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잃었지만 광고주는 잡은 한소희입니다. 휠라 글로벌 브랜드 앰버서더로 활동중인 한소희가 착용한 슈즈 ‘에샤페 실버문’이 지난 3월 첫 출시부터 매진을 기록하더니, 인기가 지속되면서 최근 추가 생산을 통해 재출시를 했거든요. 에샤페 실버문은 지난달 공개한 ‘2024 여름 컬렉션’ 화보에서 한소희가 신은 슈즈로, 최근 한소희가 개인 SNS를 통해 사복 패션 아이템으로 착용한 모습이 노출되며 더욱 인기가 높아졌습니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한소희는 캐주얼한 여름 착장에 에샤페 실버문을 매치해 스포티하면서도 러블리한 스타일링을 완성했다고 하죠. 해당 제품은 온라인상에서 ‘한소희 운동화’로 입소문을 탔고 2차 발매 당일 휠라코리아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 접속자가 몰리며 트래픽이 190%가 증가했고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 랭킹 1위에 등극하기도 했습니다.
한소희는 류준열과의 열애설 후폭풍으로 <처음처럼> 모델자리를 '눈물의 여왕' 김지원에게 넘겨줬습니다. 처음처럼 브랜드 광고 모델이 1년 만에 바뀌는 건 8년 만이라 눈길을 끌었었죠. 앞서 가수 이효리 현아, 배우 신민아 수지 등 역대 모델과 비교해 봐도 짧은 기간에 계약을 마무리해 열애설때문에 이미지 훼손이 큰 영향을 미쳤음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NH농협은행'과의 광고모델 계약도 종료됐죠. 농협은행의 새 얼굴로는 배우 고윤정이 낙점되었습니다.
하지만 휠라는 한소희의 손을 놓지 않았는데요. 한소희와 함께 선보인 ‘2024 썸머 컬렉션’은 올해 봄 시즌부터 펼쳐온 브랜드 캠페인 ‘휠라의 스포츠가 아름다운 이유’(Our Sport is Beautiful)의 연장선입니다. 한소희는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시원하면서도 페미닌한 무드를 느낄 수 있는 ‘경량 포켓 롱 원피스’로 청순하면서도 페미닌한 여름 스포티룩의 정석을 선보였다고 평가받았죠.
이 중 가장 돋보이는 아이템이 바로 발레코어 무드를 슈즈에 더한 ‘에샤페’ 시리즈 입니다. 신발 전반에 레이스 디테일이 가미돼 페미닌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컬러 배색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에샤페 레이스’와 브랜드의 F로고를 형상화한 아웃솔 디자인을 자랑하는 ‘에샤페 MS’ 두 가지 모델로 선보였죠. 휠라 측은 에샤페 실버문의 인기 요인으로 가장 트렌디한 디자인에 기능성(쿠셔닝, 통풍성, 경량성)까지 갖췄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슬림하면서도 스포티한 디자인에 시원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실버 컬러를 더해 캐주얼룩부터 스포티룩, 페미닌룩까지 폭넓게 소화 가능하다죠. 또 완충, 복원, 통풍이 뛰어난 오솔라이트 인솔을 사용해 편안한 착화감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휠라는 지난 수년간 북미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지난해 할인 판매 등 재고 소진에 집중하면서 이를 상당 부분 털어냈습니다. 휠라 미국법인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1.9% 늘었고 영업적자 규모도 61.6% 줄어들었죠. ‘타이틀리스트’ 등 골프 브랜드를 보유한 자회사 아쿠쉬네트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7.4% 증가한 9399억원으로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휠라홀딩스가 제시한 2026년 영업이익률이 16% 입니다. 지난 21일 휠라홀딩스에 따르면 회사의 1분기 전체 자산 대비 재고자산의 구성 비율이 19.2%로 집계되며 지난해 말(21%) 대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매출 규모가 휠라홀딩스에 못 미치는 타 기업이 같은 기간 해당 수치를 0.5~1% 포인트가량 줄이거나 오히려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휠라홀딩스는 업계 대비 두 배 안팎의 재고 소진 성과를 보인 셈이죠. 재고가 이익으로 변화하는 속도를 의미하는 재고자산 회전율 역시 동종업계를 웃도는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휠라홀딩스는 1분기 2.3회의 회전율을 기록하며 지난해 말보다 0.6회 증가된 수치를 기록했거든요.
그동안 발목을 잡아왔던 재고의 숨통이 트이게 되자 선택의 폭은 넓어졌습니다. 휠라홀딩스는 미국에서도 이제 신제품 중심의 판매 전략을 전개할 수 있게 되었죠. 앞으로 휠라USA는 기존의 저가 프로모션 위주의 사업에서 신제품을 소개하고 고가의 판매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휠라홀딩스는 현재 5개년 전략 '위닝 투게더'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앞서 2022년 회사는 5년간 1조원을 투자하는 해당 계획을 발표하면서, 2026년까지 매출 4조4000억원과 16%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휠라는 요새 테니스에 빠진 MZ 세대들을 잡는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휠라코리아가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5월 11~12일 운영한 테니스 축제 ‘2024 화이트오픈 서울’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루었습니다. 지난해 시작돼 국내 테니스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한 ‘화이트오픈 서울’은 휠라 브랜드의 전통있는 테니스 역사를 알리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행사로 기획되었는데요. 특히 피클볼 대학부 매치가 펼쳐진 코트에서는 시민들이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를 감상했으며, 경기가 끝난 후에는 피클볼에 직접 참여하며 새로운 운동을 접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대표 테니스 선수로 활약했던 이형택 감독(오리온 테니스단)이 시민들에게 테니스 원포인트 레슨을 진행하며 이목을 집중시켰죠. 장대비가 쏟아지는 굿은 날씨에도 시민들은 레슨에 대한 열의를 불태우며 화이트오픈 이벤트 장소를 달구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테니스 마니아들을 위한 ‘테니스 코트 이벤트’와 축제를 찾은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한 ‘현장 참여형 이벤트’로 구성된 것이 특징인데, 무엇보다 휠라 그룹의 사회적책임(CSR) 3대 테마 중 하나인 다양성 부문을 고려,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와 함께하는 휠체어 테니스 경기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축제의 장으로 기획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 외에도 개인의 족형과 플레이스타일에 따른 휠라 테니스화 커스텀, 테니스 라켓 스트링 교체 등의 전문적인 서비스는 물론, 테니스 티셔츠 및 키링 커스텀, 재즈라운지 부스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해서 참가자들의 큰 호평이 이어졌죠.
지난 2021년 50만명 수준이던 테니스 인구는 지난해 60만명까지 늘어났습니다. 이는 MZ세대 사이에서 테니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인데요. 최근 라이벌 스포츠로 분류되던 골프가 경기 침체로 인해 인기가 주춤해지면서 MZ세대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테니스로 넘어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하죠. 이처럼 테니스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패션업계는 다양한 행사와 대회를 통해 접점을 늘리며 '테린이' 유입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유니클로는 17일 글로벌 브랜드 앰배서더인 로저 페더러의 테니스웨어 '2024 SS 로저 페더러 컬렉션 by JW 앤더슨'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휠라는 글로벌 브랜드 앰버서더 헤일리 비버와 함께 브랜드의 아이코닉 제품인 ‘세탄타 재킷’을 기념하는 최신 캠페인을 공개했습니다. 이번 캠페인은 1976년 첫 출시 이후 테니스와 패션을 연결해 온 세탄타 재킷에 대한 오마주를 담았는데요. 이탈리안 스포츠 브랜드 휠라가 새로운 캠페인으로 테니스 오리진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겠다며 아주 테니스에 진심을 모습을 여러방면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3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열린 세계적 명성의 테니스 대회 ‘2024 BNP 파리바 오픈’에 최연장 공식 의류, 슈즈 후원사로 참여하며 테니스 강자의 면모를 다시 한번 입증했었죠.
휠라홀딩스는 앞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7% 증가한 1조1826억원, 영업이익은 2% 늘어난 163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이었죠. 특히 골프 관련 자회사인 "아쿠쉬네트(Acushnet)의 어닝서프라이즈가 큰 몫을 했습니다. 또 휠라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4% 증가한 2427억원, 영업이익인 51% 감소한 2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지난 3월 발매된 클래식 러닝화 '인터런'의 신규 모델 등 일부 신제품의 반응이 좋아지면서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새로 유입되는 효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휠라는 올 하반기 프리미엄 브랜드인 ‘휠라플러스(+)’ 출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앞서 신규 라인 론칭을 위해 케이트웨어 브랜드 '팔라스'의 창립자 '레브 탄주'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 영입한 바 있죠. 휠라플러스 브랜드 출시를 위해 여든인 윤윤수 휠라홀딩스 회장도 현장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어 주목이 되고 있습니다. 윤 회장은 올해 초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패션위크 기간 중 휠라플라스 쇼룸에서 레브 탄주 CD를 만나 컬렉션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후 서울 강남에서 레브 탄주 CD를 다시 만나 휠라플러스의 방향성과 진행 현황 등을 공유했구요. 이러한 행보는 2022년 발표한 휠라의 글로벌 5개년 전략 계획인 ‘위닝투게더(Winning Together)’와 맥을 같이합니다. 비전 달성을 위해 휠라가 선택한 전략이 바로 ‘프리미엄’ 입니다.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프리미엄 스포츠웨어 라인을 선보이겠다는 것입니다. 프리미엄 브랜드 출시와 함께 글로벌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휠라 브랜드 창립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브랜드 사장직을 신설해 토드 클라인 휠라USA 사장을 선임했죠.
윤 회장이 공들여 쌓아올린 휠라였지만, 노후화된 브랜드 이미지로 몇년전엔 폭망할뻔하기도 했습니다. 1990년대만 해도 휠라는 고급‧고가의 외국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당시 운동을 좀 하는 사람이었다면 휠라 아이템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힙’한 브랜드 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생겨나며 낡은 브랜드, 심하게는 ‘아재 브랜드’로 인식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떨어진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윤 회장의 아들이자 현재 휠라홀딩스의 대표인 윤근창 대표가 내세운게 휠라플러스 입니다. 이에, 이탈리아 고급 소재 등 고가‧고품질 재료를 이용한 의류‧신발‧액세서리가 주 상품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휠라플러스 컬렉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휠라 브랜드의 상징인 F박스 로고를 변형했다는 점입니다. 레브 탄주는 휠라가 탄생한 이탈리아 국기에서 영감을 받아 흰색 배경에 그린과 밝은 레드를 적용해 생동감 넘치는 색채의 조합으로 설계했거든요. 휠라의 풍부한 이탈리아 유산이 휠라플러스 컬렉션의 중심에 자리하는 것을 의미하며, 로고의 미묘한 변화는 브랜드의 뿌리를 존중하고 혁신에 대한 표현인 만큼 폭넓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휠라플러스 론칭으로 대표되는 고가 전략, 자사몰 강화, 대리점 확대 등 최근 휠라의 행보는 기존 휠라의 성공 공식과는 거리가 먼 행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휠라를 '제 2의 전성기' 이전으로 돌려놓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구요. 한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를 앞세워 성장한 브랜드가 갑자기 프리미엄 옷을 입겠다고 나서면 주력 소비층이 이탈할 수밖에 없다"며 "프리미엄 브랜드가 즐비한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휠라홀딩스는 지난 3월 20일 공시를 통해 자사주 소각 및 취득 계획을 발표하며 경영진의 책임 경영과 주주환원 의지를 공고히 했습니다. 같은 날 주주가치 제고 및 주가 안정을 위해 1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했다고 공시하기도 했습니다. 계약기간은 이날부터 9월 20일으로 휠라홀딩스는 올해 최대 500억 원 한도 내 자사주를 취득할 계획입니다. 휠라홀딩스는 결산 배당 외에도 2022년 창사 이래 첫 중간배당을 시행 후 2년 연속 추진하는 등 꾸준한 주주 친화적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휠라홀딩스의 2023년 총 주당배당금은 중간 배당금 340원과 결산배당금 750원을 합한 1090원입니다.
휠라가 제 2의 전성기를 넘어 프리미엄 브랜드로 재브랜딩 할 수 있을지, 부자의 합작품 결과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