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77%, 코스닥 -11.3%



오늘 우리 증시의 단 하루 하락폭이었다. 사실 미국 경기침체니, 엔캐리 청산이니 하는 이야기들을 들어도 별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오늘 시장은 그런 모든 악재들을 한꺼번에 반영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우리 시장이 이렇게까지 빠져야할 일인지...




<코스피, 코스닥 일봉차트>






다만 오늘 시장의 느낌은 코로나 때의 급락장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새파랗게 질린 장, 10%씩 빠지는 개별종목들을 보면서 '이제는 바닥인가?' 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몇 프로씩 순식간에 빠지는... 아무튼 굉장히 흥미로운 하루였고, 내일의 흐름에 대해 전혀 예측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건 싼 종목들이 엄청나게 많아졌다는 것이고, 우리나라에 전쟁이 발생하지 않는 한 몇 달 뒤에는 꽤나 큰 수익으로 돌아오겠구나 싶었다.



오늘은 한 5% 정도의 현금을 투입해서 보유종목들의 추가매수를 진행했다. 오늘 하루만 -20% 가량 빠진 종목들이 나오기도 해서 부담없이 주을 수 있었다.



오늘같은 시장에서 마음이 편할 수 있었던 것은 6년의 시간동안 투자를 해오면서 모든 모습의 시장을 겪어봤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2018년 말에 시장에 들어왔는데 그 긴 장기 약세장 끝에서 시장에 들어온 덕분에 꽤 편하게 투자를 시작할 수 있었다. 2019년은 횡보장 속에서 5G 관련주에 투자(이제보니 투기였다)했고, 이따금씩 발생했던 급락(ex. 일본 반도체 수출규제)을 경험했다. 지수는 별로 움직이지 않더라도 시장을 앞설 수 있는 모멘텀을 가진 종목에 투자하면 좋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함과 동시에 지수 급락이 발생할 때는 모든 종목이 빠지지만 금세 회복이 된다는 것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2020년은 코로나19 폭락장과 양적완화로 인한 장기 강세장을 겪었다. 운이 좋게도 폭락 이전에 주식 비중을 줄임으로써 폭락을 잘 피해나갔다고 생각했지만 이후 진입에 실패하면서 강세장의 상당 기간에서 의미있는 비중을 싣지 못했다. 결국 2020년 1년동안 코스피가 30.7% 상승하는동안 28.2% 수익률을 기록했다. 2020년을 통해 주가가 완전한 바닥을 찍을 때까지 현금을 들고 기다린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완전한 바닥이라는 건 절대 알 수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현금을 들고 폭락을 피한다고 해도 이후에 펼쳐질 강세장에 제대로 진입할 수 없다.



2021년은 천정에 다다른 주식시장이 금리인상과 함께 하락반전을 시작한 해였다. 웬만한 주식들의 밸류가 비싼 상황이었고, 그동안 비싼 주식들도 너무 잘 올랐었기 때문에... 밸류에 대한 부담과 고민의 정도가 상당히 낮아진 시기였다.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주식(급성장X, 매년 매출성장 10% 정도)에 PER 50배를 줘도 적당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힐 때쯤, 주식시장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대부분 종목들의 컨센서스도 좋았기 때문에 돌이켜보면 팔아야할 시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이 성장할 것에 비해 싸지고 있다고 생각하여 추가 매수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2020년에 제대로 먹지 못한 것을 2021년 끄트머리에서 먹고자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웬만큼 싸면 그냥 사는게 좋다는 생각이다.



2022년은 코스피가 -14.4%, 코스닥이 -24.9% 하락한 장기 약세장이었고 2023년은 이차전지가 주도한 쏠림이 극심한 회복장이었다. 그리고 올해 역시 가는 종목들만 가는, 그런 상승장이었다.



장기 약세장, 급락장, 폭락장, 장기 강세장, 횡보장을 다 겪다보니 어떤 시장이든 예상치 못한 시기에,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머릿속에 새기게 되었고, 결국 좋은 종목을 들고 '시간' 이라는 요소를 넣으면 계좌는 회복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히 공부를 하거나 지난 차트를 돌려보는 것만으로는 절대 익힐 수 없는 소중한 것이라 생각한다.





<금일 추가매수한 종목들의 일봉일지차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