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S. 밀러>


남자와 여자에게 맞는 직업은 따로 있다

그의 이론은 자폐증 환자 중 압도적 다수가 남성이라는 사실뿐 아니라 자폐증의 임상적 징후들 중 다수를 동시에 설명할 수 있다.

배런코언의 이론은 남성 뇌와 여성 뇌라는 두 가지 결정적인 개념을 가지고 시작한다. 남성 뇌는 주로 '체계화' 하도록 만들어져 있으며 여성 뇌는 주로 '공감'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체계화 기술과 공감 기술의 성별 분포는 대체로 중첩된다. 이 얘기는 곧 남자는 평균적으로 체계화에 강하고 여자는 평균적으로 공감을 더 잘하지만, 여자보다 더 공감을 잘하는 남자도 많고 남자보다 체계화 능력이 뛰어난 여자도 많다는 말이다.

다음으로 배런코언은 자폐증(그리고 아스퍼거 신드롬처럼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포함되는 다른 장애도)이란 체계화에는 엄청나게 뛰어나지만 그만큼 공감 능력은 형편없는 '극단적인 남성 뇌'를 지녔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로 설명한다. 배런코언이 자폐증을 극단적인 남성 뇌가 나타내는 징후로 개념화한 것은 자폐증의 임상적 특징 중 여러 가지를 설명할 뿐 아니라 왜 자폐증이 여자보다는 남자에게서 훨씬 더 많이 나타나는지도 설명해준다.

성희롱은 계속된다

페미니스트나 표준사회과학모델을 신봉하는 다른 학자들은 성희롱을 가부장제나 다른 사악한 이데올로기를 이용하여 설명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배런코언은 앞에서 말한 두 가지 성희롱 유형 모두의 궁극적인 목적을 진화된 심리적 기제와 짝짓기 전략에서 나타나는 성차에서 찾으며, 그로부터 '이데올로기 보다는 생물학에서 근거를 찾는다.'

보상물 또는 그와 유사한 유형의 성희롱은 단기적이고 우발적인 성관계를 바라는 남자의 욕망이 여자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 그리고 그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가능한 수단은 무엇이든 기꺼이 쓰겠다는 마음이 겉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페미니스트들이 흔히 성희롱은 '섹스가 아니라 권력의 문제' 라고 주장하는 반면, 브라운은 둘 다의 문제라고 재빠르게 지적한다. 즉 성희롱은 남자가 섹스를 하기 위해 권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 종교와 갈등

집단 간 갈등의 영역에는 겉으로 보기에 서로 상반되는 두가지 연구결과가 있어왔다. 인종차별은 생리적으로 타고난 것이지만 인종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자민족 중심주의'는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진화된 생래적 성향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번식 적응도를 증진시키고 우리의 유전자를 널리 퍼뜨리도록 설계되어 있다. 냉정한 다윈주의 논리에 모든 사람들에 의한 범애가 발 디딜 곳은 없다.

우리는 부모가 주도하는 사회화를 통한 학습으로써 인종차별주의자가 된느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자가 되지 않으려고 학습한다.

인종이 다른 사람들을 매일같이 마주치는 것은 인간 진화의 역사 속에서 아주 최근에서야 일어난 현상이므로, 인간의 뇌 속에는 나이나 성별에 관해서는 타고난 범주가 있지만 다른 인종에 관해서는 타고난 범주가 있을 수 없다.

종교에도 유전적 근거가 있다

모든 인간 사회에는 종교가 있다.

사람의 뇌에는 종교적인 사고와 경험을 관장하는 특정 부위가 있다.

그 결과, 최근 종교의 기원에 관한 수많은 진화심리학 이론에서는 종교란 적응 그 자체가 아니라 다른 적응의 '부산물' 이라는 시각을 공통으로 지닌다.

우리 선조들이 긍정 오류를 저지르면 결과적으로 필요 이상으로 의심이 많아져서 있지도 않은 맹수나 적을 찾게 되었다. 부정 오류를 저지르면, 공격을 받으리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때 맹수나 적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죽는 결과를 낳았다. 따라서 부정 오류를 저지른 결과가 긍정 오류를 저지른 결과보다 생존과 번식 성공도에 훨씬 더 심하게 해를 끼친다. 따라서 진화 과정은 보유자로 하여금 무생물적인 객체가 야기하고 잠재적으로 아무 해도 미칠 것 같지 않은 현상 뒤에 숨은 의도와 작용을 한층 더 과잉 추측하게 만드는 심리적 기제를 보다 촉진시켜야 한다. 진화적으로 말하면, 지나치게 의심하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구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바람직하다.

이론가들은 이렇듯 부정 오류보다는 긍정 오류를 저지르는 인간의 타고난 경향을 각각 '물활론적 편향' 또는 '작용탐지기제'라고 부른다. 이런 이론가들은 초자연적 존재에 대한 종교적 믿음의 진화적 기원은 이렇게 부정 오류보다는 긍정 오류를 저지르는 타고난 편향성이라고 주장한다.

성희롱이 그토록 만연하는 것과 똑같은 이유에서 신을 믿는지도 모른다.

교회에 여자가 더 많은 이유

종교라는 관습 그 자체와는 별개로, 종교에는 그 밖에도 문화적으로 보편적인 무언가가 있다. 실질적으로 모든 사회에서 여자가 남자보다 신앙심이 돈독하다는 것이 그것이다.

여자는 실질적으로 조사를 진행한 모든 사회에서 남자보다 신앙심이 깊었다.

신앙심의 진화적 기원이 위기관리에 있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즉 미지의 작용이 존재한다고 과잉 추측하는 편이 덜 위험하므로 종교적 신념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얘기다.

또한 여자는 남자보다 위험을 더 회피하도록 타고난다는 것도 기억할 것이다. 그 이유는 여자는 위험을 감수하는 데서 얻는 이득이 훨씬 적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한 여자가 위험을 추구한다면 그 자식이 고통 받을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남자는 위험을 감수할 때 보상을 얻는다. 위험을 피하면 번식에 완전히 실패한 채 삶을 마감하는 끔찍한 결과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는 남자가 여자보다 위험을 추구하는 또 다른 영역일 뿐이다.

자살폭탄테러와 이슬람교도

자살테러 임무에 반드시 종교적 동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종교와 연관되었다 하면 그것은 늘 이슬람교도라고 한다.

자살 폭탄테러는 섹스와 상당히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슬람교가 세계의 다른 주요 종교와 구별되는 점은 일부다처제를 용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다처제는 남자, 특히 지위가 높고 나이가 더 많은 남자가 여러 아내를 거느리면 번식할 기회를 못 갖기 쉬운 낮은 지위의 젊은 남자에게 경쟁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높여준다. 그러므로 젊은 남자가 짝을 얻는 폭력적인 수단을 쓸 가능성이 증가한다.

또 다른 핵심 요소는 순교를 하면 천국에서 72명의 처녀가 기다리고 있다는 이슬람교의 약속이다.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젊은 이슬람교도 남자 다수가 자살 폭탄 테러를 일으키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일부다처제 '그리고' 천국에서 수많은 처녀로 이루어진 하렘이 기다리고 있다는 약속이 결합된 것이다.

그리고 거의 모든 자살 폭탄테러범은 독신이다.

민족 갈등은 진화의 역사다

인류 문명의 역사는 대부분 민족과 민족주의가 빚어낸 갈등의 역사였다.

민족주의를 비롯하여 다른 형태의 민족 운동은 우리에게 그리고 특히 합리적 선택 이론이라고 불리는 표준사회과학모델의 한 유파에게 한 가지 수수께끼를 던져준다. 민족의 독립, 정치적 자치, 국가 작겨의 승인 등 민족주의 및 민족 운동의 성공을 이루었을 때 얻는 이득은 모두가 동등하게 공유한다.

이 말은 곧 한 민족 집단 또는 민족 국가에게 독립이라는 대의에 하나도 기여하지 않은 구성원도 독립을 이루기 위해 생명의 위험을 무릅썼던 사람들 만큼이나 민족 운동의 성공이 가져다준 이득을 맛보게 된다는 얘기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언제나 무임승차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누구도 헌신하려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있었던 민족주의 운동은 대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위트마이어는 보유자로 하여금 자신이 결혼할 사람 또는 자기 자식이 결혼할 사람을 낳은 부모 또는 자기 손자손녀가 결혼할 사람의 조부모일지도 모르는 사람을 돕는 경향이 있는 유전자는 진화과정에서 선택되어서 널리 퍼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것을 수학적으로도 증명하고 있다. 그런 '확대 가족' 또는 부족에 속한 다른 구성원의 복지에 기여하는 사람은 말하자면 멀든 가깝든 모두 본질적으로는 자신의 유전적 후손에게 이득을 주는 것이다.

민족 및 민족주의 분쟁을 둘러싼 문제에 대해 위트마이어가 내놓은 해결책에는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함께 담겨 있다. 나쁜 소식은 인간이 지닌 자민족중심주의 경향이 십중팔구 타고난 것이리라는 얘기다.

적대적인 집단의 구성원이 서로 교차결혼을 한다면, 결국에는 적대감 자체를 제거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젊은 남성들의 외국인 혐오주의

주변 친구들에게 취미가 무엇인지 물어보라. 젊고 미혼인 여자는 취미 중 하나로 여향을 꼽기 쉽고, 젊은 남성은 그런 경우가 극히 드물 것이다.(?)

외국인 혐오주의 단체에 가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젊고 미혼인 남자라는 점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어쩌면 동물학에서 레킹(주로 수컷이 번식기에 암컷 앞에서 매력을 과시하는 행동)이라고 부르는 현상과도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

자연에서 대다수의 종의 암컷은 자기 짝으로부터 물질적인 이득을 전혀 받지 않는다. 즉 수컷은 교미행위 중에 암컷의 체내에 정자를 사정하는 것 이외에는 부모로서 어떠한 투자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암컷에 비해 수컷의 유전적 자질이 특히 더 중요한 것이다.

인간 남성은 이런 점에서 사실상 예외다. 남자는 부모로서 여자가 하는 만큼 자식에게 투자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자기 자식에게 물질적으로 상당한 투자를 한다.

남성이 부모로서 투자하는 수준이 높기 때문에,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남성의 유전적 자질 그 자체라기보다는 잠재소득이다.

남자가 래킹을 할 때, 자신의 유전적 자질뿐 아니라 잠재 소득과 축적된 부를 과시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남자의 지위와 짝으로서의 가치가 그들이 속한 사회와 문화에 고유하다면, 그들은 그들이 모르는 완전히 다른 규칙이 적용될지 모르는 다른 문화를 피해야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여자에게 적용되는 법칙은 여러 문화에 걸쳐 보편적이므로 여자는 남자만큼 외국 문화를 피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이런 성차는 일단 남자가 결혼을 하는 순간 몇 가지 이유로 인해 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 첫째, 결혼해서 번식에 성공한 남자는 미혼인 남자에 비해 사회적, 문화적 장식물을 통해 짝을 유혹해야 할 긴박할 필요를 덜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둘째, 이것이 첫 번째 이유보다 더 중요한데, '짝이야말로 남자가 과시할 수 있으며 여러 문화권에 걸쳐 보편적인 유일한 장식물 또는 레킹 수단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종의 암컷은 짝짓기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수컷을 짝으로 선택하는 것을 오히려 좋아한다는 증거가 있다. 그 암컷은 다른 암컷이 그 수컷을 선택했다는 것을 곧 그 수컷의 유전적 자질에 대한 증명으로 받아들인다. 달리 말하면, 암컷이 서로를 모방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 여성 또한 그와 같은 행동을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자와 달리 남자의 지위와 짝으로서의 가치는 사회적, 문화적으로 고유하며, 남자는 원래 속한 사회와 문화를 벗어나서는 여자를 잘 유혹할 수 없다. 다른 한편으로, 결혼한 남자는 자기 아내를 여러 문화에 걸쳐 의미를 갖는 사회적 장식물로 사용하여 짝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나타낼 수 있다.

더 곤란한 질문들

1.동성애는 어떻게 설명할 건가?

2.왜 어떤 형제는 한 핏줄이면서도 서로 그토록 다를까?

3.왜 어떤 사람들은 자식을 적게 두거나 아예 안 두기도 할까?

4.사람들은 왜 자살할까?

5.왜 어떤 사람들은 자기 자식을 살해할까?

6.군인은 왜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칠까?

7.왜 자식은 부모를 사랑할까?

8.왜 선진산업국가에 사는 부모는 자식을 그토록 적게 낳을까?

9.왜 사람들은 태닝한 것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