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살에 독일 '본' 대학의 교수로 임용된 천재. 독일에서 가장 주목받는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



5장 탈진실의 시대에 가치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마르쿠스 가브리엘

우리 인간의 사고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으로, 수식을 쓴 그 어떤 수단을 동원하더라도 결코 모방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인공지능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사회를 기술하는 '디지털화'라는 개념은 인간의 지능을 수식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반을 두고 있어요. 저는 그 불진실성으로 말미암아 현대 문명이 붕괴할 거라고 예측하니다.

세계적인 디지털화가 존재한다는 개념은 가짜입니다. 그것은 겉보기일 뿐이에요.

인간의 지능이란 오랜 시간에 걸쳐 체득한 학습 형태입니다. - 그걸 AI가 더 많이 잘하는 거 아님?

우리는 기계나 SNS에 의해 제어된다고 느끼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그 배후에 있는 '누군가'에 의해 제어되고 있는 거죠. 그 '누군가'는 SNS친구이기도 하고 정보기관이기도 하며 GAFA같은 거대 IT기업이기도 합니다.

소셜 미디어는 가장 더러운 카지노 입니다.

우리는 매일 인터넷을 통해 메일을 주고받거나 뉴스를 읽거나 검색을 하거나 쇼핑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데, 이 모든 행위는 부가 가치를 가진 데이터를 생성한다는 점에서 사실은 '노동'에 가깝습니다. 소셜 미디어는 카지노와 같습니다. 사람들은 인터넷에 글을 쓰거나 사진을 올리고 '좋아요'를 클릭함으로써 '도박'에 참여합니다. 열심히 자기 팔로워를 모으고 게시물의 클릭 수나 조회 수를 올려서 잭팟을 터뜨리는 사람들도 있지요.

하지만 가장 많은 이익을 얻는 것은 도박 참가자가 아니라 도박판 운영 관리자입니다. 어떤 더러운 카지노보다 GAFA가 훨씬 더럽습니다.

민주주의의 위기와 소셜 미디어를 별개의 것으로 보기도 하는데 사실 둘은 같은 현상입니다.

인간의 사회성은 본래 자신의 육체가 존재하는 곳과 가까운 거리에서 구축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살아 있는 인간 대신 인간의 분신, 즉 아바타가 활동하는 완전한 가상의 글로벌 세계가 우리와 가까운 거리의 실제 세계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실제 세계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가 위태로워집니다.

인터넷이 민주주의를 붕괴시킵니다.

우리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인터넷은, 결코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플랫폼이 아니거든요. 사실은 보이지 않는 그림자가 인터넷을 지배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검색 엔진만 봐도 지금은 구글을 독무대잖아요?

정리하면, 인터넷에서 뉴스를 읽거나 메일을 보내는 노동이 배후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저널리즘을 위기에 빠뜨리는 원동력으로 이용되며, 우리는 이 모든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충분한 정보를 얻었다며 좋아합니다. 이러한 구조가 현대 사회를 위태롭게 하고 있어요.

오늘날 정치는 탈진실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원래 민주주의 시스템은 '재화나 특권 등의 분배가 실현 가능하다고 믿으며, 그 실현 방안을 논의로 정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민주주의는 이렇게 작동하지 않죠. 따라서 가치의 분배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항의하거나 봉기할 수 있는데, 그런 상황을 막기 위해 의사결정을 숨길 스토리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탈진실입니다. 이것은 다른 의미로 완벽한 속임수이기도 합니다. 거짓은 진실을 전제로 하므로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은 속임수도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되거든요. 덕분에 정치인들은 마음껏 거짓말을 하고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합니다.

사회 구성원이 각자의 이익만 추구한다면 사회는 안정될 수 없습니다. 그거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입니다. 우리는 국가라는 개념으로 그것을 극복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 사회는 탈진실로 인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펼쳐지는 자연상태로 되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정리하면서 다시보니 뭔가 주장들이 비약이 많은 느낌. 자극적인 느낌. 좋아요 받고 싶어하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