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쓴 편지

너는 네가 비싼 차, 고급 시계, 대궐 같은 집을 원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장담하건데 너는 그런 것들을 원하지 않는다. 네가 원하는 것은 남들로부터의 존경과 칭찬이다. 비싼 물건들이 존경과 칭찬을 불어올 거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나 네가 존경과 칭찬을 받고 싶은, 그런 훌륭한 사람이라면 말이다.


대부분 백만장자가 되고 싶다고 할 때, 그 실제 의미는 '나는 백만달러를 쓰고 싶어요.'라는 뜻일 수도 있다.

부를 쌓는 것은 소득, 투자수익률과 거의 관계가 없다. 저축률과 관계가 깊다.

개인의 저축과 검소함은 돈의 방정식에서 우리가 더 많이 조종할 수 있는 부분이고, 미래에도 지금만큼이나 효과적일 것이 확실하다.

은행에 있는 현금은 인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선택을 우리 스스로 할 수 있게 만든다.

우리가 커리어를 바꾸고 싶을 때, 일찍 은퇴하고 싶을 때, 어떤 걱정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을 대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그래서 뭐? 금리가 급등하면 마지막 급등과 비슷할까, 아니면 그전 급등과 비슷할까? 자산의 종류가 달라도 비슷하게 움직일까, 똑같이 움직일까, 정반대로 움직일까?

투자를 하면서 1987년,2000년,2008년 사건을 겪은 사람들은 여러 가지 다른 종류의 시장을 경험한 셈이다. 또 다른 한 편으로 보면 이런 경험들이 지나친 자신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전의 결과에 얽매이지 않을까?"

역사는 경제나 주식시장의 미래에 대해 잘못된 가이드가 될 수 있다. 오늘날 세상에서 중요한 구조적 변화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 퇴직연금 제도가 생긴지 42년이 됐다. 개인연금 제도는 1990년대에 만들어졌다. 그러니 오늘날 은퇴에 대비해 미국인들이 돈을 어떻게 모으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나 개인금융에 대한 조언은 불과 한 세대 전과도 직접적인 비교가 힘들게 됐다. 새로운 옵션들이 생겼고, 상황이 변했다.

아니면 벤처캐피털을 살펴보자. 25년 전만 해도 벤처캐피털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S&P500은 1976년까지 금융 기업을 포함하지 않았다. 지금은 금융 분야가 지수의 16퍼센트를 구성한다. 50년 전에 기술주들은 사실상 존재하지도 않았다. 지금은 기술주가 5분의 1 이상을 구성한다.

중요한 것은 블랙잭에서 카드 카운팅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 '확률의 게임'을 하고 있을 뿐, 결코 확실한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들의 전략은 전적으로 '겸손'에 의존하고 있다.

사람들은 종종 실수에 대비한 여지를 마련하는 것을 보수적인 대비책이라 생각한다. 큰 리스크를 떠안고 싶지 않거나 자신의 관점에 자신 없는 사람들이 쓰는 방법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제대로 사용한다면 정반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아주 큰 이득은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 자주 없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불어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전략 속에 실수에 대비한 대책(현금)을 충분히 포함시킨 사람은 다른 곳(주식)에서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즉 잘못해서 쫄딱 망하거나 게임이 끝나거나 더 많은 칩을 투자하는 사람에 비해 우위에 선다.

여기서 악마는 바로 레버리지다. 레버리지, 즉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빚을 내는 것은 통상적인 위험을 파산에 이를 위험으로까지 발전시킨다. 위험한 점은 대부분의 경우 이성적인 낙천주의가 종종 파산의 확률을 가려버린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는 만성적으로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게 된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나는 나의 돈을 둘로 나누어 생각한다. 일정 부분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다른 부분은 리스크를 아주 멀리한다. 이는 일관성 없는 행동이 아니다. 당신은 이게 일관성이 없다고 믿을 것이다. 나는 그저 나의 리스크가 제값을 할 때까지 오랫동안 살아남고 싶은 것 뿐이다. 성공하려면 살아남아야 한다. 이 책에서 여러 번 이야기한 요점을 다시 한 번 반복하겠다. '당신이 원할 때, 원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능력의 ROI(투자 수익률)는 무한하다.'

맞을 확률이 95퍼센트이고 틀릴 확률이 5퍼센트라면, 이는 언젠가 불리한 경우를 경험할 거라는 뜻이다.

그 불리한 경우의 대가가 파산이라면 95퍼센트의 유리한 경우가 있다 해도 그 위험은 감수할 가치가 없다.

파산을 하면 모든 것이 끝나기 때문이다.

금융 계획에서 양극단은 피해야 한다.

복리의 효과가 가장 잘 나타나려면 어느 계획이 수년 혹은 수십 년간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 이는 저축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커리어나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끈기가 핵심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의 정체성이 바뀌어가는 경향이 있음을 고려하면, 인생 모든 지점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미래의 후회를 피하고 끈기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이 된다.

우리의 마음이 변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매몰 비용(환불받을 수도 없는 과거의 노력에 얽매인 의사결정을 하게 만든다)은 사악한 역할을 한다. '미래의 나'를 '과거의 나'의 포로로 만든다. 이는 마치 낯선 사람이 나 대신 인생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내가 지금과 다른 사람일 때 세웠던 금융 목표는 가차 없이 버리는 편이 낫다. 그것이 미래의 후회를 최소화 하는 전략이다.

더 빨리 이런 결단을 내릴수록, 더 빨리 새로운 복리의 마법을 시작할 수 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들릴지 몰라도 중요하다. 시장 변동성을 벌금이 아니라 수수료처럼 생각하자. 이렇게 사고하면 투자 결과가 나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작용할 때까지 오랫동안 살아남는 사고방식을 키울 수 있다.

성공적인 투자에는 대가가 따라붙는다. 그 비용은 달러나 센트가 아니다.

변동성,공포,의심,불확실성,후회의 형태로 지불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나와 다른 게임을 하는 투자자로부터 신호를 읽는다.'

금융 세계에는 나쁜 개념이 있다. '자산에는 단일한 합리적 가격이 있다.'는 생각이다. 정작 투자자들은 서로 다른 목표와 시간 계획을 갖고 있는데 말이다.

진보는 너무 느리게 일어나서 알아채기가 힘들지만 파괴는 너무 빠르게 일어나서 무시하기가 어렵다.

심지어 사람들은 비행기라는 경이로운 발명품을 이해한 후에도 오랫동안 그 가치를 과소평가했다. 처음에 비행기는 주로 군용 무기로 보였다. 그 다음에는 부자들의 장난감으로 보였다. 그런 다음 아마도 몇몇 사람들의 이동 수단으로 이용됐다.

6개월간 주가가 40퍼센트 하락하면 온 미디어에 빨간불이 켜지고, 사람들은 크게 동요한다.

하지만 6년간 주가가 140퍼센트 오르면 아무도 눈치조차 채지 못한다.

이것이 비관주의의 늪이다.

무언가가 사실이기를 간절히 바랄수록 그게 사실일 확률을 과대평가하는 스토리를 믿을 가능성이 커진다.

<역사로부터 배우기>에서 B.H.리들 하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역사는 상상력이나 직권의 도움 없이는 해석될 수 없다. 너무나 압도적인 양의 증거들이 있기 때문에 선별은 불가피하다. 선별도 하나의 기술이다. 역사를 읽는 사람은 자신의 의견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확인해줄 내용을 찾아보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충성심을 옹호한다. 단언 혹은 공격의 목적을 가지고 역사를 읽는다. 불편한 진실에는 저항한다. 왜냐하면 누구나 정의의 편이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가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쟁을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니얼 카너먼은 사람들이 과거를 이해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지나고 보면 과거를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마치 세상이 이해할 만한 것이라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우리는 세상이 이해되지 않을 때조차 이해가 된다고 착각한다. 이 때문에 많은 분야에서 실수가 생기니 큰일이다."

우리는 예측 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 필요를 충족시켜주겠다고 약속하는, 권위 있게 들리는 사람들에게 의지한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좋은 경우도, 나쁜 경우도 결코 없다. 세상은 크게 복잡하다. 행운과 리스크는 모두 실재하며 식별하기가 어렵다. 예측할 수도 없다. 그러니 나를 판단할 때도 남을 판단할 때도 겸손을 찾고 용서와 연민을 생각하라. 행운과 리스크의 힘을 존중한다면 실제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사항에 초점을 맞출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또한 올바른 롤모델을 찾을 확률도 커질 것이다.

시간을 보는 눈을 넓혀라

더 나은 투자자가 되고 싶을 때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는 시간 보는 눈을 넓히는 것이다. 투자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은 시간이다. 시간은 가장 작은 것을 크게 키우고, 큰 실수로 약화시킨다. 시간이 행운과 리스크를 돌려놓을 수는 없지만, 기다린 사람에게 그 가까운 곳까지 결과를 밀어줄 수는 있다.

포트폴리오의 일부가 아닌 전체를 보라.

투자에 대한 내 생각을 요약하면 이렇다. '모든 투자자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가장 높은 전략을 골라야 한다.' 그리고 내 생각에 대부분 저비용 인덱스펀드에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계속 투자해가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가장 높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인덱스펀드 투자가 늘 맞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모두에게 맞는 이야기도 아니다.

시장수익률을 이기는 것은 '당연히 어렵다' 성공확률은 '당연히 낮다' 그렇지 않다면 모두가 그렇게 할 것이고, 모두가 그렇게 한다면 기회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시장수익률을 이기려고 하는 사람들 다수가 실패한다는 사실은 놀랄 일이 아니다.

그동안 나는 저비용 인덱스펀드에 꾸준히 수십 년간 투자했고, 돈이 혼자서 불어나게 내버려두면 우리 가족의 모든 경제적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높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렇게 생각하게 도니 데는 검소한 생활양식이 큰 몫을 차지했다. 시장수익률을 능가하려고 시도하는 데서 비롯된느 추가적인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고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굳이 그런 시도를 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