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랙탈' 부분을 확대하더라도 확대하기 전과 유사한 모양이 반복되는 기하학적 구조를 '프랙탈 구조'라고 합니다. 프랙탈의 신기한 특징 중 하나로 측정 단위에 따라 표면적이 달라진다는 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서해안은 리아스식 침강 해안으로 해안선이 복잡합니다. 압록강에서 해남까지의 직선거리는 650Km이지만, 해안선 실제 거리는 그 7배가 넘는 4719km 입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실제 거리'라는 것도 산업에서 통용되는 측정자를 기준으로 했을 경우이고 만약 1센티미터 단위로 촘촘하게 측정해본다면 더 길어질 것입니다. 주가 변동을 기록한 차트도 프랙탈입니다. 어떤 차트가 일간 차트이고 주간 차트인지 분간할 수 있나요? x축의 수치를 표시해주지 않는 한 우리는 측정자를 파악할 수 없습니다. 어떤 구간의 주가 차트든 그 구간을 다시 잘게 쪼개서 확대해보면 유사한 모양을 찾을 수 있습니다. 투자를 시작할 때는 '내가 이 게임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즉 '얼마간의 기간에 유의미한 수익률을 달성할 것을 목표로 하는가'에 대해 먼저 대답해야 합니다. 인생에서 투자에 나서는 전체 기간을 의미할 수도 있고, 개별 투자 건의 유효기간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 기간이 1년이라면, 내가 신경 써야 할 주가의 측정자는 대부분의 일간 변동을 무시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반대로 오늘 하루 동안 단기 매매를 통해 수익을 내겠다고 한다면 분단위, 심지어 초 단위의 주가 변동까지 모두 중요할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나는 어떤 타임라인의 주가 변동을 예측하여 수익을 내고자 하는가' 또는 '내가 맞힐 수 있는 주가 변동의 타임라인은 어떤 단위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주식시장은 하나의 시장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게임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마치 일반 승용차와 레이싱카가 공공도로에서 함께 달리는 것과 같습니다.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있어서 차를 가지고 도로에 나왔다면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달하는 것이 나의 미션 아닐까요?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레이싱카를 만났다고 해서, 그 차를 추월해야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안전한 운전을 위해서는 그 차를 무시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어떤 게임을 하느냐는 내가 스스로 정의해야만 합니다. -홍진채, 주식하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