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기업의 IR 행사에 참여하기도 하고, 사업보고서와 컨콜자료들을 읽으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전에는 사흘, 나흘이 걸려서야 공부했던 부분인데 이제는 하루종일 이 일만 하니 6배, 7배는 더 많이 보는 듯 하다.



그러면서 한 가지 느끼는 것이 종목풀이 넓어야 한다는 것, 비교기업들과 전후방에 속하는 업종이나 기업에 대해 두루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한 기업에 대해 공부하고 분석을 하다보면, 특히 사업보고서나 IR자료를 통해 공부하다보면 해당 기업이 정말 좋은 투자대상이라는 생각을 가지기 쉽다. 회사에서 이런 자료들을 작성할 때는 단점보다는 장점을 부각시키기 마련이며 항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과 그에 따른 근거들을 나열하기 때문이다. 최근 실적 추이가 좋으면 앞으로도 좋을거라 이야기하고, 나쁘면 앞으로는 좋아질거라 이야기한다.



새로운 기업을 인수하거나 신사업에 진출할 때도 이에 대해 낙관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실제로 이런 케이스들 중 성공한 사례(사업다각화)보다 실패한 사례(사업다악화)가 훨씬 많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회사의 이야기만을 듣고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좋지 못한 결과로 귀결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그래서 A라는 기업을 공부하고 미래에 대해 추정을 할 때는 B, C, D라는 경쟁사들과 A사에 원재료를 공급하는 벤더들, A사의 제품을 사가는 고객사들에 대해서도 함께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A사가 이야기하는 장밋빛 전망에 생각이 묶이지 않고, 산업 내에서 A사의 입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평가할 수 있게 된다. 필립피셔가 이야기했던 '사실수집' 이라는 행위의 목적이 이런 것이고 투자를 잘하시는 분들이 산업 리포트를 공부해라, 종목풀을 넓혀야 한다 등등의 이야기를 자꾸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내가 이 원리를 깨닫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고, 아직까지도 이것을 바탕으로 투자 결정을 내린 케이스가 별로 없다. 그래서 계좌가 이 모양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하반기를 기점으로 더 많은 기업들을 찾아보고 입체적인 분석을 통해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전념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