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한국의 원자력 산업계에 큰 경사가 있었던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대우건설이 체코전력공사가 발주한 원전 입찰에서 '팀코리아'로 참여해 프랑스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이번 성과는 한국이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이후 15년 만에 해외 원전 수출의 명맥을 다시 이어가게 된 것입니다.
체코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
체코의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는 두코바니와 테믈린 지역에 원전 최대 4기를 짓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을 주축으로 대우건설, 두산에너빌리티, 한전기술, 한국원자력연료, 한전KPS가 '팀코리아'를 결성해 수주전에 참여했습니다.
대우건설은 이번 수주를 통해 두코바니에 추가로 건설될 원전 2기(5·6호기)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공식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체코 정부가 테믈린에 추가 원전 2기 건설 추진을 결정할 경우, 팀코리아가 발주사와 단독 협상할 수 있는 우선협상권까지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팀코리아는 발주사와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2025년 3월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입니다. 이후 설계, 인허가 및 각종 건설 준비 절차를 거쳐 2029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대우건설의 역할
대우건설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시공 주간사로 두산에너빌리티와 조인트 벤처를 구성해 주설비공사·기기 설치와 각종 인프라 건설 등 시공 전반을 책임지게 됩니다. 대우건설은 이미 월성 원자력발전소 3·4호기 및 신월성 원자력발전소 1·2호기 주설비공사와 같은 대형 상용원전을 시공한 경험이 있습니다. 또한, 국내 건설사 최초로 요르단에 연구용 원자로를 일괄 수출한 경험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해 대우건설은 75명의 직원을 투입해 21회에 걸쳐 체코 현지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회사 내 원자력 경력 보유 직원 중 15년 이상 근무한 직원은 450명,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은 710명에 이릅니다. 특히, 백정완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현지에서 체코 원전포럼을 개최하여 체코 정부 관계자 및 현지 업체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였습니다.
K원전의 경쟁력
K원전의 특장점 중 하나는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입니다. 이는 대규모 건설 사업을 정해진 시간과 예산 내에서 마무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의 원전 건설 단가는 kW(킬로와트)당 3571달러로, 중국(4174달러), 미국(5833달러), 러시아(6250달러), 프랑스(7931달러) 등에 비해 최대 55% 가까이 낮은 수준입니다.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 당시에도 우리는 경쟁 상대국이었던 프랑스보다 20~30% 낮은 가격과 비교적 짧은 공사 기간을 내세워 우위를 점했습니다. 이번 체코 수주전에서는 가격뿐 아니라 설계 기술까지 인정받아 양대 원전 강국인 미국과 프랑스를 제치고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체코 맞춤형 원전 모델
체코는 입찰 과정에서 자국의 여건에 맞춰 1200MW(메가와트)급 이하 원전 건설을 요구했습니다. 대규모 냉각수를 얻기 어려운 내륙이라는 지리적인 한계와 당시 예측한 전력 수요와 송·배전망 상황을 감안한 조건이었습니다. 한국은 2016년부터 EU(유럽연합) 기준에 맞춰 1000MW급 모델을 개발해오던 중 2021년 개발을 마치고, 2023년 5000여 가지 항목을 만족시키며 EU 인증을 받았습니다. 반면 프랑스는 설계도는 만들었지만 인증을 받지 못한 채 입찰 서류를 제출했고, 미국은 한수원보다 두 세대 뒤떨어진 AP1000 모델로 준비하다 입찰에서 탈락했습니다.
K제조업의 경쟁력
이번 수주전에서 한국 정부는 체코에 원전 건설뿐 아니라 다른 산업 지원책까지 함께 제시했습니다. 현대차, 현대제철, 한화첨단소재, 넥센타이어 등 체코에 이미 진출한 기업뿐 아니라 앞으로 반도체, 전기차, AI(인공지능) 등으로 '산업 지원 패키지'를 확대하며 체코와의 경제 협력을 제안했습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체코에는 한국 기업만 100개 이상 있고, 근로자 1만4000명 이상이 고용돼 있다며, 대표적인 제조업 국가인 체코와 향후 산업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유럽 시장에서의 추가 수출 가능성
한국수력원자력의 이번 수주는 국내 원전 업계에 큰 '훈풍'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수주로 최소 10년 치 일감을 확보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입니다. 유럽 한복판에서 원전 세계 2위 가동국인 프랑스를 꺾은 만큼 네덜란드와 폴란드 등에서의 추가 수주 가능성 역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수원은 폴란드와의 신규 원전 관련 타당성 조사 계약을 준비 중이며, 네덜란드와는 이미 입찰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네덜란드도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전력공사(EDF)의 3파전이라며, 1년 반 정도의 타당성 조사 기간을 거쳐 입찰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기술로 원전을 지어 가동 중인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도 올해 원전 추가 건설 입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마드 알카비 오스트리아 주재 UAE 대사 겸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재 UAE 대표는 17일 로이터통신에 추가 원전이 원자로 2~4기로 구성될 가능성이 크고 올해 입찰 절차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한국 원자력 산업계에 큰 기쁨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번 성과는 K원전의 경쟁력과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전과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체코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폴란드 등 유럽 시장에서의 추가 수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원자력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큰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