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8년 롯데월드 개관 이래 전체 대관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2024년 4월 5일, 그 기록을 깬 기업이 나타났으니 바로 "LIG넥스원" 입니다. 구본상 LIG넥스원 회장은 과거 사기성 LIG건설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로 2012년 10월 구속돼 2016년 10월 만기 출소한 이력이 있습니다. 이후 2021년 5월 LIG넥스원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에 복귀한 이후 구속 직전 맡았던 해외 영업 총괄하며 중동·동남아 등 역점 시장에서 적극적인 세일즈를 펼쳤습니다. 구 회장의 통 큰 경영에 직원 복지 강화도 매우 중요한듯 보입니다. 다음달 4일 롯데월드에는구본상 회장과 신임 신익현 사장 및 주요 경영진과 판교, 용인, 대전, 구미, 김천 등 전국 사업장 4300여명의 직원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알려져 있거든요.

롯데월드 통 대관은 지난해 잇단 수주 잭팟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둔 덕분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지수 구성 종목 중 LIG넥스원은 지난 한달간 61.36% 상승해 한달 기준 상승률 1위를 기록했습니다. LIG넥스원은 올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9조원대의 신규 수주가 기대됩니다. 수주 잔액은 지난해 말 역대 최대인 19조5934억원을 달성했었죠. 수주 잔액이 20억 가까이 되기 때문에 별다른 영업활동을 하지 않아도 LIG넥스원은 5년 정도는 문제가 없습니다. LIG넥스원의 수주 잔고는 2019년 6조원가량에 불과했으나 2020년 7조3000억원, 2021년 8조3070억원, 2022년 12조2650억원 등 매년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올해 말에는 25조509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구요.
수주 잔고를 이렇게 폭발적으로 늘린 주인공은 바로 <천궁Ⅱ> 입니다. 지난해 역대급 수주 책팟을 터트린 방공무기체계 천궁Ⅱ는 올해도 중동과 북유럽을 중심으로 추가 수주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러시아와 이스라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고 있고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서도 천궁Ⅱ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죠.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된 천궁Ⅱ는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은 두 번째 중동 수출로 당시 발사대와 레이더 등 주요 장치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올해 추가 수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사실 중동으로 수출된 천궁Ⅱ는 26년부터 본격적인 납품이 시작되기 때문에 LIG넥스원의 실적 성장은 4~5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죠.
LIG넥스원은 사업부문은 유도무기(PGM), 지휘통제(C4I), 감시정찰(ISR), 항공·전자(AWE) 등으로 나뉩니다. 그중에 천궁Ⅱ로 대표되는 핵심 사업 유도무기는 지난해 1조142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9.4%나 되죠. LIG넥스원은 2022년 UAE에 35억달러(4조6200억원)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따낸데 이어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와 32억달러(4조2200억원) 규모의 방산 계약을 맺기도 했구요. 천궁Ⅱ는 적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1개 포대는 사격통제소와 다기능레이더, 발사대 차량 3대 등으로 구성되며 발사대 1기당 최대 8발의 요격 미사일이 장착됩니다.
LIG넥스원은 사우디와 10개 포대 계약을 맺었는데 향후 추가 수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점이 더욱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사우디는 UAE에 비해 영토가 넓고, UAE의 3배에 달하는 국방예산을 쓰고 있기 때문에 천궁 수출액이 2027년 1조4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도 존재합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6일 경부 구미시에 있는 ‘LIG넥스원’ 사업장을 방문해 우리나라 수출 확대에 기여가 커지는 방산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활용한 수출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무기 사업은 국가적 정책과 맞물려서 큰 혜택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인데다 지난해 연이은 아랍권 국가와의 FTA 체결로 수혜가 기대되는 말 그대로 효자 사업입니다. 한-아랍에미리트(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한-걸프협력이사회(GCC) FTA로 중동 지역에서 우리 기업과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무기류 관세가 철폐되면서 방산 수요가 높은 중동 지역에 대한 방산 수출이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하죠. 참고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세계 무기 수입의 2위와 3위 국가입니다.
최근 방산기업들의 대규모 해외수주가 이어지면서 주가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주자로 확정되면서 글로벌 방위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구요. 그동안 밸류업 기대감으로 은행, 보험업종 등이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방산 등 개별 업종 모멘텀으로 수급이 이동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특히 앞에서 언급한 산업통상자원부가 LIG넥스원 사업장을 방문해 수출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식에 방산업종이 제대로 관심을 받고 있죠. 방산업체가 핫해지면서 국내 유일 방산 상장지수펀드(ETF)인 ARIRANG K방산 Fn도 지난 1년 동안 38.81%의 수익률 상승을 이뤘습니다. 해당 상품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K방산주가 요즘 핫한 이유는 무엇보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재래식 무기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지만,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의 무기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은 2조2400억달러(약 2915조3600억원)로 냉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무기들이 생산능력과 납기, 단가 측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보니 수혜를 받고 있죠. 사실 글로벌 측면에서는 냉전 시대가 종식된 후 세계적으로 재래식 무기 생산이 주춤했었는데요. 한국은 계속해서 무기를 생산했습니다. 분단 국가라는 특수한 상황이 작용을 한거죠. 게다가 한국 방산업체들은 유지·보수 서비스와 현지 생산 등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좋아합니다.
법정자본금 한도가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증가하는 수은법 개정안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도 호재입니다. 그동안 수은은 특정 개인이나 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40%로 제한했습니다. 이로 인해 2022년 폴란드와 1차 계약 체결 과정에서 한도를 대부분 소진해 추가적인 금융지원이 불가능했었는데요 이번에 한도를 증액하면서 2차 계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국방부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요격무기체계를 독자 개발한 국가는 미국과 한국뿐 입니다. 이스라엘과 유럽은 미국과 합작으로 개발했거든요. 만약 우리가 미국과 합작으로 개발했다면 K방산기업의 눈부신 진격을 보기 어려웠을 텐데, 독자적으로 무기를 개발한 덕에 수출이 수월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독자 개발했으니 수출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는 평가도 나오구요. 후속 군수지원이나 공장 설립, 운용 요원 교육훈련 등의 토탈시스템 차원으로 접근해 협상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죠.
지난 8일에는 싱가포르투자청(GIC)이 LIG넥스원 지분 6.37%를 보유하며 3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GIC는 운용자산 규모가 7700억달러(약 1016조원)에 달하는 세계 6위 국부펀드로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가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SFC), 강남구 강남파이낸스센터(GFC),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등 서울 오피스 시장에 투자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GIC는 LIG넥스원의 최대 주주 엘아이지(42.54%), 2대 주주 국민연금(13.53%) 다음으로 많은 지분율을 갖게 되었는데요. 그동안은 국내서 부동산, 사모펀드 등 대체투자를 중심으로 투자를 해왔는데, 기업에 직접 투자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입니다.
GIC는 지난달 28일부터 LIG넥스원 주식을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투자업계에선 국제 정세 불안으로 각국의 유도미사일 수주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 아래 GIC가 LIG넥스원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풀이했죠. GIC는 LIG넥스원 외에 코스닥 기업인 레이에 대한 대규모 지분투자도 단행했습니다. GIC는 지난달 26일 기준 레이의 지분 5.1%를 보유 중인데, 레이는 치과용 진단장비 전문회사로 2019년 8월 8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습니다. 2017년 치과용 3차원(3D) 프린팅 솔루션을 처음 출시한 이후 디지털 치료 솔루션 부문이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치과 진단부터 치료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토털 솔루션을 구축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참고로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Temasek Holdings)은 현재 챗GPT로 전세계 AI 열풍을 몰고 온 오픈AI와 투자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돈 냄새 잘 맡는 국부펀드 중 하나예요 정말.
LIG넥스원의 진격은 정말 거침이 없는데요. 이제 곧 국방비만 약 1000조원에 달하는 미국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LIG넥스원이 생산하는 70mm 지대함 유도로켓탄 ‘비궁’의 수출 계약 협상이 본격화되고 있거든요. 그동안 한국 방산업계는 북미를 상대로 일부 부품만 수출했을 뿐 미사일, 전차와 같은 완제품을 판매하지는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만약 미 국방부와 비궁 수출 계약을 맺게 되면 역사적인 첫 완제품 수출 실적이 되는겁니다. 세계 최대 방산 국가인 미국으로의 K방산수출은 국내 방산업계에 큰 터닝포인트가 될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방산기술 수준이 세계 정상급임을 증명함과 동시에 동남아시아, 중동을 넘어서는 연 500조원 규모의 거대 방산시장을 확보하기 때문이죠

LIG넥스원은 지난해부터 비궁의 북미 수출을 위해 미 국방부의 해외성능시험(FCT)을 4차례 진행했습니다. 올해 2차례의 시험발사를 앞두고 있는데, 여기에서 성능이 검증되면 미 국방부에 수출이 가능해집니다. 현재까지 실무진 차원에서 협상을 진행 중이었으나, 미 당국과의 협상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구 회장이 직접 미국 출장길에 나설것으로 보입니다. 미 국방부가 록히드마틴 등 자국기업을 두고 한국의 방산기업에 눈을 돌린 것은 빠르게 소진되는 국방 자원을 가성비 좋은 한국산 무기로 채울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지원, 중동 무력충돌 중재 등 현안으로 유도로켓의 재고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LIG넥스원의 비궁은 가장 적합한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미국의 주력 유도로켓은 록히드마틴의 헬파이어인데, 대당 가격이 약 1억2000만원으로 비궁 가격인 4000만원보다 3배가 높습니다. 헬파이어의 최대 사거리는 8㎞로 비궁의 최대 사거리와 같아서 성능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죠. 미 국방부는 이달 초 의회에서 방산기업들의 생산능력이 사용량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밝혔는데, 이에 따라 한국산 등 대체 무기 도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더욱이 올해 중 비궁과의 계약이 체결되면 추가로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신궁’ 등의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비궁 수출이 성공하면 한국산 무기의 기술력과 가성비가 증명되는 만큼 다른 방산 기업의 미국 진출이 수월해질 수 있어 K방산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것이 가장 기대가 되는 점입니다. 어떠신가요. K방산주 좀 탐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