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스터디 후 식사자리에서 대장님이 해주신 말씀이다.



현재 어떤 종목이 탑픽인지, 주로 어떤 종목에 투자하는지를 물어보시고선 위같은 말씀을 해주셨다.



'흠.. 대체로 그런 종목들에 투자하고 있는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런 부분을 딱히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기본적으로 숫자가 찍히는 종목만 보는 편이지만 올해 탑픽이라고 대답했던 그린플러스의 경우 당장은 숫자가 좋지 않다. 그린플러스는 적자에서 올해 강한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기업.



다음 예시로 이야기했던 아세아제지와 슈피겐코리아. 아세아제지는 100% 내수주로 확장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를 모멘텀이 없다는 말씀이었다. 분명 나 역시도 아세아제지에게 확장, 성장을 기대하고 투자한 것은 아니다. 숫자에 비해 너무 싸다는게 아이디어였고, 결국 멀티플이 올라갈 때가 올거라는 생각이었다. 다만 이런 종목을 고르게 되면 주가상승의 요인이 EPS의 상승이 아니라 오로지 멀티플 리레이팅에 달려있기 때문에 오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슈피겐코리아는 과거에 투자해본 적이 있는데 매출이 애플에만 달려있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다는 말씀. 물론 과거엔 그랬지만 지금은 제품군 다변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여기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변화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한다(희망사항인가?).



말씀드렸던 이 세 종목 이외에도 확장성이 있는 종목이 얼마나 되나 한 번 점검해볼 필요성을 느꼈다. 일단 퍼센티지로 보면 36:64(확장성O:확장성X) 정도로 내수주가 상당히 많았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실적이 이렇게 좋은데 이건 너무 싼 거 아니야?' 라고 생각되는 종목들을 선호하다보니 포트폴리오가 이렇게 구성된 것 같다. 그래서 성적이 안 좋았나?



그런데 한편으론 아직 싸이클이 한 바퀴 돌지 않아서 그런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과거에 좋은 수익을 거뒀던 종목들을 생각해보면 싸진 않았는데 성장성이 높은, 그러면서도 인기는 없었던 종목이었다. 그런 종목들이 한 번씩 시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주가가 크게 올랐던 경험.



그래서 요즘은 정말 좋은 회사를 찾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싼 회사들은 이미 많이 담아놨기 때문에 추가로 자금을 투입하지는 않을 것이고 이들이 과연 결실을 맺을 수 있는가 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예정이다. 3년 보유한 종목들도 많은데 향후 2년 내에도 아무 성과가 없다면 분명 실패한 투자일테니...








그런데 그러면서 또 고민되는 건 그런 성장주는 과연 언제 팔아야 하는 것인지.. 필립피셔나 피터린치 등의 대가들은 포트폴리오 안에서 주가가 수십배 오르는 종목이 하나만 있더라도 전체 수익률을 견인해줄테니 수익이 났다고해서 섣불리 팔지 말고 장기보유하라고 하는데.. 분명 그것도 옳은 말이긴 하지만 올랐다가 다시 빠지는 사례들을 보면 또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얼마까지 올랐을 때 매도를 고민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스터디에 계신 한 분이 지난해 말 반도체 주식 하나로 큰 수익을 얻으셨다가 올해 그 상승분을 반 정도 반납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게 지나고보면 '그 때 팔걸' 후회가 되지만 만약 더 올랐다면? 올랐다면 안 팔고 버틴게 더 좋은 결과로 돌아왔을 것이다. 결국 매도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축적한 경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의사결정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초 성일하이텍 투자에서 목표주가를 19만원으로 설정했는데 주가는 18만 7500원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초기 매수가격 부근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아이에스동서의 목표주가는 6만원 수준이었는데 5만원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반면 클래시스의 경우 목표주가를 26,000원으로 설정했으나 한참 넘어선 43,000원까지 올랐었고, 레이크머티리얼즈의 목표주가 역시 8,000원 수준이었으나 26,000원까지 상승했다.






<성일하이텍, 아이에스동서, 클래시스, 레이크머티리얼즈 주봉차트>





이 4가지 사례는 모두 큰 수익을 얻은 케이스였지만 상승폭과 매도비중이 모두 달랐기에 참 아쉬움이 남는다. 성일하이텍은 상승 도중, 16만원쯤에 전량 매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이에스동서는 목표주가까지 25%정도의 상승여력이 추가로 남아있어 절반의 물량을 남겼고 지금은 약손실권이 되어버렸다. 클래시스는 적정주가를 넘어섰다고 판단해 비중을 계속해서 줄였는데 초기 매도비중이 커서 이후 고점에 도달했을 때 아쉬움이 컸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최초 매수가 기준 텐배거 종목이었지만 사고팔고를 반복하다가 적정주가 부근인 7천원대에서 모두 정리했다. 이후 리튬테마를 타고 폭등하며, 계산했던 적정주가의 3배까지 올라버린 주식을 바라보며 속이 쓰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무엇이 정답인지,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아직도 어렵다. 레이크머티리얼즈 같은 경우를 고려해서 적정주가에 도달해도 홀딩해야할지, 성일하이텍이나 아이에스동서 케이스를 고려해서 적정주가에 가까워지면 물량을 덜어내야할지 말이다.



결국 모든 주식들을 홀딩했다면 훨씬 큰 수익률을 기록했을 거라는 결과에 지난 해 말부터는 가지고 있는 주식들의 가격이 올라도 건드리지 않고 있다. 그동안 학습했던 여러 투자대가들의 조언과 주식시장에서 내가 직접 경험하고 깨달은 것들을 종합하여 내린 결론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어젯밤은 또다시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이제 더 이상의 흔들림은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나 역시 더 높은 수익률을 갈망하고 있고, 지금처럼 해서 큰 부자가 될 수 있을지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는건가 싶다. 나보다 앞서간 투자 선배님들의 말씀에 나도 모르게 흔들리고 있었다.




지금의 이 고집을 밀고 나가도 내가 틀린 것은 아니라는 결과를 볼 수 있을까?



방식을 바꿔야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면?



그렇게 투자방식을 바꿔서 좋지 못한 결과를 맞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