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수요 정체, 일명 '캐즘(Chasm)',로 인해 한국 배터리업계가 심각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 목표를 대폭 낮추었고, 삼성SDI와 SK온도 저조한 성적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95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7.6%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에 따른 공제액을 제외하면 2,5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고객사들의 전기차 생산량 조정과 메탈 가격 약세로 인한 판가 하락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삼성SDI와 SK온도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SDI는 전년 동기 대비 24.8% 감소한 영업이익을, SK온은 3,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로 대폭 축소하였고, IRA에 따른 수혜 규모도 기존 예상보다 낮춰 잡았습니다.
배터리업계는 캐즘의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미국 미시간주 랜싱의 3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애리조나주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전용 공장 건설도 착공 두 달 만에 일시 중단했습니다. SK온은 설비투자 규모를 점차 줄일 전망입니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국내 배터리 업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재집권 시 연비 규제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전기차 수요 성장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미국 내 입지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하반기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신모델 출시가 예정되어 있으며, 일부 OEM 업체의 재고 확충 요청도 있어 긍정적인 시그널도 존재합니다. 박세영 노무라금융투자 본부장은 내년 하반기쯤 캐즘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대규모 전력망 프로젝트 공급 물량 증가로 ESS 매출 및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넥스트에라에너지에 1조원대 규모의 ESS용 배터리를 납품할 예정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르노의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LFP 배터리셀을 공급하는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삼성SDI와 SK온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진행 중이며, SK온도 2029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매출 6조1619억원, 영업이익 195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57.6% 감소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간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유럽 주요 고객사의 신차 출시에 따른 출하량 확대, IT 고객사의 프리미엄 제품 수요 대응, 전력망 ESS 판매 확대 등으로 매출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근본적인 경쟁력과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구축해 글로벌 선도기업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대선 결과와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수요의 일시적 정체와 글로벌 고금리 기조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배터리 업계는 내실을 다지고 미래 성장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