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미스터리


자본의 미스터리라는 에르난도 데소토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2000년에 처음 나온 이 책은 비트코인의 탄생을 예견한 책으로 널리 알려져있습니다.


금융 인프라와 자본주의가 너무나 당연한 국가에 살기 때문에 이 책이 말하는 이야기는 완전히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더욱이 비트코인이 단순한 원장일 뿐이라는 이야기가 얼마나 자본주의를 이해하지 못한 말인지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본질이 아닌


에르난도는 이 책에서 제3세계 국가 사람들이 본질적으로 게으르거나 그들의 문화 때문에 가난한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러니 단순히 재정이나 물품 후원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죠.


제3세계 국가들이나 이른바 후진국이라 불리는 국가들이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은 공신력있는 원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심지어 국가도 그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거죠.


이미 가진 부


실제로 제3세계와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었지만 합법적인 소유권이 인정되지 않은 부동산의 총 가치가 무려 9조 3천억 달러라고 합니다.


이 가치는 미국에 유통되는 모든 화폐의 2배에 달하고, 세계 20대 선진국들의 주요 증권거래소에 등록된 모든 회사들의 자산을 합한 총액과 맞먹는 수치라는 겁니다. 한마디로 자산이 없어서 못 사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소유권 등기


이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은 가치를 인정받을 합법적인 시스템입니다. 일례로 제3세계 국가들 대부분이 간단한 개인사업 면허를 취득하는데도 26개월간 관공서를 드나들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물며 소유권 등기를 치는 일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설상가상 15년이 걸려 등기를 통해 합법적인 소유를 인정받는다 해도 그 또한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국민들은 굳이 합법적인 방식으로 소유를 인정받지 않으려 합니다.


합법적 소유


소유를 합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자산은 자본을 창출하지 못합니다. 내 소유로 인정받는 부동산이 있어야 담보로 자금을 끌어올 수 있고, 그를 통한 리츠 상품도 개발이 되고, 파생상품도 생기며 자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소유 자체가 없으니 자본주의가 시작도 못하는 겁니다.


미국은 이런 일을 아주 잘 했죠. 그런데 비트코인이 이 문제를 해결해줍니다. 국가도 못하는 일을 비트코인이 해줍니다. 비트코인의 원장에 기록 가능합니다. 이더리움은 보다 고차원적인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이런 모든 일들을 단번해 해결해버렸죠.


완전한 변화


비트코인이 P2P간 자본의 움직임을 기록만 하는 너무 단순한 의미 없는 데이터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공인되고 위변조가 불가능한 데이터가 얼마나 자본주의에 중요한 것인지를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비트코인은 그런 점에서 혁명입니다. 단순히 오늘 비트코인이 얼마나 오르고, 얼마나 떨어졌는지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비트코인이 세상을 완전히 바꿔줄, 제3세계의 인정 받지 못한 자산을 자본 세계로 끌어올 엄청난 변화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