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아


비트코인이 처음 세상에 알려졌을 때만 해도 이단 같은 느낌이 강했습니다. 갑자기 어디서 누가 만든지도 모르는 데이터를 화폐라고 부르니 당연했죠.


화폐란 국가에서 보증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암호화폐라는 말을 못 쓰게 하고 가상자산이라는 명칭이 붙기에 이르기도 합니다.


화폐와 보증


하지만 화폐라는 것은 과거부터 국가의 보증 없이도 통용이 되곤 했습니다. 거대한 조개껍데기나 돌 조각, 금, 은 같은 것들도 국가의 보증 없이 통용됐죠.


하지만 국가라는 시스템이 확립되고부터는 화폐 시스템을 국가에서 보증해야만 한다는 인식이 강해졌습니다. 국가간 무역 때문에 이런 보증이 필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금융 인프라


한국 같이 금융 인프라가 잘 갖춰져서 언제든 스마트폰 앱으로 계좌도 개설하고, 미국 주식도 거래할 수 있는 국가에서는 블록체인이 그리 센세이션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금융 인프라가 안 갖춰질 뿐 아니라 자본주의의 속성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은 국가들에서는 블록체인이야말로 혁신입니다.


미국 서부시대


한때 게리겐슬러는 현재의 블록체인에 대해 미국의 서부시대 같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당시에는 개인의 소유를 국가가 증명하는 방식이 상당히 부족했습니다.


미국이라는 국가는 실제로 국가가 만들어지고, 소유에 등기를 매긴 국가가 아닙니다. 이미 사람들이 들어가서 살고 있었고, 나중에 미국이라는 국가가 만들어졌죠. 그래서 이 문제를 정리하는데 100년 이상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제3세계


하물며 제3세계 국가들은 어떨까요. 한국도 심지어 등기와 실제 소유가 다른 자산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국가가 보증을 한다고 해도 믿지 못하는 국가의 국민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국가가 보증을 하지 않아도 기록되기만 하면 누구든 바꿀 수 없고, 위조도 불가능한 기술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겁니다.


1 BTC = 100 BTC


비트코인은 단순히 P2P 자금 이동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탭루트 업그레이드로 이제 일부 스마트컨트랙트 기능이 지원되기 시작했습니다. 비트코인 생태계는 실제로 이제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자본주의의 천국 미국에서 비트코인 ETF를 승인까지 했습니다. 이제 국가가 보증까지 합니다. 이걸 담보로 수많은 파생상품도 생겨나게 될 겁니다. 1 BTC가 더 이상 1 BTC가 아니라 100 BTC, 1000 BTC가 되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올라타게 된 겁니다.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가격은 여전히 너무 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