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고물가로 인해 소비가 줄어들고 이커머스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대형마트들은 침체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 중 홈플러스는 최근 3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이커머스 및 경쟁사들에 밀려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지 9년이 지나면서, 직원과 점포 수는 대폭 줄었고 실적도 악화되면서 기업 가치도 하락하고 있습니다. 업계 전반의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매물로 나와 있는 홈플러스를 인수할 만한 적당한 후보도 찾기 어려워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 중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2014년 27.8%에서 지난해 12.7%로 꾸준히 하락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온라인 유통업체의 매출 비중은 28.4%에서 50.5%로 약 두 배 증가했습니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편리한 주문과 빠른 배송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온라인으로의 소비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오프라인 중심의 대형마트 방문은 급격히 줄어들면서 대형마트사들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습니다. 대형마트 3사 중 선두인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9조 5000억원,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마트가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처음입니다.
업계 2위인 홈플러스는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5000억원대 적자를 냈습니다. 홈플러스의 2023년 회계연도(2023년 3월~2024년 2월) 총매출은 6조 9315억원으로 전 회계연도(6조 6006억원)보다 약 5%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994억원으로 608억원 개선되었으나, 당기순손실은 4459억원에서 5743억원으로 1284억원 늘어나면서 3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습니다. 홈플러스는 고금리 등의 여파로 금융비용이 증가하면서 흑자 전환을 이루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업손실에는 차입금의 이자 비용, 점포 임대에 따른 부채 비용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점포 처분에 따른 자산유동화 수익이 줄어들면서 순손실도 커졌습니다.
홈플러스의 적자 폭은 MBK가 인수하면서 더욱 커졌습니다. MBK는 2015년 대형마트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를 사들이기 위해 7조 20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홈플러스의 성장세는 둔화되었습니다. 홈플러스의 매출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연속 하락했습니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MBK로 넘어가기 전까지는 연간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2021년 1335억원, 2022년 2602억원, 2023년 19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MBK가 홈플러스를 경영하는 동안 기업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MBK는 홈플러스 인수금융 4조 300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 경기 안산점 등 20여 개 점포를 폐점하거나 매각 후 재임차(S&LB) 방식으로 매각했습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홈플러스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실적 반등이 어려우며, 자산 매각 등으로 재무 안전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기업어음·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강등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점포 수와 직원 수가 줄고 있습니다. 점포 수는 2019년 6월 말 140개에서 지난해 6월 말 131개로 감소했습니다. 올해에는 전국 홈플러스 4개 점포가 사라질 예정입니다. 지난 2월 부산 서면점, 6월 서울 목동점이 폐점한 데 이어 대전 유성구 서대전점과 경기 안양점도 7월 말에서 8월 중 폐점할 예정입니다. 홈플러스는 또한 부천상동·부천소사·동대문·내당·부산반여·광주계림·순천풍덕 등 11개 점포에 대해 임대 기간 종료에 따른 폐점 또는 자산 유동화를 하겠다고 직원들에게 통보했습니다. 직원 수는 2만 3000명에서 2만명으로 줄어들었으며, 이는 대형마트 3사 중 가장 많은 3000명이 감소한 수치입니다.
오프라인 유통 업계가 이커머스 시장에 주도권을 내주면서 빠르게 침체되면서 홈플러스의 점포 경쟁력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이커머스 성장기에 디지털 전환이 늦어지면서 경쟁에서 밀려 실적이 악화되었다는 분석입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온라인에서 식품을 강화하면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특히 홈플러스는 사모펀드의 경영으로 부실 점포와 우량 점포를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 및 비용 감축에만 몰두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퀵커머스 분야에서는 부분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지만, 본업인 홈플러스 매장에서 수익을 증가시키지 못하면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모펀드 대주주인 MBK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을 진행하면서 노사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K에 대한 조사와 사모펀드를 규제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마트노동조합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사모펀드 MBK의 홈플러스 밀실 분할 매각 비판과 지속 가능한 대안 모색 국회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과 마트노조가 공동으로 주관했습니다.
강우철 마트노조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사모펀드의 또 다른 이름은 기업사냥꾼”이라며 “사모펀드에 의한 피해사례는 차고 넘친다. 노동자의 삶보다 자본의 논리가 극단적으로 작동하는 현장이 바로 사모펀드에 의한 기업 매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강 위원장은 “홈플러스는 MBK에 매각된 이후 시한폭탄 같은 상황 속에서 10년을 채워가고 있다”며 “그 시한폭탄의 초침이 마지막 바퀴를 돌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발제를 맡은 장석우 변호사는 홈플러스의 회계를 분석하여 경영 활동을 다뤘습니다. MBK 인수 전후의 부가가치와 자본 구조,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비교·분석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장 변호사는 “MBK 인수 전후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매출액 감소와 총부가가치 감소”라면서 “인수 후 비교 대상 기간의 매출액은 9조 2000억원, 총부가가치는 1조 8000억원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자체 보유 점포와 투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임대점포의 경우 MBK 인수 전부터 증가하다가 최근 정체 상태에 있다”며 “인원은 감소하고 있지만 총 인건비 지출은 증가하며 노동조건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MBK가 인수 당시 생긴 차입금을 갚기 위해 영업이익을 내도 순손실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SSM 부문을 분할 매각한다면 대형마트 등 나머지 부문의 영업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성혁 민주노동연구원장은 “많은 사모펀드들이 국내 노동자를 위협하고 있다”며 “사모펀드의 수익구조와 폐해를 살펴보고 개선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원장은 사모펀드를 규제하기 위해서는 ‘노동자 보호’가 우선돼야 하며, 단기 과제로 자본시장법 개정을 제시했습니다. 현재 자기자본 대비 4배의 부채를 인정하는 것을 2배로 축소하자는 것입니다. 또한 매각 시 펀드 운용자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하고, 인수기업과의 이해 상충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조치, 노동자들과의 소통 방법 등을 사전에 통지하도록 하는 의무가 신설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원장은 단기적 이익 추구를 억제하고 노동자를 보호하여 장기적인 기업 가치 향상을 강제해야 하며, 국민연금법을 개정하여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 연금의 수탁자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사의 신인의무 대상 확장과 지배주주 책임을 강화하는 등의 구체적 입법 추진도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2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모펀드 MBK의 홈플러스 밀실 분할 매각 비판과 지속 가능한 대안 모색 국회토론회’에서 MBK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쪼개기 매각을 시도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안 위원장은 “익스프레스에 대한 유통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MBK 또한 투자 만기가 다가오면서 분할 매각을 시작했다”면서 “국내에는 대형마트가 포화 상태여서 그 큰 금액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할 기업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MBK가 9년 동안 부동산을 매각해 전국 점포 중 약 70%가 임대 매장이 되었으며, 임대 매장이면서 영업 실적이 낮은 점포의 경우 재임대를 포기하고 폐점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일부 사모펀드의 경우 피인수 기업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과 성장보다는 과도한 비용 감축과 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을 추구하고 있다”며 “로열티 지급 및 배당 확대, 먹튀 매각을 통한 단기 시세차익 실현으로 기업을 황폐화시키고, 노동자와 관련 점주,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팀장은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자금 조달에 대한 공시 의무 부여와 제한 등을 법제화해야 한다며 “위탁운용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운용사를 사전에 검증하고 걸러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MBK는 2015년 테스코로부터 7조 2000억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했습니다. 내년이면 인수 10년차가 됩니다. MBK는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점포를 매각해 현재 약 20여 개의 점포를 매각했고, 11개 매장이 폐점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익스프레스 매장 분할 매각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수익성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일부 점포를 정리하면서 노동조합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노조는 영업을 종료하는 점포가 늘면서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홈플러스는 고용 안정을 최우선으로 두겠다는 입장입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임대계약 만료를 이유로 동청주점과 안산선부점의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라고 16일 사내망을 통해 직원들에게 알렸습니다. 홈플러스 사측은 이들 점포의 폐점을 결정한 이유를 실적 부진의 장기화로 인한 영업 손실 누적과 임대 계약 기간 만료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로써 홈플러스의 전체 129개 점포 가운데 11개 점포가 폐점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홈플러스 노조에 따르면 동청주점과 안산선부점을 포함해 광주계림점, 내당점, 동대문점, 부산반여점, 부천상동점, 부천소사점, 서대전점, 순천풍덕점, 안양점(이상 가나다순) 등 11곳의 점포가 폐점이 확정되었습니다. 추가 폐점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입니다. 노조에 따르면 2027~2028년 사이 점포 임대 계약 종료 시기를 맞는 점포는 16곳에 달합니다. 이 중 한 곳인 부천상동점은 이미 폐점이 확정되었습니다.
홈플러스 점포의 폐점이 이어지면서 직원과 협력업체, 입점업체 등에서 대량 실업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노조 측의 주장입니다. 노조는 "홈플러스의 덩치를 줄이기 위해 계속 폐점을 이어간다면 홈플러스를 기반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직영직원, 협력 및 외주직원, 입점업주 등 대량 실업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노조는 이 같은 잇따른 폐점의 원인으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를 지목했습니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사들였습니다. 홈플러스 인수 10년 차를 맞는 2025년 이전에 홈플러스를 되팔기 위해 규모를 줄이는 작업이라는 주장입니다. 또한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고배당을 지급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홈플러스의 잇따른 폐점에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노조는 "홈플러스는 국민이 키운 기업으로서 국가 경제와 고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대량 실업 사태를 막고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정부는 홈플러스의 경영 상황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개입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국가나 국회가 MBK의 행태를 보고만 있다면 대량 실업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지금부터라도 MBK에 대한 조사와 사모펀드를 규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이에 대해 즉각 반박했습니다. 홈플러스는 회사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노조가) 회사가 검토한 바 없는 임대 점포 계약 종료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호도하는 자료를 배포해 직원들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회사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홈플러스는 "고용안정 우선 원칙은 변치 않는 회사의 약속"이라며 "전사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타사들과 달리 홈플러스는 자산유동화 및 임대계약 종료 점포 직원들을 포함해 단 한 번도 인위적인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을 시행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업 종료가 결정된 점포 직원들에게는 고용 승계 약속은 물론 '고용안정 지원제도'를 시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용안정 지원제도는 영업을 종료하는 점포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의 원활한 재배치를 돕는 제도로, 해당 점포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은 3차례 이상의 면담을 거쳐 재배치를 원하는 점포의 희망 리스트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재배치를 희망하는 홈플러스 점포가 없다면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로도 배치할 수 있으며, 영업 종료 대상 점포에서 근무하는 직원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포함되었습니다. 홈플러스 노사는 2024년 임단협에서 자산유동화 점포에만 적용되던 고용안정 지원제도를 임대계약 종료 점포에도 확대 적용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점포 폐점은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홈플러스는 "노조는 점포 수가 계속 줄어들어 직원들의 고용이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만성적자 점포의 영업을 종료함으로써 수익성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자산유동화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향후 성장성이 높은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과 온라인부문 투자를 확대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폐점을 결정한 11곳 중 일부 점포는 누적된 적자로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고도 했습니다. 홈플러스는 "두 점포(동청주·안산선부) 모두 장기간 적자였던 점포로 무리하게 임대계약을 연장할 그 어떤 요인도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임대계약이 종료됐거나 종료가 임박한 월드컵점, 면목점, 병점점, 영도점은 주변 상권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임대주와 협의하여 계약을 연장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영업 종료가 예정된 점포 가운데서도 7개 점포는 재개발 완료 후 다시 입점할 예정입니다. 재입점을 계획 중인 점포는 부천상동점, 동대문점, 내당점, 부산반여점, 광주계림점, 순천풍덕점, 부천소사점입니다. 다만 동청주점, 안산선부점, 서대전점, 안양점은 재입점 없이 그대로 영업을 종료할 예정입니다. 2027년 이후 계약 종료 시기를 앞둔 점포가 16개에 달한다는 노조의 지적에 대해서는 "주변 상권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점포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홈플러스와 노조는 사측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매각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노조는 이번 매각 추진을 '밀실 분할 매각'이라고 지적하며 매각 시 구체적인 고용 보장 방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이번 매각 추진이 사업역량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라며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전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매각을 추진 중인 홈플러스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 이어 쿠팡, 농협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됐으나 해당 기업들이 이를 잇따라 부인했습니다. 노조와의 갈등마저 심화되면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새 주인 찾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지난 14일 서울 내 지역농협 한 곳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일부 점포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보도에 대해 “추진 중인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쿠팡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설도 나왔으나, 쿠팡 측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처럼 매각을 추진 중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인수할 유력 후보로 거론되었던 기업들이 잇따라 인수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2004년 출범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GS더프레쉬(GS리테일), 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 롯데슈퍼(롯데쇼핑)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대표 SSM 업체입니다. 매장 대부분(235개)이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고 경기권 2곳에 자체 냉장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어 퀵커머스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기존 국내 유통기업은 물론, 이커머스 업체도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인수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유통업계는 고금리와 소비 심리 침체로 업황이 좋지 않습니다. 희망퇴직을 받고 손실 사업을 정리하는 등 조직 슬림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또한 인수합병 시장에 SSG닷컴, 11번가 등 인수자를 찾지 못한 매물이 쌓여 있는 상황입니다. 투자업계가 예상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몸값은 8000억~1조원으로, 이를 감당할 만한 인수 후보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입니다. 결국 매각 성사의 핵심은 ‘가격’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인수합병(M&A)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매각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자, MBK가 알리나 쿠팡을 끌어들여 ‘몸값 띄우기’ 액션을 취한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지난달 13일에는 알리익스프레스의 모회사 알리바바그룹 중국 본사 관계자들이 홈플러스 서울 강서 본점을 방문하면서 알리가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었으나 “인수합병 논의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통시장에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물이 ‘뜨거운 감자’인지는 의문”이라며 “MBK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몸값을 의도적으로 띄우기 위해 투자업계를 통해 인수설을 흘리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언론플레이가 오히려 반감을 살 수도 있다”며 “소문은 무성하지만 당장 인수에 나설 곳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