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ETF 업체는 선별리 미래의 성과를 예견하거나 장밋빛 미래를 주장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대부분 다음 두 가지 전략 가운데 하나를 구사한다.

(1) 전체 시장 인덱스펀드를 제공해 투자자가 실시간 매매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게 한다. (언뜻 보면 그럴 듯한 주장 같다.)

(2) 다양하게 세분화된 시장 부문별 인덱스펀드를 개발해 투자자가 자신의 자본(주식 소유권)을 이리저리 이전함으로써 초과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해준다. (말은 그럴 듯한데 실제로는 초과 수익은커녕 오히려 손실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투자자산운용과 포트폴리오 전략에 대한 책임이 액티브 펀드 매니저에서 액티브 펀드 투자자에게로 옮겨가고 있다. 이러한 책임 소재의 전환은 일반 투자자에게 엄청나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과연 투자자에게 도움이 되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별로 그럴 것 같지가 않다는 것이 내 솔직한 생각이다.

좋은 계획의 가장 큰 적은 완벽한 계획을 꿈꾸는 것이다.

19세기 프로이센 장군이자 군사 이론가. 카를 폰 크라우제비츠

부질없는 욕심을 버리고 좋은 계획을 세우는 데 초점을 맞춰라

시간을 초월하는 가치를 지닌 그레이엄의 조언은 이렇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투자수익은 주식매매가 아닌 주식 보유에서 얻어야 한다. 주식을 사서 계속 보유하면서 이자와 배당금 그리고 장기적 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을 챙기는 것이다."

그레이엄은 자신의 조언을 이렇게 정리한다.

"평범한 일반 투자자가 들으면 마음의 위안이 될 것 같은데, 대다수 투자자가 성공하는 데 엄청난 용기와 지식, 판단력, 경험 등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능력치 이상을 욕심내지 않는다면 또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방어적 투자 접근법으로 안전하게 행동한다면 얼마든지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는 일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어렵지 않다. 반면에 탁월한 성과를 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포트폴리오 수익률 차이의 94%는 자산 배분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자산 배분의 기본 모형 : 자산 축적 VS 노후 대비

1.자산 축적을 목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여유자금이 부족하고 생활비를 쪼개서 투자하는 사람보다는 아무래도 좀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며 좀더 공격적인 접근법을 사용한다.

2.앞으로 생산활동에 참여할 시간이 많이 남은 젊은 사람 역시 그렇다. 반면에 나이가 든 사람은 좀더 보수적인 접근법을 선호한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자산 배분 전략을 짤 때 다음 네 가지를 결정해야 한다.

1.우선 주식과 채권 비율에 관한 전략적 선택부터 해야한다.

2.시장수익률에 따라 자산 배분 비율을 바꾸는 이른바 변동비율로 갈 것인지 아니면 고정비율로 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고정비율을 선택하는 것은 위험 수준을 낮추는 데 주안점을 두는 신중한 접근법으로 대다수의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그러나 '정기적' 비율 재조정마저도 하지 않고 원래의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유지하면 장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율를 기대할 수 있다.

3.전술적 배분 요소를 채택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즉 시장 상황에 맞춰 주식과 채권 비율을 연동해 조정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주식과 채권 비율을 수시로 조정하면 수익이 증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결론적으로 말해 평범한 일반 투자자라면 전술적 배분 비율 모형은 피해야 한다.

4.매우 중요한 결정 사항으로서 액티브 펀드로 할지 아니면 전통적 인덱스펀드로 할지 정해야 한다.

비용 수준이 낮으면 저위험 포트폴리오라도 고위험 포트폴리오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투자의 세계는 안개가 잔뜩 낀 불확실한 세상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도 꽤 많다.

-투자 시작 시점은 가능한 빠를수록 좋다. 그리고 투자를 시작했으면 그때부터 꾸준히 자금을 비축해둬야 한다.

-투자에는 위험이 따른다. 그러나 투자를 하지 않으면 재정난을 겪을 것이 뻔하다.

-주식과 채권시장의 수익원을 알고 있다. 그리고 투자에 대한 통찰력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펀드매니저와 투자방식을 선택하는 일 뿐 아니라 개별 주식 종목을 선택하는 데 따른 위험은 전통적 인덱스펀드를 통한 다각화 전략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그리고 나면 시장 위험만 남게 된다.

-비용이 중요하다. 특히나 비용은 장기적으로 수익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므로 반드시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세금도 중요하다. 이 또한 최소화해야 한다.

-시장을 이기는 투자 시점을 정확히 선택하는 것도 본질적으로 자기 모순적이다. 소수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르나 논리적으로 다수는 절대로 이를 달성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 잘 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내일 어떻게 될지 잘 모른다. 앞으로 10년 후에 어떻게 될지는 더더구나 알 수 없다. 그러나 현명하게 자산배분을 하고 합리적으로 투자 선택을 하면 성공투자로 가는 길에 숱한 장애물을 잘 극복하고 있고 순탄하게 투자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AQR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설립자 겸 운영자 클리포드 애스니스가 한 말에 귀 기울여 보기 바란다.

"기본적으로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는 다들 안다. 다이어트 방법 혹은 다이어트에 관한 책에 비유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체중을 줄여 멋진 몸매로 만드는 방법이 무엇인지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덜 먹고 운동을 많이 하면 된다. 그러나 이렇게 간단한 방법인데도 사실 실천하기는 어렵다. 투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바람직한 재무설계나 투자방법이라고 권하는 내용 자체가 사실 매우 단순핟. 그러나 말처럼 쉽지는 않다는 것이 문제다.

투자를 다각화하라, 비용 수준을 낮춰라, 시장 상황에 맞춰 융통성을 발휘하라, 덜 쓰고 더 많이 모아라, 얼토당토않은 미래 수익을 기대하지 마라, 공짜 점심처럼 보이는 것도 절대로 공짜가 아니니 다시 한 번 확인하라 등등..

또 주식시장의 급변하는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마라, 일단 투자를 했으면 중간에 포트폴리오에 자꾸 손대지 마라. 히포크라테스 식으로 말하자면 이렇다. 해를 끼치지 마라! 특효약 같은 것은 필요 없다. 현재 다양한 자산군의 기대 수익은 역대 기준으로 봐도 낮은 수준이라는 사실이 크게 변하지는 않는다. 무조건 기본을 지켜라. 그것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