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영화 모두 현존 최고의 미국 작가 '코맥 맥카시'의 소설이 원작이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가 '코언 형제' 가 '카운슬러'는 현존하는 최고의 거장 '리들리 스콧'이 연출 했다.
예전에 볼 때와는 다르게 이번에 글을 쓸 생각이 들었던 건 처음 볼 때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두 캐릭터 때문인데 그게 '우디 해럴슨''브래드 피트' 다.
내가 보기에 두 영화는 동일한 것을 전달하고 플롯도 동일하게 보인다.
두 영화는 동일한 악이 나온다. 그들은 불확실성과 무규칙성의 의인화이고 우연히 누군가를 찾아가고 누구도 그를 피할 수 없다. 그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에서는 안톤 쉬거(하비에르 바르뎀)이고 '카운슬러'에서는 말키나(카메론 디아즈) 이다. '피할 수 없는 재앙 혹은 운명' 그것이 그들이다. 그들은 집요하고 끈질기며 무감정하고 욕망에 충실하다.
그들의 무규칙성을 보여주는 예가 안톤 쉬거가 동전을 던지는 모습이다. 사람을 죽일지 말지를 결정할 때 동전을 던진다. 심지어 편의점에서는 카운터 점원을 살려주기까지 한다. 별로 마음에 안드는 표정이지만 말이다.

투자에 빚대어 보면 '시장' 그 자체이다. 그들은 무규칙과 무질서를 가지고 참여자를 재앙으로 빠뜨린다. 문제는 [그 게임에 참여하면 그들을 피할 수 없다.]
전사는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고 우디 해럴슨과 브래드 피트의 이야기를 해보자. 그들은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두 영화의 악이 동일한 것처럼 마찬가지로 동일한 캐릭터이다. 동일한 카우보이 모자는 그것의 표현일까?
그들은 [지금까지 게임에 참여했지만 살아남은 현명한 자들] 이다. 그들은 자신만의 룰을 철저하게 지키고(우디 해럴슨), 언젠가 이 더러운 일에서 손을 뗄거라고 말하며 많은 경험과 뛰어난 직감을 가지고 있다(브래드 피트)
그런데 그들은 모두 어떻게 되었나? 모두 비참하고 무기력하게 죽는다. 그들이 등장할 때 그들을 비추는 '앵글'을 보면 거의 주인공 급이다. 그들은 구원자로 보였고, '시장', '운명'이라는 괴물을 맞상대할 수 있는 능력자로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들의 여유는 그 괴물들을 마주하자 마자 경악으로 바뀐다.

그들은 마주하고 알았을 것이다. '아! 내가 그냥 운좋게 이 놈을 지금까지 마주치지 않았을 뿐이구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우디 해럴슨'을 죽이기 전 안톤 쉬거가 하는 대사는 투자에 뛰어든 내가 듣기에 소름끼치는 대사를 한다.

"네가 지키는 그 규칙이 너를 죽음에 이르게 만들면 그 규칙은 무슨 소용이냐?"
그들만이 그런 [현자]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토미 리 존스' 보안관도 그 역할을 나눠 가지고 있다. 그는 어떤가? 3대 째 보안관을 하고 있는 집안의 퇴임 직전의 보안관이다. 그는 이 무규칙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일어난 사건을 뒤늦게 따라다니며 확인할 뿐이다. 그 어떤 예측도 이해도 하지 못한다.
'카운슬러'에서 카메론 디아즈를 컨트롤 하려 했던 '하비에르 바르뎀' 라이너는 어떤가?
내 부캐명인 [미네르바의 올빼미] 도 그것이다.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는 올빼미에게 지식을 수집해오라고 시키는데 사건은 '낮'에 벌어지지만 올빼미는 '밤'에 그것들을 수집한다.
그렇다. 현실의 사건은 나보다 항상 한 발 앞선다.
그럼 우리는 불행할 수 밖에 없는가? 우리는 파멸할 수 밖에 없는가?
'황진이'의 춤은 수십년을 수행한 고승도 정욕하게 만들었지만 서경덕은 황진이의 춤을 보고도 친구가 되었다. 수행을 통해 서경덕이 되어야 하나? 투자 공부를 통해 우리 모두 '워런 버핏'이 되어야 하나?

아니다. 내 생각은 다르다. 우리 모두 '서경덕'이 될 수 없고 우리 모두 '워런 버핏'이 될 수 없다. 우리는 그저 저잣거리의 백성이 되면 된다.
우리는 황진이를 보지 않으면 된다. '시장'의 눈에 띄지 않으면 된다. '돈가방'을 탐하지 않으면 되고, '마약 카르텔과 관련된 일'을 하지 않으면 된다.
우리는 그저 조용히 우리 일을 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의 투자를 레버리지 없이, 우리 분수껏 해나가면 된다.

기억하자. 우리가 나름 수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 만든 원칙, 경험, 지식은 우리를 구원하지 못 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