020년에 컴퓨터 네트워킹 제품을 공급하는 멜라녹스를 인수해 자사 GPU 역량을 접목한 DPU 블루필드를 출시했다.
FPGA는 사용자가 프로그래밍 가능한 반도체다. 특수한 환경이나 제한적인 수요에 맞춰 맞춤형 반도체를 만드는 데는 너무 많은 돈이 필요해 반도체 논리 회로를 수정할 수 있는 FPGA를 구입해 사용한다. 이 반도체는 범용 반도체에 비해서는 비싸고 맞춤형 반도체에 비해서는 최적화에 제약이 있다.
그런데 FPGA 데이터센터 AI 가속기 분야에 주목받고 있다.
FPGA는 자체 프로그래밍과 제한된 시장으로 인텔(알테라)과 AMD(구 자일링스)가 과점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성장에 따라 여기 관련된 반도체들도 전보다 복잡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이제 하나의 칩만으로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이를테면 AI 가속기는 GPU,CPU 메모리 등 다양한 부품이 결합되어 있고, 간혹 다양한 회사들이 만든 프로세서들을 결합하거나 관리하기 위한 FPGA를 추가해 하나로 만들어진다. 국내에서도 핫한 HBM도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속하는 메모리 반도체다.
결론적으로 다양한 부품을 잘 호환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역량과 더불어 다양한 반도체와 전자 부품 간 전자 이동을 원활하게 하면서 하나로 패키징 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
중요도가 레벨업된 고급 패키징 기술
고급 패키징은 2023년 전 세계 반도체 공정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주제다. 2021년까지는 EUV 였다.
하지만 최근 EUV이슈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데, EUV 관련 글로벌 메이저 회사인 ASM,호야,레이져테크의 주가가 2021년 고점을 2023년 말까지 회복하지 못했다. 반도체 공정에서 EUV를 통한 공정 개선이 한계를 보이고 있어서다. 대안으로 여러 반도체와 전자 소자들 간의 연결을 최적화시켜 전체 효율을 높이는 고급 패키징이 반도체 전체 성능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적어도 2024년까지는 이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원래 반도체 패키징은 실리콘 웨이퍼에서 단일 칩을 잘라내고 이를 에폭시 수지 같은 패키징 재료로 감싸고 전기적,기계적 접속을 위한 부품을 결합하는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전공정 장비에 비해 매우 값싼 장비와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하는 저부각가치 공정이었다. 하지만 고급 패키징은 여러 반도체와 전자 부품을 하나의 패키징으로 통합해 1.반도체가 차지하는 공간으르 줄이고, 2.반도체 간 주고받는 신호 지연을 최소화하면서, 3.전기적 성능을 개선한다.
고급 패키징 분야에서 가장 앞섭 회사는 TSMC다.
고급 패키징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미세하고 복잡하게 만들어진 다이들이 이상 없이 서로 전기 신호와 전원을 효과적으로 주고받아야 한다. 그래서 1.플라즈마나 레이저를 활용한 매우 미세한 절삭,드릴링,접합 등을 포함한 가공, 2.가공 과정에서 발생한 미세한 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세정, 3.다양한 반도체를 이상 없이 패키징 자료로 감싸는 몰딩, 4.이 과정을 통한 패키징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파악하기 위한 계측과 검사 등의 공정이 전통적 패키징보다 훨씬 정밀하고 복잡하다.
클라우드 기업이 메모리 반도체보다 로직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에 더 많이 투자하는 것은 비용 측면에서 이점이 있어서다. 클라우드는 잔여 컴퓨팅 파워가 남아도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원가가 늘어난다. 수시로 들어와 처리되어 나가는 데이터는 단 몇 십 분에 1초 아니 몇 백 분의 1초라도 빨리 처리하면 이익이 크게 는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질수록 메모리 수요가 줄기 때문이다. 빠른 데이터 처리를 위해 로직 반도체가 필요하고,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잠시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하다. 그런데 로직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는 비싸고 데이터 처리량이 늘어날수록 비례적으로 증가한다. 반면 클라우드 기업들은 소프트웨어를 통한 성능 최적화가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는 성능 향상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클라우드는 수많은 서버가 24시간 가동하고 컴퓨팅 파워 배분과 처리가 초단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개선만으로도 처리 가능한 데이터 처리 규모 개선이 매년 기존 대비 수십%씩 향상될 수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는 물리적 한계를 받지 않아 일정 규모를 넘어가면 투입 자원 대비 성능 개선 폭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식당에 비유하면 좌석 수가 적어도 회전율이 높아 수익이 극대화되는 것과 비슷하다. 여기서 좌석과 매장 크기가 메모리라면 조리와 서빙 결제와 좌석 정리를 신속하게 하는 것이 로직 반도체의 역할이다. 식당이 매우 크다면 손님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사전 주문을 받거나 주문량을 미리 예측해 준비하거나 고객 동선과 메뉴 준비 상황을 알려주는 솔루션 등으로 회전률을 높일 수 있다. 클라우드에서 소프트웨어의 역할이다.
클라우드 회사들은 메모리,로직반도체,그리고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경쟁력을 강화한다.
클라우드 회사들은 규모가 크고 고성능 반도체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회사들의 메모리 수요가 약간만 증가해도 가격이 높이 뛰어 메모리 반도체의 전체 비용이 크게 증가한다. 대표 사례가 삼성전자가 아마존 AWS 메모리 반도체 주문 증가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17년과 2018년이다. 하지만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삼성전자는 2017년 수준도 회복하지 못했는데, 2017~2018년이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례적인 호황이었고 반대로 아마존 입장에서는 이례적인 비용 지출이 있었다는 의미다.
이런 결과는 클라우드 기업이 2017년과 2018년 이후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줄이기 위해 많이 노력했고, 실제로 성과가 있었음을 보여 준다고 하겠다.
반면 소프트웨어는 많은 회사가 경쟁 중이고, 심지어 클라우드 기업들이 직접 나설 수도 있어 총비용 관리가 용이하다.
로직 반도체의 경우 각 분야별 업체 수는 제한적이지만 다양한 로직 반도체를 조합할 수 있고 로직 반도체에 의한 전체 성능 개선 폭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엔비디아 AI 가속기처럼 대체가 어렵고, 가격이 비싼 경우는 예외적이라 클라우드 기업들이 자체 반도체로 대체하려고 적극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구입을 늘려야 하기에 다른 분야, 특히 메모리 반도체 지출은 오히려 줄일 수 있다. 다만 AI 가속기에 내장되는 HBM 반도체의 수요는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메모리 회사들의 실적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HBM 반도체는 범용적 성격의 전통적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패키징 기술을 기반으로 개별 수요처에 맞춰 제작된다. 온 디바이스를 포함해 앞으로 나올 인공지능과 관련된 메모리 반도체도 HBM과 비슷할 것이다.
ARM은 RISC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설계 라이선스를 제공해 고객들이 RISC 기반으로 반도체를 설계하는 것을 지원하는 회사다. 즉 ARM에 기반한 반도체는 인텔 같은 CISC 기반 반도체보다 소프트웨어 의존도가 높은 방식으로 발전한다.
ARM에 기반한 반도체는 저전력과 빠른 처리 속도라는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고 컴퓨팅 파워를 적게 사용하는 핸드폰에서 주로 사용되었다. 이후 ARM에 기반한 반도체는 핸드폰 성능 개선과 함께 개선되면서 고성능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로 확대되었다.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ARM의 장점인 저전력과 빠른 처리 속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운영비 중 가장 많은 부분이 전력 사용료고, 클라우드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곧장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지원하는 클라우드는 소프트웨어의 성능을 향상시킨다.
클라우드 기술 발전으로 팹리스의 확산이 가속화되어 반도체 설계가 중요해졌다. 특히 반도체 미세화로 인한 성능 개선이 점차 한계에 직면해 감에 따라 반도체 설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사용해 반도체 설계 및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려는 시도마저 나타났다.
구글은 2023년 6월 딥마인드 연구 팀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구글 TPU 반도체 설계를 보다 효율적으로 자동화했다.
구글의 인공지능이 설계한 반도체는 2023년 6월 진행된 프로그래밍 콘테스트에서 2위 반도체보다 30% 향상된 효율성을 보여 주었다.
반도체 설계에 생성형 AI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2022년 3월 개발자 콘퍼런스인 GTC 2023에서 TSMC, ASML, 시놉시스와의 협업을 통해 2나노 노광 공정을 개선하는 인공지능 개발을 발표했다.
헬스케어 분야는 의약품 제조보다 신약 개발과 임상·진료에서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적용이 두드러진다. 특히 코로나 19에 큰 성과를 기록한 mRNA 백신을 통해 인공지능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일이 대중적으로 확산되었다.
엔비디아는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 외에 소프트웨어 솔루션도 제공한다. 엔비디아는 벤츠와 BMW 공장을 테슬라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디지털 트윈 등을 지원했고, 아마존 물류 로봇에 필요한 시뮬레이션 솔루션을 제공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디지털 트윈, 자사 VR 기기인 홀로렌즈2, 로우 코딩Low-Coding 혹은 노코딩No-Coding 기술 등을 접목해 고객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원하고 있다. 오픈AI는 2023년 하반기 API를 공개하면서 기업 서비스와 결합하는 모델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오픈AI가 2023년 11월의 이사진-경영진과의 갈등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향력이 더 커진 것은 기업 대상 사업 확장 측면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기술은 신기하고 멋있게 보이지만 당장 우리 현실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하는 기술이 아니라, 그동안 축적된 기술적 역량을 기반으로 바로 가시적 변화를 일으킬 도구들이다. 온라인에서도 큰 변화가 나타나겠지만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현실을 바꾸면 더 크게 체감할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력 강화와 하이브리드 전략의 채택은 IT 산업의 안보적 중요도를 높여 주었다. 하이브리드 전략은 사이버 공격, 허위 정보 유포, 경제적 압박 등의 비군사적 방법과 군사 행동을 결합해 적국을 공격하는 전략
특히 중국의 행보가 주목받았다. 2015년에 중국은 우주 작전, 사이버 전쟁, 정보전, 전자전 업무를 수행하는 전략 지원군을 육해공군과는 별도의 편제로 만들었다. 전략 지원군은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로켓군과 함께 시진핑 시대의 중국 인민해방군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국가 차원의 사이버 공격 으로 알려진 2007년 에스토니아 사이버 공격보다 이른, 2003년 미국과 영국 정부의 전산 시스템을 공격한 타이탄 레인Titan Rain 사건의 배후로 여겨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IT 산업의 안보적 측면을 더 부각시켰다. IT 산업 관점에서 간략히 정리하면 ① 스타링크를 통한 위성통신과 감시, ② 효과적인 지휘 통제와 정보통신 기술을 결합한 C6ISR, ③ 사이버 해킹과 온라인 선전 및 선동, ④ 무기 체계에 사용될 반도체 국산화, ⑤ 민간 IT와 우주 산업 기업과 군과의 제휴 등에서 중요성이 커졌다.
반도체 시장 판도를 바꾸는 미국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확산은 모든 산업의 생산성을 크게 높인다. 그리고 이로 인해 IT 기술의 안보적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오늘날의 전쟁은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는 총력전 개념으로, 국가 핵심 산업의 생산성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
한 나라의 생산성은 클라우드와 소프트웨어 기반의 IT 기술에 좌우될 수 있다.
2021년과 2022년에 미국 국방부가 자체 예산으로 자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지원하고, 2021년 미국 국방부의 예산을 결정하는 국방수권법의 일부로 미국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는 CHIPSCongress passed the Creating Helpful Incentives to Produce Semiconductors 법안이 처음 제안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경쟁력 관점에서 미국의 유일한 병목이 첨단 반도체의 자체 생산력 부재이기 때문이다.
미국 내 대규모 제조 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총 390억 달러에 달하는 1차 CHIPS 법안 인센티브가 2023년 2월에 나왔지만, 그동안 해당 자금이 업체에 배분되지 않은 채로 복잡한 협상이 진행 중이었다.
미국 증시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반도체 주식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여기서 그 첫 대상이 전통 반도체 회사가 아닌 방위 산업 대표 주자인 BAE 시스템스라는 사실은 시사점이 크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방산업체를 첫 계약자로 선정한 것은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또한 “중요한 첨단기술을 세계의 한 지역이나 한 국가에만 의존함으로써 국가 안보를 놓고 도박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날 그는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 Mate Pro 60에서 확인된 반도체 혁신에 대해 ‘가능한 한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T 산업을 안보적 차원에서 바라보는 접근은 필연적으로 규제를 수반하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같은 산업의 초기 단계에서 정부가 표준을 설정하면 사업의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국가 차원에서의 대규모 지원책이 나올 수 있다.
그러니 투자자는 규제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정부 지원에 따른 새로운 기회를 극대화하는 대응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미국 정부가 자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을 유도하면서, 인텔이 큰 수혜를 본 게 대표적이다. 인텔은 미국에서 10나노 이하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이 가능한 유일한 업체인데 주요 방위 산업에 필요한 첨단 반도체를 납품하는 핵심 방위 산업체다.
미국 정부로서는 안보적 측면에서 인텔은 반드시 키워야 할 기업이다. 미국 국방부가 자체 예산으로 2020년 전후 인텔 패키징 기술 개발에 보조금을 지급한 것이나 인텔이 미국 반도체 지원 법안인 CHIPS 법안에 가장 큰 수혜를 본 것도 이런 이유다. 더욱이 인텔은 2021년 팻 겔싱어Pat Gelsinger 취임 이후 이전의 과오를 딛고 새롭게 부활하는 과정이라 미국 정부의 지원이 더해지면서 순풍에 돛 단 것처럼 회사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경쟁사인 TSMC가 대만이 아닌 미국에서 첨단 공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지연으로 간접적인 수혜를 봤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생산기지를 중국의 공격 위험이 높은 대만에서 다른 나라로 분산시키려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CHIPS 법안에는 미국 내 공장 설립 이외에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을 지원하기 한 ITSIInternational Technology Security and Innovation(국제 기술 보안 및 혁신) 펀드에 5년간 매년 1억 달러씩 총 5억 달러를 지원한다는 내용이 있다. 미국 입장에서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필요한 국가들에게 이 자금이 제공될 수 있다. 일본이 2022-2023년 적극적으로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책들을 발표한 것이나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반도체 산업 유치에 나서는 것은 미국 정부의 지원이 있어서다.
2023년 9월 바이든 대통령이 하노이를 방문해 양국 관계를 격상하고 베트남을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에서 잠재적으로 중요한 플레이어로 지목함 에 따라서 베트남은 반도체 산업 유치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전 세계 반도체 패키징, 조립, 테스트 서비스 분야에서 13%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6번째로 큰 반도체 수출국이다. 말레이시아의 지정학적 안정성과 자연재해 위험이 적은 지리적 특성이 결합된 결과다. 말레이시아에는 2023년 말 세계 최대 규모의 인피니온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 공장과 인텔이 70억 달러를 투자한 3D 패키징 공장이 건설 중이다.
2023년 12월 11일 엔비디아는 베트남에 반도체 설계 허브를 세우겠다고 밝히고, 그 직전에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말레이시아를 잠재적 인공지능 제조 허브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런 변화들은 일본과 동남아시아에 선제적으로 진출한 기업들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의 경쟁력 차이를 확대시킬 수 있다. 전통적인 반도체 제조 강국인 대만과 한국에 집중하는 기업들의 상대적 위상이 약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점에서 본 투자 포인트와 주목할 글로벌 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기본은 클라우드다. 다만 클라우드는 단기적으로 보면 현재와 같은 과점적 구조에서는 큰 변화가 나오기 힘들다.
선호도 순서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인데 기술적 리더십과 고객 및 협력사들과의 네트워크, CEO의 리더십 등에서 차이가 크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일반 기업에 근무하는 현장 근로자들에게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원할 수 있는 노코딩No-Coding 혹은 로우코딩Low-Coding 솔루션을 포함한 다양한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오픈AI와의 제휴를 통한 인공지능 역량까지 갖춤으로써 투자자들로부터 최선호주로 꼽힌다.
반면 아마존은 IT 기반의 문화가 다소 약해서 선점 효과에도 불구하고 점유율 하락이 우려된다. 특히 클라우드 산업이 인공지능 활성화로 큰 변화에 직면했기에 기술적 리더십과 CEO의 리더십에 따른 변화가 더욱 중요해졌다. 한편 후발 클라우드 기업들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안보 이슈로 중국 클라우드 기업들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 소프트웨어 기업
클라우드 다음으로 주목할 분야가 소프트웨어다.
대표적으로 서비스나우NOW, 세일즈포스CRM, 어도비ADBE, 먼데이닷컴MNDY, 아틀란시안TEAM, 유아이패스PATH 다이나트레이스DT, 스노우플레이크SNOW, 크라우드 스트라이크CRWD, 퀄리스QLYS, 지스케일러ZS 등이 있다.
보안 기업들의 강세가 유독 눈에 띄는데, 하드웨어를 포함한 기업인 팔로알토 네트웍스PANW와 체크 포인트 소프트웨어CHKP가 강세를 보였다. 보안 기업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느 회사가 유망한가를 알기가 쉽지 않지만 팬데믹이 지난 2023년에 강세를 보인 기업은 어느 정도 신뢰할 만하다.
미국에서는 클라우드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하지만 일본과 한국으로 넘어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두 나라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재벌’ 시스템이 존재하고 소프트웨어 마인드도 약해 미국처럼 독립적인 클라우드나 소프트웨어 기업에게는 기회가 제한적이다. 따라서 재벌 계열 기업들 중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춘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 기업 히타치(6501)와 NEC(6701)를 주목하라. 재벌 시스템에서 시작했지만 다양한 오프라인 기업들을 제대로 이해하여 이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잘 지원하면서도 소프트웨어 중심의 핵심 경쟁력도 탄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평이다.
반도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구현하는 최고 핵심 부품이다. 다만 종류가 여럿이고, 그 안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따른 수혜는 분야별로 천차만별이라 인공지능과 직접 관련된 반도체에만 집중하는 쪽이 효율적이다. 2024년에 인공지능 반도체와 관련하여 집중해서 볼 분야는 ① AI 가속기와 파운드리, ② 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IP·디자인하우스, ③ 고급 패키징과 검사·테스트다. 해당 분야의 기업들을 선별할 때에는 생태계 구축과 안보 논리까지 종합하여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에서 클라우드 업체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심지어 클라우드 기업들이 직접 반도체를 생산하며, 안보 이슈도 더해져 각자 자신의 필요에 따른 반도체 설계가 늘고 있다. 또 반도체 성능에서 웨이퍼 미세화보다 설계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측면의 중요성이 커지는 중이다. 이런 관점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분야가 반도체 설계를 지원하는 툴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EDA·IP·디자인하우스 업체들이다. 대표적인 회사가 글로벌 EDA 과점 회사인 시놉시스SNPS와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CDNS다.
IP 기업 중 2023년 하반기에 상장한 ARM은 사업 특성상 가격 인상이 쉽지 않고 높은 시가총액에 상장되어서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다. 반도체 칩 내부의 전자회로를 설계하는 디자인하우스는 대형 파운드리와의 제휴가 중요하다. 그래서 보통 TSMC, 삼성전자 같은 대형 파운드리 회사들과 밀접한 배타적 제휴 관계를 맺는다.
디자인하우스 중 상장된 회사는 TSMC와 제휴하고 대만에 상장된 GUC와 알칩Alchip, 삼성전자와 제휴한 에이디테크놀로지(200710)가 있다.
반도체 공정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고급 패키징과 그와 밀접한 검사·테스트 관련 기업들 중 세계적으로 기술력이 입증된 선두 업체들은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주목해야 한다.
반도체 절삭과 가공 분야 세계 1위인 디스코(6146), 반도체 몰딩 장비 분야의 부동의 세계 1위 토와(6315), 고급 패키징 전용 본딩 장비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이지만 네덜란드에 상장된 BESI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홍콩에 상장된 ASM 퍼시픽 테크놀로지(00522, 홍콩), 이기종 컴퓨팅 결합에 사용되는 레이저 어닐링과 고급 패키징에 사용되는 인터포저 노광 공정용 장비를 생산하는 비코 인스트루먼츠VECO, 역시 고급 패키징에 사용되는 노광 장비를 생산하는 캐논(7751)과 우시오전기(6925) 등이 있다.
또한 검사·테스트와 직접 관련된 장비 회사들 중에서 반도체 웨이퍼·패널의 광학 계측과 결함을 검사하고, 그에 따른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솔루션을 제공한 온투 이노베이션ONTO, 반도체 검사·측정과 반도체 공정 제어와 수율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KLAKLAC, 이스라엘 기반 반도체 전공정에 걸친 검사와 계측 장비를 공급하는 컴텍CAMT, 반도체 테스트 장비 시장의 세계 1위인 어드밴테스트(6857) 등이 있다.
한편 고급 패키징이 강조되면서 전통적으로 저부가가치 서비스에 그쳤던 OSAT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 관련 업체들 중에서 고급 패키징으로 사업을 확대 중인 일부 상위 업체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업계 1위와 2위는 각각 ASE 테크놀로지ASX와 앰코 테코놀로지AMKR로, 미국에 상장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구현을 위한 기초 인프라와 관련 기업들을 보려고 한다. 클라우드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구현할 공장·빌딩에서 통신 솔루션을 제공하는 아리스타 네트웍스ANET가 있다. 얼핏 비슷해 보이는 시스코 시스템즈CSCO와 달리 꾸준히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데, 클라우드 중심의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고 그에 맞는 역량을 갖췄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주 통신과 이미지 제공도 중요하다. 다만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스페이스X는 상장 전이고, 우주 관련 기업들 상당수가 아직은 실적이 미약해 당장 주식 투자 대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꾸준히 점검하면서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구현을 위한 센서나 컨트롤러 영역도 중요하다. 이들 기업들은 2023년 전반적인 설비 투자 침체 등으로 주가는 부진했지만 장기 모멘텀은 여전하고, 2024년 설비 투자가 회복될 수도 있다.
인공지능과의 접목을 통한 자동화 솔루션에 경쟁력을 갖춘 로크웰 오토메이션ROK과 오므론(6645)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