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소에 올라온 글들을 엮어서 만들어진 전자책입니다. 이번 의대정원사태에 대해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의견이죠.
투자자는 시대흐름에 밝아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서 이번 의대 정원 사태는 사회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한번씩 읽어보시고 앞으로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상상해보았으며 합니다.
우리나라가 저수가 인데도 의사,병원들이 돈을 잘 버는 이유는 진료를 많이 하는 것
소위 '3분 진료' 찍어내듯 진료를 하고 재진료 시키고 과잉진료 시킴.
이 회전수 늘리기의 장점은 국민들이 병원을 싸고 쉽게 올 수 있는 것. 영국 같은 공공 의료 국가는 병원 문턱이 높고 미국 같은 민간 의료 국가는 가격이 비쌈.
이 방식의 약한 고리는 '중증질환' 그리고 이 중증질환이 의대 정원 사태와 직결되는 급소임. 중증은 회전수를 늘릴 수 없음. 이를 해결했던 방법이 다음 세대 의사들을 여기 투입해서 갈아넣음. 그것이 전공의.
전공의들이 숙련도는 낮으나 전문의 세 명분의 노동량으로 이를 커버
전공의들은 이 부당한 대우를 수련 과정이 끝나고 전문의가 되면 그만한 보상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견딤. 몇허만 가지고 일반의로 나가면 페이닥터도 못하고 개업 밖에 길이 없지만 전문의 따고 그 다음에 교수를 하던 페이닥터를 하던 개업을 하던 선택권이 주어짐. 사실상 전공의 과정을 필수 코스를 받아들인 것.
일종의 암묵적 동맹. 정부는 저수가를, 병원은 고수익을, 의사는 면허를 통한 보호를 얻었던 것임. 그리고 이 결과로 환자는 높은 의료 접근성과 낮은 비용을 동시에 얻어왔음.
의사 특히 필수의료 의사가 더 늘었으면 좋겠지만 지금처럼 2000명을 갑자기 늘려버리면 과학기술 분야로 갈 인적자원을 빨아들일 것. 의사가 늘어서 초과진료가 늘어날 것이다 같은 반대의견 말고 당장 응급실처럼 환자생명이 걸린 현장에서 문제가 생길 것
지금 중요한 건 '의사 면허의 가치' 가 아니라 '전공의 수련을 거친 전문의 자격증의 가치' 가 어떻게 바뀌느냐 임.
의사 면허를 가지면 갈 수 있는 길이 몇개 있는데 이게 '일반의 개업 시장' 임. 피부미용,통증의료 등
여기는 의사 면허가 필요할 뿐 건강보험 체제랑 크게 상관없는, 사실상 민간 서비스 시장.
소득은 개업의 -> 봉직의(페이닥터) -> 교수 순으로 높음. 민간 시장에 가까울수록 더 잘 버는 구조. 대신 공적 영역에 가까운 필수의료, 3차 의료기관 교수들은 명예와 보람을 얻음. 그러나 그것도 어느 정도지, 개업의 소득이 너무 높아지면 인력이 그 쪽으로 흘러가서 필수의료 인력은 늘어날 수가 없음.
정부의 증원 논리는 "의사 공급이 늘어나면 개업의 시장 경쟁이 치열해져서 기대소득이 줄 것이고, 그러면 필수의료 종사자가 늘어날 것이다" 임.
그러나 '면허의 가치'가 낮아지는 효과보다 "전문의 자격증의 가치"가 낮아지는 효과가 더 빠르고 클 것임. 최소한, 지금 전공의와 미래 세대인 의대생들이 그렇게 확신하고 있다는 게 문제의 핵심.
현재도 민간 시장이 돈을 너무 잘벌면서 전공의 수련 과정을 생략하는 경향이 점점 커지고 있었음. 지금 남아있는 전공의 들은 순진한 친구들임.
이런 환경에서 의대 정원이 해마다 2000명 씩 10년동안 늘어버리면 '개업의 시장이 경쟁이 심화되니 이쪽에 남아야 겠다' 가 아니라 '매년 2000명씩 쏟아지니 그 전에 개업해서 바짝 벌어야 겠구나' 가 되어버림.
전공의에 시간 투자하면 손해가 너무 커졌으니까 무조건 빨리 나가는게 이득이다가 되어버리는 것. 문제는 이 전공의라는 기둥 위에 한국 사회가 중증 대응을 사실상 전부 올려 놓았음.
이렇게 되면 우리 사회가 아주 어려운 선택에 몰릴 것.
1.중증 의료 공백을 감수한다.
2.크게 높아질 중증 의료 비용을 건강보험료를 올려서 국민들이 감당한다.
이미 그렇게 된 곳이 소아과. 소아과 대란이라지만 원래 있던 소아과는 장사 잘 하고 있음. 문제는 소아과 지원율이 바닥이니까 전공의가 유입이 안됨. 전공의가 끊기면 응급실이 멈춤. 광주 전남을 합쳐서 소아 응급 진료를 하는 병원이 3 곳. 점점 더 줄어드는 중
죽고 사는 질병에 대응할 역량이 절반 이상 증발할 것. 이 상황 대한 대책이 없음. 지금 전공의들 협박해서 주저앉히더라도 다음 세대 의대생들이 안 들어오는 것은 해결 못함.
의사를 늘리는 것은 좋지만 이런 식으로 늘리면 당장 모두가 전공의를 할 생각을 접게 만드는 그런 방식
의사협회에서 말하는 수가를 올려서 '안'과 '밖'의 소득을 맞추자와 정부가 말하는 민간의 경쟁을 심화시키고 소득을 낮춰서 '안'과 '밖'을 맞추자는 것 둘다 불가능한 얘기
필수의료 부문의 의사들을 강화하려면
1.필수의료 전공 후 자신의 전공 분야를 계속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함.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야 함. 현재는 대부분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곳은 대학병원 뿐이라 다른 진로를 찾아야 함.
2.경제적 보상이 따라야 함.
3.유무형의 존중. 필수의료 전공자는 필연적으로 소송이나 민원 등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음.
의료 사회계약을 장기적으로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수 많은 노력이 필요함. 정부,의료계,시민 3개의 축이 모두 협상테이블에 올라와야 합니다. 셋 모두 힘든 현실을 자각하고 한발자국씩 양보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없음. 특히 국민들이 고통을 기꺼이 감수해주어야 함. 의료 이용을 최대한 줄이고(우리나라 의료 이용률 OECD평균 2배) 그러면서 더 많은 의료비 지출을 감내해야 함. 그렇지 않으면 정부도 의료계도 지금처럼 싸우는거 말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