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계절적 비수기'를 뚫고 올해 2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스마트폰 수요 회복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LG이노텍은 올해 2분기 매출 4조5천553억원, 영업이익 1천517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6%, 726.2% 증가한 수치입니다. 순이익도 989억원으로 4천684.14% 늘었습니다. 특히 매출은 역대 2분기 가운데 가장 많았습니다.
LG이노텍 측은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전방 정보기술(IT) 수요가 개선되면서 광학솔루션 및 기판소재사업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며 "고부가 제품 공급 확대와 적극적인 내부 원가 개선 활동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LG이노텍 전 사업부가 호실적을 냈습니다. 카메라 모듈 사업을 맡고 있는 광학솔루션사업은 고성능 카메라 모듈 공급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3조6천80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반도체 기판 사업 담당인 기판소재사업은 13% 증가한 3천78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스마트폰 전방 수요 개선으로, RF-SiP 등 스마트폰용 반도체 기판 공급이 늘어난 영향입니다. 차량용 부품 사업을 하는 전장부품사업의 매출은 자율주행 및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DAS)용 차량 통신 부품이 선전하면서 2% 증가한 4천967억원을 달성했습니다.
박지환 LG이노텍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디지털 제조공정 혁신과 생산 운영 효율화를 지속 추진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고부가 제품 중심 사업을 강화해 수익 기반 성장을 꾸준히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센싱·통신·조명 모듈 등 전장 핵심부품,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와 같은 고부가 반도체 기판을 앞세워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구조 고도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LG이노텍이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개발을 마치고 3년 내 양산에 돌입하기로 했습니다. 성장이 가파른 차량용 통신부품 시장 선점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구상입니다. 디지털키는 차량용 열쇠를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에 디지털 형태로 내장한 제품입니다. LG이노텍의 디지털키 솔루션은 디지털키 구현을 위해 차량에 탑재되는 통신부품과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형태입니다. 스마트폰 외에 별도로 자동차 열쇠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고, 도난 위험도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 차량공유 산업이 성장하며 디지털키에 수요가 쏠리고 있습니다. 시장조사 기관 퍼시스턴스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차량용 디지털키 시장은 지난해 30억1670만달러(약 4조1594억원)에서 오는 2033년 113억8130만달러(약 15조6925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LG이노텍은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개발에 40년 이상 축적한 무선통신 기술을 활용해 저전력블루투스(BLE)와 근거리무선통신(NFC) 및 초광대역(UWB)을 모두 구현했습니다. UWB는 BLE 대비 전파방해를 덜 받는 광대역폭 주파수를 활용한 무선통신 기술입니다. 디지털키와 연결된 스마트폰의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 회사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이 추가로 적용돼 스마트폰의 위치를 10㎝ 이내 오차범위로 탐지합니다. 회사 관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으로 기존 디지털키의 오작동이나 미작동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상용화된 셀룰러 기반 원거리통신과 견줘 보안성도 개선되었습니다. 원거리통신은 커버리지가 넓어 원격조정에 따른 해킹 위험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특히 LG이노텍은 자체 개발한 무선통신 해킹 방지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사용자가 승인한 스마트폰 기기에 한해 이 기능이 활성화됩니다. 신제품은 디지털키 표준화 단체인 '카커넥티비티컨소시엄(CCC)'의 최신 표준을 따랐습니다. 국가나 지형, 차종과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이오에스(iOS)와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을 모두 지원합니다.
안전과 편의성을 높인 부가 기능도 강점입니다. LG이노텍이 자체 개발한 레이더를 장착해 차량에 남겨진 '아동감지(CPD)'를 구현했습니다. 아이의 움직임과 미세호흡을 레이더가 감지해 초광대역 신호로 스마트폰에 알립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22년 33명의 아이가 차량에 남겨져 일사병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2025년부터 차량에 CDP 기능을 탑재할 것을 법률로 지정할 예정입니다.
LG이노텍의 디지털키 솔루션 제품은 업계에서 가장 작아 차량설계의 자유도가 높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회사는 무선주파수(RF) 소자와 파워 블록 소자 등 무선통신을 위한 60여개의 부품과 모듈,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까지 명함 한 장보다 작은 크기로 만들었습니다.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의 양산목표 시점은 2027년입니다. 앞서 LG이노텍은 완성차 고객을 대상으로 신제품을 알리고 있습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LG이노텍은 독보적인 무선통신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량 통신부품을 전장부품 사업의 핵심축으로 육성해나갈 것”이라며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글로벌 차량 통신부품 시장의 선도기업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LG이노텍이 반도체 유리기판 공급망 구축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와 협업을 타진하며 본격적인 사업화에 돌입했습니다. 유리 가공 등 초기 기술 확보를 위해 LG디스플레이와도 협력을 진행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글래스관통전극(TGV)·유리 절단 가공 등 반도체 유리기판 핵심 기술을 보유한 회사들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유리기판을 제조하기 위한 기반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상당 부분 기술 협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LG디스플레이가 측면 지원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양사는 초기 반도체 유리기판 기술 확보를 위해 비공식 회의체를 운영하며 공동 대응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에서 팀이 조직돼 공급망에 들어올 수 있는 장비 등 협력사 검토와 기술 협력을 논의했다”며 “두 회사가 각자의 기존 공급망을 토대로 반도체 유리기판 기술 역량을 끌어올리려 했다”고 전했습니다.
LG이노텍은 지난 3월 문혁수 대표가 반도체 유리기판을 준비하고 있다며 사업 착수를 공식화한 바 있습니다. 유리기판은 표면이 매끄럽고 얇게 만들 수 있는 특성 덕분에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급부상 중인 제품입니다. 반도체 칩 성능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어, 시장을 노리고 SK와 삼성이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여기에 LG도 참전하기로 한 것입니다.
SK는 SKC 자회사 앱솔릭스가, 삼성은 삼성전기가 사업을 주도하며 자체 공급망을 조성하고 있지만, LG는 LG이노텍 뿐 아니라 그룹내 대표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가 기술 지원에 나서 눈길을 끕니다. 반도체 유리기판은 유리 가공 기술이 경쟁력을 좌우하는데, 상대적으로 유리 경험이 부족한 LG이노텍을 LG디스플레이가 지원하며 성과를 극대화하려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경쟁사 대비 시장 진
입 시기가 늦은 만큼 빠른 기술 확보로 상용화 속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단 LG디스플레이는 초기 기술 지원에만 관여하고, 유리기판 사업은 LG이노텍이 주도하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LG이노텍이 가세하면서 반도체 유리기판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현재 사업화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앱솔릭스로 손꼽힙니다. 미국 조지아에 소규모 양산 공장을 짓고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삼성전기도 세종에 거점을 두고 시생산(파일럿) 라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들은 빠른 시제품 생산으로 고객사와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어, LG가 맹추격에 성공할지 주목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이 기술 확보와 공급망 점검이 끝나면 구체적인 로드맵을 설정할 것”이라며 “이르면 연말께 투자가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