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자와 사토시>


남자들이 미쳐 날뛸 때 : 범죄와 폭력

세계 어느 문화권에서나 범죄자는 절대적으로 남자가 많다.

이는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범죄자가 폭력을 휘두르는 것과

천재 과학자가 연구에 몰두하는 이유가

동일하다면 이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이 분야에서 발견한 것 중 또 한 가지 놀라운 것은 범죄자가 다른 남자와 그다지 많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모든 남자는 거기서 거기다. 범죄자건 음악가건, 아니면 화가건 작가 또는 과학자건 남자가 자기가 하는 일에 매달리는 궁극적인 이유는 여자에게 깊은 인상을 주어 자기와 잠자리를 갖게 하려는 것이다. 여자를 침대에 눕히기 위해서라면 남자는 안 하는 일이 없다.

물론, 이와 마찬가지로 여자도 모두 거기서 거기다.

폭력범은 거의가 남자다

모든 인간 사회에서 모든 범죄와 폭력 행위 중 압도적으로 대다수를 저지르는 것이 남자라는 사실은 여러 가지 문화적 보편성 가운데 하나다.

일부다처제 사회에서는 몇몇 남성이 모든 여성에게 번식을 위해 접근할 권한을 독점하며, 반면에 다른 남성은 번식 경쟁에서 배제된다.

번식 견쟁에서 '승자'와 '패자' 사이의 격차는 여자보다는 남자 사이에서 훨씬 크다.

이러한 경쟁은 남자 간에 벌어지는 과도한 폭력으로 이어지며, 남자 사이에 벌어지는 다수의 살인은 짝을 얻으려는 남성 간의 경쟁이 낳은 직접적인 결과다.

특히 데일리와 월슨은 남자 간에 벌어지는 살인 중 대다수가 '사소한 논쟁'이라고 알려진 것에서 기인한다고 언급한다.

여자는 지위가 높고 평판이 우수한 남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한 남자의 지위와 평판은 그의 번식 성공도와 직접적으로 상관이 있다. 그러므로 남자는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데 아주 의욕적이며, 그러기 위해서라면 가끔은 극단으로 치닫기도 한다.

덧붙여 얘기하면, 이는 여러 진화심리학자들이 사형제도가 있다고 해서 살인을 막지 못한다고 믿는 이유기도 하다. 사형제도의 논리는 대다수 살인이 사전에 계획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전통적인 사회에서 자산은 비교적 나이가 많은 남자의 손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젊은 남자는 적법한 수단을 써서 자산을 얻는 데에서 배제되곤 하므로 불법적인 수단에 매달려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다른 사람의 자산을 훔쳐서 가로채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폭력의 동기가 되는 심리적 메커니즘은 자산 관련 범죄의 동기 또한 될 수 있다.

남자들은 폭발하고 여자들은 버틴다.

진화심리학자 앤 캠벨은 여성의 범죄 행위와 관련하여 '살아서 버티기' 이론을 제시한다.

자식이 성적으로 성숙할 때까지 확실하게 살아남도록 물질적으로 돌봐줄 수 있을 만큼 오래 살아남는 것은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에게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도 때로는 자산이나 짝을 얻기 위해 경쟁해야만 할 때가 있다고 지적한다.

비록 여자가 경쟁할 때 쓰는 전술은 대개 위험도가 낮으며 간접적인 것으로 살아 있어야 한다는 여자의 근본적인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말이다.

빌 게이츠와 범죄자의 공통점

나이와 범죄 사이의 연관성은 모든 사회적, 문화적 환경과 모든 시대에 걸쳐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모든 사회, 모든 사회집단, 모든 인종과 남녀 양성 그리고 모든 시대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경향석 및 그와 유사하게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은 초기 청소년기에 급격하게 증가하여 후기 청소년기 및 초기 성년기에 절정을 이루었다가 20대와 30대를 지나면서 급격하게 감소하여 중년기 동안에는 그대로 유지된다.

나이-범죄 곡선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은 그것이 범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적이고(즉 수많은 잠재적 배우자들 눈에 보이며)', '비용이 많이 드는(즉 모든 성적 경쟁자가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닌)', '수량화 가능한' 인간 행동이라면 어느 것에든 똑같은 연령별 특징이 나타난다. '남성' 재즈 뮤지션, '남성' 화가, '남성' 작가, '남성' 과학자 사이에서 나이와 생산성의 관계는 곧 '나이-재능 곡선'이라고 불러도 될 텐데, 즉 재능의 표현은 초기 성인기에 급히 절정을 이루며, 곧 성인기를 거치면서 딱 그만큼 급히 쇠퇴한다.

일반적으로 대다수 사람들에게 젊은 시절에 가장 왕성한 창작 활동을 보이는 패턴이 들어맞는다.

이 이론에 따르면, 범죄와 천재적 재능은 모두 젊은 남자의 경쟁적 욕구가 드러난 것이며, 초창기 환경에서 그 욕구의 궁극적인 기능은 번식 성공도를 높이는 것이었으리라는 것이다.

체벌이 폭력을 막지 못하는 이유

경쟁에는 대가 또한 따르기 마련이다.

경쟁으로 인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을지 모르는 것은 사실이며, 따라서 지나치게 경쟁적으로 굴면 번식 경쟁에서 참패할지도 모른다.

후기 청소년기와 초기 성인기에 이른 젊은 남자는 경쟁에 따르는 이득이 증가함에 따라 순식간에 더 폭력적이고 더 쉽게 죄를 범하고 더 독창적으로 감정을 드러내지만 후기 성인기에 이르면 경쟁에 따르는 대가가 증가하면서 그 이득을 상쇄함에 따라 그들의 생산성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신속하게 쇠퇴한다. 실제로 남자가 하는 모든 행위에서 나타나는 범죄 행위, 천재적 재능 그리고 생산성은 경쟁에 따르는 이득과 대가 간의 차이를 표상하기 때문에 삶의 과정을 거치면서 변화한다.

이러한 이해타산은 자연선택과 자웅선택을 거치면서 이루어진다. 이는 말하자면 자연선택과 자웅선택을 통해 남성의 두뇌는 사춘기 직후 점점 더 경쟁적이 되었다가 첫 번째 자식이 태어나고 나면 덜 경쟁적이게 만드는 심리적 기제를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이제, 인간 사회는 언제나 은근히 일부다처제였다는 것을 전제로, 세상에는 짝을 얻어서 번식에 성공하지 못한 수많은 남자가 있었다. 그런 남자는 평생에 걸쳐 경쟁적이고 폭력적인 자세를 유지함으로써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고 경쟁에 질 일이라면 하나도 하지 않았겠지만, 우리는 그 남자의 자손이 아니다.

진화의 역사에 빌 게이츠, 폴 메카트니 그리고 범죄자 간의 공통점은 진화생물학에서 아주 중요한 '선택하는 암컷' 이라는 개념의 증거가 된다. 암컷이 수컷보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더 많이 투자하는 모든 종에서 짝짓기는 암컷의 선택에 달려 있다. 즉 짝짓기는 수컷이 원할 때가 아니라 암컷이 원할 때에만 암컷이 원하는 상대와 이루어진다.

성관계가 짝짓기가 전적으로 남성의 선택에 달려 있는 사회를 잠시 떠올려보자.

그런 사회에서라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무일도 안 생긴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쉬지 않고 섹스를 해댈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섹스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테니 그런 사회에는 문명화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어쨋든 현실적으로 여자는 남자의 섹스 요청을 거절할 때가 잦다. 역사를 통틀어 남자가 여자에게 감명을 주어 성관계를 갖는 데 응하게 만들기 위해 새로운 영토를 정복하고 전투나 전쟁에서 승리하고 교향곡을 작곡하고 책을 저술하고 시를 짓고 초상화와 상당의 천장화를 그리고 과학적인 발견을 하고 록 밴드에서 연주하고 새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작성해야 했던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남자가 술집으로 걸어 들어가서 원하는 여자를 골라잡으려면 그는 세상의 통치자여야 할 것이다. 반면 여자가 남자에게 똑같은 영향력을 가지려면 그저 머리만 좀 다듬으면 될 것이다.

코미디언 빌 마허

결혼하면 정신 차린다

결혼한 범죄자는 마음을 잡고 손을 씻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오랫동안 알고 있었다.

범죄를 멈추게 하는 결혼의 효과를 사회통제 측면에서 설명하는 것은 완벽하게 사리에 맞는다.

그렇다면 대체 결혼은 왜 범죄자나 과학자나 가릴 것 없이 모든 남자의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것일까? 결혼이 저지 효과 아래에 숨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진화심리학 이론이라면 결혼이 범죄와 과학 모두에게 끼치는 저지 효과를 훨씬 더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 설명은 젊은 남자로 하여금 초기 성인기에는 남과 경쟁하려 들게 만들지만 곧이어 첫 번째 자식이 태어나고 나면 그런 행동에 흥미를 잃게 만드는 단 한 가지 심리적 기제의 형태로 할 수 있다.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목적은 번식 성공이며 남자가 하는 모든 일은 궁극적인 목적을 이룰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왜 아내나 연인을 구타하나

가정 내 폭력과 아내 살해는 남편이 아내를 충분히 소중히 여기지 않은 결과 그녀를 학대할 때 일어나는 것이라고 가정했다. 아내의 출산능력과 번식 가치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월슨은 가정 내 폭력과 아내 살해가 다른 남자와 성적인 접촉을 갖지 못하도록 아내를 감시하려는 남편의 의도와 경향이 낳은 부적응의 산물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위의 두 가지 설명은 모두 진화심리학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으며 이미 알려진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지만, 두 가지 예측이 동시에 진실일 수는 없다.

통계적으로 철저하게 분석해보면 배우자의 학대나 살해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을 거의 전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바로 아내의 나이다. 캐나다에서 자기보다 훨씬 어린 아내와 법적으로 결혼한 중년 남성의 경우, 자기 아내를 살해하는 경우의 비율이 비슷한 나이의 부부 보다 여섯 배나 높았다.

아내의 나이에서 비롯되는 효과는 너무나 강력한 나머지 나이 들수록 폭력성이 떨어지는 남자의 경향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심지어는 역전시키기까지 한다.

젊은 남자와 나이 든 남자는 서로 다른 부류의 사람을 죽인다. 젊은 남자는 다른 남자를 죽이고, 나이 든 남자는 자기 아내를 죽인다.

나이가 15세에서 19세 사이인 살인자의 경우 살인 대상 중 86퍼센트가 남성이었고 65세에서 69세 사이의 살인자가 죽인 사람 중 남성은 단지 51.4%였다.

진화심리학 견지에서 보면 배우자를 학대하는 행위는 자기 짝을 감시하려는 남자의 욕망이 낳은 극단적인 경우다. 자기도 모르는 새 다른 남자의 유전적 자손에게 투자를 할 가능성이 때문에 남자는 자기 짝이 다른 남자와 성적으로 접촉하지 않도록 감시하고자 하는 강력한 동기가 존재한다.

수많은 중년 남자가 중년의 위기를 겪기는 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중년에 이르렀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아내가 중년이기 때문이다.

진화심리학의 견지에서 보면 한 남자가 겪는 중년의 위기는 그의 아내가 폐경과 번식 이력의 종말에 임박했을 때 찾아든다. 그리고 이에 따라 더 젊고 번식 능력이 있는 여자를 찾으려는 남편의 새로워진 욕구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되는 것은 아내의 중년이지 남편의 중년이 아니다. 그러니 어떤 남자가 눈부시게 빛나는 빨간색 스포츠카를 산다고 한다면 그는 젊음을 되찾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폐경기를 겪는 아내 대신 젊은 여자의 이목을 끌려고 자신의 겉치레와 재력을 과시하는 것이다.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 정치,경제적 불평등

정치인들은 왜 스캔들의 유혹에 유난히 약할까.

경제적으로 왜 항상 남자들이 상위계층에 있을까.

왜 그토록 많은 교육과 규범에도 불구하고 성희롱은 사라지지 않을까.

사회적 불평등은 인간의 본성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정치인들이 바람을 참지 못하는 까닭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남자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다수의 여자에게 번식을 목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정치권력을 차지하려고 노력한다.

바꿔 말하면, 여자에게 번식을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목표'이고, 정치 공직은 그저 한 가지 '수단' 일 뿐이다.

남자가 돈도 더 벌고 지위도 높다

소득에서 나타나는 성차는 경제학과 사회학의 주요한 관심사 중 하나다.

경제학자와 사회학자는 세 가지 부분으로 파악한다.

첫째는 학자들이 이른바 '인적자본' 이라고 부르는 것, 즉 교육,직무 기술,훈련 그리고 생산성과 직무 성과에 영향을 끼치는 다른 개인적 특질에서 나타나는 차이다.

둘째는 성별에 따른 직업군의 분할 이다.

셋째는 고용주가 서로 다른 임금을 지불하는 성차별에서 기인할 수 있다.

법학자 킹슬리 R. 브라운은 소득과 직종에 나타나는 직장 내 성차에 관해 진화심리학적 연구 분야를 개척해왔다.

브라운은 남자와 여자가 진화의 역사를 거쳐 오는 동안 서로 차별적이고 선택적인 압박을 받아왔기 때문에 서로 다른 기질을 갖도록 진화해왔다고 지적한다.

오늘날의 여자는 훨씬 덜 위험을 무릅쓰고 지위를 추구하는 경향도 훨씬 덜하며 덜 공격적이고 덜 경쟁적이다.

브라운은 남자가 여자에 비해 돈을 벌고 높은 지위를 얻는 일에 훨씬 더 전념해서 헌신한다고 이야기한다.

바꿔 말하면, 남자는 원하기 때문에 돈을 버는 반면, 여자는 돈을 버는 것 말고도 더 나은 일이 많이 있기 때문에 돈을 적게 번다.

"누군가 한 명이 일단 유리천장을 깨뜨린다면, 그래도 그게 여전히 남아 있다는 말인가?" 미국과 영국 같은 자유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자와 여자는 모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할 자유가 있다. 단지 그들은 서로 다른 것을 이루고자 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