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기업개요


심텍은 메모리칩이나 전자부품들을 탑재하고 회로를 통해 전기적으로 연결되게 만드는 PCB(Printed Circuit Board:인쇄회로기판)를 제조하는 업체이다. 거의 대부분의 전자기기를 열어보면 반도체가 사용되는데 이에 들어가는 초록색 기판이 바로 PCB이다. 좋은 건물을 짓기 위해선 건물을 잘 만드는 기술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 건물이 자리잡을 땅도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단단한 지반에, 단층이 없는 기반암 위에 건물을 지어야 하는데 이 때 땅의 역할을 하는 것이 PCB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림1. 심텍의 PCB>





이 PCB 기판은 한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버에 들어가는지, 가전제품에 들어가는지, PC에 들어가는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지에 따라 크기와 성능, 설계가 다 다르다. 심텍은 그 중 스마트폰, PC, 서버에 들어가는 PCB의 매출비중이 가장 크지만 기본적으로 다양한 기판들을 만들고 있다.



크게 모듈용 PCB에 해당하는 HDI(High Density Interconnection:고밀도 상호접속)와 반도체 기판인 SPS(Semiconductor Package Substrate)로 구분할 수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SPS의 매출비중이 증가하는 추세이고, 2023년 기준 매출비중은 23 : 77 (2,439억 : 7,980억)이다(그림 2).





<그림2. 심텍의 매출비중 (2023년)>





HDI 부문에 속하는 것은 SSD 모듈 PCB, 메모리 모듈 PCB, Multi-Layer 모듈 PCB, 차량용 PCB로 주로 SSD, 서버 및 PC향 모듈용 기판이 해당되며 SPS 부문은 메모리(BOC, MCP, FC-CSP) 기판과 비메모리(FC-CSP, SiP, CSP) 기판으로 나뉜다.



HDI 부문보다는 SPS 부문이, SPS 안에서도 메모리보다는 비메모리 기판의 이익률이 높아, 현재는 메모리 비중이 80% 가량으로 높지만 비메모리 비중을 점차 높여가고 있는 중이다.





<그림3. 심텍의 제품분류 (붉은 색은 심텍의 주력 기판)>





앞서 이야기했던 바와 같이 심텍의 주력 기판은 스마트폰향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를 패키징하여 만드는 중저가 스마트폰용 기판으로 MCP라 부른다. MCP 기판은 지난해 기준 5,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만들어낸 당사의 핵심 기판으로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SSD용 NAND향으로도 판매된다. 따라서 지난 해 어려웠던 업황을 뒤로 하고 올해는 NAND가 선전하며 매출 턴어라운드를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당사의 또 다른 핵심 기판이라 할 수 있는 FC-CSP 기판은 메모리 부문과 비메모리 부문 모두에 적용되며 메모리에선 그래픽카드용 GDDR6 기판으로 주로 사용된다. GDDR6 시장은 심텍이 세계 시장점유율 70% 수준을 차지하는 시장으로, 매출의 규모 자체는 지난 해 기준 1,300억원으로 작은 편이나 시장이 작다는 특성 탓에 신규 진입의 유인이 작다는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안정적으로 점유율을 유지하며 성장할 수 있는 부문이라고 판단된다. 해당 기판의 다른 용도로,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모바일용 AP를 패키징할 때 사용된다. 또한 SSD 컨트롤러 칩, RCD칩, 데이터 버퍼칩 등에도 사용되며 지속적인 매출 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



심텍이 하이엔드급에 해당하는 FC-BGA 기판을 만들지 않고 FC-CSP 기판을 만드는 것은 FC-BGA 시장은 삼성전기, LG이노텍,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등 다수의 플레이어들이 뛰어들어 경쟁이 매우 치열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쟁강도가 약한 FC-CSP 시장에서 플레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아직까지도 FC-BGA 기판이 공급과잉으로 허덕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심텍의 판단이 결코 틀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Ⅱ. 기업연혁


심텍은 1987년 8월 충북전자로 설립되어 현재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를 포함하여 9개의 공장을 가동중에 있으며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 인텔)과 후공정 패키징 업체(ASE, Amkor, JCET STATS Chip PAC, SPIL, PTI, Quanta Storage), 팹리스 업체(인텔, 미디어텍, HISILICON, 웨스턴디지털, SONY, UNISOC 등)들을 고객사로 둔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림4. 심텍의 연혁>





Ⅲ. 투자 포인트


Ⅲ-1. 반도체 상승 싸이클 진입


AI로부터 촉발된 반도체 업황의 상승 싸이클이 진행중이다. 당사의 대표 고객사이자 한국 메모리 반도체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추이를 보면 23년 1분기에 저점을 형성한 후 반등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5).





<그림5. 삼성전자(위)와 SK하이닉스(아래)의 분기실적 추이>





업황이 매우 나빴던 지난해의 강도 높은 감산, 그리고 HBM(High Bandwidth Memory: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 중심으로의 수요 집중과 전환투자가 이루어지면서 일반 D램과 NAND의 가격도 지난 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HBM으로 인해 SK하이닉스의 실적 반등폭이 매우 가파를 수 있었고 주가 역시 탄력적으로 상승했다. 이에 반해 HBM 부문에서 비교 열위에 놓여있는 삼성전자는 아직까지는 순수 D램과 NAND의 공급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내고 있으며 HBM 프리미엄을 받지 못해 주가도 상대적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시장에서는 ‘삼성전자는 HBM으로 SK하이닉스를 절대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는 ‘시기가 조금 늦어지더라도 삼성전자도 결국에는 HBM의 수율을 잡고 공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시각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일반인의 관점에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제조 기술력, 정확한 공급 일정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통해 투자결정을 내리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결국 1) 삼성전자가 AMD와 인텔에는 HBM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과 2) 엔비디아 역시 구매가격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하기를 원할 것이라는 점, 3) 그동안 삼성전자가 잘 해왔으니 HBM도 잘 해내지 않겠느냐는 일종의 평균회귀와 추세적 사고의 결과가 후자 시각의 근거라고 본다.



다행인 것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고점을 돌파하고서도 +60% 추가로 상승했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전고점에 다다르지도 못했다는 점(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부담)이며, HBM 없이 이번 반도체 상승 사이클만으로도 전고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우선 지금은 AI 반도체, AI 서버, AI 데이터센터, AI PC 등이 각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도 집중되고 이 쪽 분야에서의 실적 급증이 드라마틱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그림 6).





<그림6. 슈퍼마이크로컴퓨터(위)와 엔비디아(아래)의 매출 추이>





그러나 대부분의 서버 및 PC 업체들의 실적은 큰 변화가 없다. 같은 반도체 업계 내에서도 양극화가 심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이며 실제 반도체 업황이 현재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수준만큼 좋아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기에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서버 수요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대만 ASPEED의 매출은 올해들어 약 +93% YoY 증가하고 있으며 기타 대만 IT 업체들의 매출도 대체로 전년보다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그림 7).





<그림7. 대만 IT 업체들 매출 실적 (유진투자증권)>




또한 심텍의 실적 개선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 중 한 곳은 한양디지텍으로, 삼성전자의 메모리와 SSD 모듈의 SMT 사업을 영위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양디지텍은 다수의 기판 업체들로부터 기판을 구입하여 삼성전자로부터 가져온 메모리칩을 실장시키고 테스트 및 패킹을 하여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일을 한다. 즉, 한양디지텍이 바빠질수록 기판 벤더인 심텍의 모듈용 기판 매출 역시 따라 증가하는 형태인 것인데 지난 1분기 한양디지텍의 실적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그림 8)했으며 이러한 추세가 적어도 내년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림8. 한양디지텍 분기별 매출 추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황의 상승 싸이클이 적어도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하에 기판 업체인 심텍의 실적 개선 여력도 크다. 1) 2021년과 2022년 영업이익률의 급격한 상승을 이끌었던 MSAP 공법의 기판 확대, 2) DDR5로의 전환, 3) 비메모리 매출비중 확대와 더불어 4) AI 연산에 필요한 eSSD(기업용 SSD)의 수요 증가에 따른 MCP 및 FC-CSP 기판의 매출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들어 수주잔고가 크게 늘고 있으며 가동률도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 매우 긍정적이다. 당사의 가동률은 기판 업황이 최고조에 다다랐던 22년 1분기 95%, 22년 92%로 마무리했지만 23년 1분기 48%로 급감한 이후, 2분기 56%, 3분기 64%, 23년 4분기 69%로 회복했으며, 24년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68%의 가동률을 기록하였다. 올 하반기까지는 80% 이상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림9. 심텍 분기별 수주잔고 추이>





Ⅳ. 리스크 요인


21년도를 기점으로 심텍의 매출 비중과 공법이 고마진 제품군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멀티플 지표만을 보고 과거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따라서 명확한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지만 현재 심텍의 PBR은 약 2.5배로 지난 8년 평균 PBR보다 살짝 높은 수준이다. 고점 대비 주가가 많이 하락하긴 했으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고 하기에는 어려워 하방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예상대로 실적 개선이 이뤄짐에도 반도체 주도주들의 투심이 꺾이면서 멀티플 디레이팅이 발생한다면 주가의 상승여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제시한다.





<그림10. 심텍 PBR 밴드 차트>




Ⅴ. 재무분석 및 실적추정


<그림11. 심텍 재무상태표 및 현금흐름표>





2023년 말 기준 재고자산 평가충당금은 438억, 24년 1분기 기준 평가충당금은 319억이다. 올해는 기판 수요 증가에 따른 단가 상승으로 평가충당금 환입이 이루어지면서 200~300억 수준의 추가적인 영업이익 개선효과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한다.



심텍의 과거 싸이클과 비교해보면(2019~2020년), 실적이 나빠 자본이 감소할 때 부채비율이 폭증하는 경향성을 보인다. CAPEX를 위해 막대한 양의 차입금과 사채발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019년의 모습이 2023년과 비슷한데, 현금성자산도 2019년에 바닥을 치고 차입금과 전환사채를 통해 버텨냈다. 2020년에 흑자로 전환하면서 차입금을 상환하였고 부채비율도 하락했다. 2023년에도 실적이 꺾이면서 차입금이 증가(올해 1분기에도 이어짐)하여 부채비율이 상승했고, 올해 1분기에 전환사채(1,000억)와 BW(200억)를 발행하면서 부채비율이 더욱 증가했지만 흑자전환에 성공한다면 주가상승과 더불어 자본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며 부채비율은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12. 심텍 손익계산서>





심텍이 비메모리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메모리향 매출비중이 80% 이상이다. 세부적으로 PC(하이싱글), 서버(10% 초반), SSD(30%), 스마트폰(20%), GDDR6(10%), 비메모리(10% 중반)로 구분할 수 있다.



당사의 실적은 1분기까지는 1) 전방 수요의 부진과 2) 재고 소진 진행으로 P와 Q가 크게 늘진 못했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선 확실히 개선 추세(매출액 +40% YoY)에 놓여있다. 4월과 5월의 경우 당사의 핵심 기판 중 하나인 MCP 기판의 수주도 MoM으로 계속 늘고 있어 P와 Q의 동반 성장이 기대된다.



제품군별로 보면, MCP 기판은 작년 5,000억에서 올해 6,000억 매출이 예상(+20% YoY)되고, FC-CSP 기판은 약 850억 증가, 가전향 SoC 350억, SiP 기판도 100억(+20% YoY) 증가, GDDR6용 기판의 경우도 완만한 매출 성장을 기대한다. 4분기에는 CXL 컨트롤러 제품의 FC-CSP 기판 채택 가능성에 힘입어 CXL 부문으로 수백억 수준의 매출이 신규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사측에선 총 3,000억 가량의 매출이 증가를 가이던스를 제시하였다. 올해 2분기에 BEP를 기록한 뒤 하반기에는 2자리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여 24년 연간 영업이익 800억을 전망한다.



늘어난 판관비와 이자비용으로 인해 당기순이익은 2020년에 소폭 못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1분기에 발행한 1,200억원어치의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로 인해 2025년 1분기 이후로 주식수가 약 400만주 늘어나며 주식의 가치가 희석될 요인이 존재하므로 2024년의 EPS부터 3,584만여 주로 나누어 계산하였다.




Ⅵ. 멀티플 산정


심텍의 역사적 PBR을 활용하여 이번 싸이클의 적정 멀티플을 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과거 ROE의 추세와 주가, PBR 사이의 관계를 관찰하였다.





<그림13. 심텍의 ROE와 PBR>





심텍은 2019년 반도체 다운싸이클 때 –39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큰 폭의 ROE 하락을 경험하였다. 이 시기는 SK하이닉스와 같은 대형 반도체 기업도 이익률이 크게 꺾였던 시기였다. 심텍이 최악의 적자를 기록하였던 19년 1분기를 지나 2분기에 주가 저점을 형성한 뒤 상승을 시작하였고,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2022년을 살짝 앞선 2022년 1분기에 최고점을 형성한 뒤 선제적으로 주가가 급락하였다.



이번 반도체 업싸이클에서 당사는 2024년에 10% 수준의 ROE를 보여준 뒤, 2025년 29%의 ROE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과 비슷한 매출을 달성함에도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떨어지고(2022년 고객사의 재고 과대축적), 자본의 규모가 더 커서 ROE 역시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2년 고점과 같은 멀티플을 받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당사의 흑자전환은 이제 시작되었고 적어도 내년까지는 실적의 폭발적인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현재 2.5배 수준의 PBR이 확장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1차적으로 최고 멀티플인 PBR 4배에서 25% 할인한 PBR 3배를 Target으로 설정하며 추가적인 멀티플의 확장은 추후 어닝 서프라이즈의 정도를 보며 판단하기로 한다.



2025년의 적정주가는 50,000원(12MF BPS X Target PBR 3배)으로 제시하며, 현 주가(36,000원) 대비 약 39% 상승여력이 존재한다.



따라서 심텍에 투자의견 [ 매수 ] 와 25년 목표주가 50,000원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한다.




Ⅶ. Valuation







Disclaimer


- 본 리포트의 작성자는 2024년 6월 29일 현재 위 리포트에 언급된 종목의 지분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습니다.

- 본 리포트에는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자의 의견이 정확하게 반영되었음을 확인합니다.

- 본 리포트는 모든 저작권은 작성자에게 있습니다.

- 본 리포트는 작성자의 동의 없이 어떠한 경우에도 어떠한 형태로든 복제, 배포, 전송, 변형, 대여할 수 없습니다.

- 본 리포트에 수록된 내용은 작성자가 신뢰할만한 자료 및 정보로부터 얻어진 것이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음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