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의 욕망의 자본주의 2019 라는 다큐멘터리를 옮긴 책. 유발 하라리,스콧 갤러웨이,찰스 호스킨슨,장 마르셀 티롤, 마르쿠스 가브리엘 5인의 세계적인 석학이 미래와 자본주의에 대한 통찰을 남긴다.
1편은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부터
1장 현대 자본주의 앞에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는가 - 유발 하라리
우리는 세상의 신념을 종교와 이데올라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만약 '종교에는 신이 불가결한 요소다. 신이 존재함으로써 종교는 정의된다'는 관점에 따른다면 자본주의는 이데올로기에 속할테죠.
하지만 저는 종교를 정의할 때, 신의 존재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게 종교란 어떤 이야기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 규범과 가치 체계입니다.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신 대신 사회 조직이나 정치 질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자본주의의 규범과 가치를 숭배한다면 충분히 종교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욕망은 자본주의의 엔진.
필요 이상으로 물건을 생산하는 경제 시스템에서 기업들이 망하지 않으려면 필요 없는 물건을 '원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자본주의는 필히 인간의 욕망을 증폭하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사람들의 욕망을 전제로 합니다. 쉽게 말해, 욕망은 자본주의의 엔진입니다. 자유 시장에서 고객이 항상 옳다고 하는 건, 고객의 합리성이 아니라 고객의 필요와 욕구가 옳다는 뜻입니다. 시장은 고객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생산합니다. 자본주의 제도 자체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이지만 우리의 욕망은 세상에서 가장 비효율적이고 사치스럽습니다.
오히려 역사를 돌아보면 인간의 욕망은 끊임없이 분출하고 팽창하는 것밖에 볼 수 없어요.
자본주의 국가에서 당연히 빵의 공급을 담당하는 공무원도, 밀을 경작할 사람과 빵을 구울 사람을 나누는 위원회도, 밀과 빵의 가격을 정하는 관청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시장에 충분한 빵이 공급되는 이유는 권한이 분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공산주의는 이용 가능한 재화와 서비스의 수급을 단일한 중앙관리자가 결정합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선택을 개개인의 자유에 맡깁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할 자유를 가진 것, 이것이 자본주의의 성공 비결입니다.
빅데이터는 자유로운 시장을 없앨 수 있다.
21세기에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인공지능, 기계학습, 빅데이터, 알고리즘 같은 기술들이 중앙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를 처리해 정확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일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게다가 이 기술들은 분산식보다 집중식이 효율적입니다.
의료와 유전학은 이런 정보 기술이 빛을 발하는 주요 분야 중 하나입니다. 10억명의 의료 기록과 유전 정보를 한데 모을 수 있다면 통계 분석을 통해 중요한 단서를 손에 넣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자유주의 사회에서는 개인 정보 보호에 예민하니까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중국 같은 권위주의 국가에선 가능할 지도 모릅니다.
만일 이런 일이 실제로 중국에서 생기면 전 세계 사람들이 중국으로 몰려들 겁니다.
20세기에는 분산형 시스템이 확실하게 우위에 있었지만, 새로운 과학기술에 힘입어 21세기에는 중앙 집중형 시스템이 유력해질지 모릅니다.
일이 사라지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솔직히 노동자의 입장에서 모든 일이 항상 특별한 가치를 지니는 건 아니거든요.
저는 인공지능에 맞서 인간의 일을 지켜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일'이 아니라 '인간'일 겁니다.
일이 없는 세계를 대비하는 건 필요합니다. 보편적인 경제 안전망을 통해 최소한의 생활 수준을 지탱해주는 방안 등을 마련하지 않고 모든 것을 시장의 힘에 맡겨두면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테니까요.
특히 '데이터 소유를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최근 새로운 정치 의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21세기에는 데이터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부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래에는 지금의 화폐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돈이 없는 자본주의라니, 상상이 되시나요? 분명한 건 앞으로 수십년 사이에 달러와 엔, 유로 같은 화폐는 그 중요성이 분명 낮아질 거라는 점입니다. 대신 데이터를 매개로 하는 거래가 더 많아질 거에요 - 앞으로 화폐가치는 더 하락할 수 있다. 한정자산이 더 중요해진다. 데이터를 매개로 하는 거래. WEB3가 대세가 된다면 화폐의 역할을 하는 코인과 이를 가치저장하는 비트코인으로 나뉘지 않을까? 화폐는 인플레가 적절하게 일어나야 하고 그렇게 되면 역시 가치저장 수단으로서는 한계가 있을 것. 비트코인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