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기업에게 완벽한 표적 시장은 경쟁자가 없거나 아주 적으면서도 특정한 사람들이 적은 규모로 모여 있는 시장이다. 그 방법을 가장 잘 보여준 것이 아마존이다.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을 세울 당시, 그의 비전은 온라인 소매점을 모두 먹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책에서부터 시작했다.

파괴하지 마라. 냅스터와 페이팔의 비교. 페이팔은 그 어느 대형 경쟁 기업에게도 직접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지 않았다. 우리는 결제 시장 전체를 확장시킴으로써 우리가 비자에서 가져온 것보다 더 많은 기회를 비자에게 돌려주었다. 전체를 놓고 보면 긍정적인 영향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 반면에 냅스터는 미국 음반업계와 제 살 깎기 식의 싸움을 벌였다.

라스트 무버가 1등이 된다. 먼저 움직이는 것은 하나의 전략일 뿐 목표가 아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미래의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것이다.

르네상스와 계몽 시대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운'이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지배할 수 있으며, 통제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할 수 없는 일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라"는 말에 모든 사람이 동의했다. 랠프 왈도 에머슨은 이런 정신을 가리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얄팍한 사람은 운을 믿고, 환경을 믿는다....., 강한 사람은 원인과 결과를 믿는다." 1912년 처음으로 남극에 도달한 탐험가 로알 아문센은 이렇게 말했다.

"모든 것을 다 제자리에 갖춰놓은 사람에게 승리가 찾아온다. 사람들은 그것을 운이라 부른다."

미래를 명확한 것으로 생각한다면 흔들림 없는 확신이 있을 것이다. 확신이 있는 사람은 평범한 것들을 이것저것 쫓으면서 '다방면에 소질이 있다'라고 말하지 않고, 가장 하고 싶은 것 하나를 정해서 그 일을 한다. 남들과 구별되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부단히 노력하는게 아니라, 뭔가 실질적인 것에서 뛰어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즉, 한가지를 독점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불명확한 비관주의자'는 쇠퇴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게 빠르게 진행될지 느리게 진행될지, 재양의 수준이 될지 점진적으로 진행될지는 모른다. 불명확한 비관주의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쇠퇴가 진행되기를 기다리는 것뿐이다.

'명확한 비관주의자'는 미래를 알 수 있다고 믿지만, 그 미래가 암울할 것이기 때문에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놀랄만한 일이지만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확실하게 비관주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곳은 아마 중국일 것이다.

다른 모든 나라들은 중국이 전 세계를 잡아먹을까봐 두려워하지만, 정작 중국인들은 자신들이 전 세계를 못 잡아먹을까봐 두려워한다. 실제 부유한 중국인들은 국외로 돈을 빼돌리려고 기를 쓰고 있다. 반면에 부유하지 않은 중국인들은 힘닿는데까지 뭐든 절약하고 비축해두면서, 그 정도면 제발 충분하기를 바란다. 계급을 막론하고 중국 사람들은 미래를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명확한 낙관주의자

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19세기의 사업가들에 관해 다음과 같이 간파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들은)이전의 모든 세대를 합한 것보다도

더 육중하고 거대한 생산력을 만들어냈다.

자연의 힘을 인간과 기계에게 복속시키고,

화학을 산업과 농업에 응용하고,

증기선,철도,전신,

대륙 하나를 통째로 일궈 경작하고, 강에 운하를 파고,

그 많은 인구가 마법처럼 생겨날 거라고,

이전 그 어느 시대가 감히 예상이나 했을까?

이만한 생산력이 사회적 노동의 무릎 위에 잠자고 있을 거라고.

명확하게 낙관적인 미래라면 공학자들이 수중 도시와 우주 정거장을 디자인해야 하겠지만, 불명확하게 낙관적인 미래라면 금융가와 변호사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 금융이 불명확하면 이상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금융화된 세상이라면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

-창업자는 그 돈으로 무엇을 할지 모르므로 그 돈을 대형 은행에 맡긴다.

-은행가들은 그 돈으로 무엇을 할지 모르므로 기관 투자자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여기저기 투자를 다각화한다.

-기관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돈으로 무엇을 할지 모르므로 주식으로 잔뜩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를 다각화한다.

-기업들은 잉여 현금 흐름을 만들어서 주가를 올리려고 애쓴다. 그래서 주가가 오르면 배당을 하거나 주식을 되산다.

이런 순환고리를 계속해서 되풀이 한다.

이런 세상에서는 돈으로 할 수 있는 일보다 돈 자체가 더 가치 있다.

생명의 비밀은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19세기 보험회사들과 통계학자들은 죽음의 비밀을 밝혀내는데 성공했고, 이 비밀이 지금까지도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다.

미국의 가계들은 거의 아무것도 저축하지 않는다. 또한 미국의 회사들은 재무상태표에 현금을 쌓아만 둘 뿐,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자하지 않는다. 미래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잡스가 디자인한 가장 위대한 작품은 그의 사업이었다. 애플은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을 효과적으로 유통시키기 위한 명확한 장기적 계획을 상상하고 실행했다.

우리는 불명확한 단기적 세상에 살다 보니 장기 계획은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2001년 10월, 1세대 아이팟이 공개되었을 때 업계의 애널리스트들은 나머지 세상에 '아무런 변화를 일으키지 못할' '매킨토시 이용자들에게나 쓸 만한 제품'정도라고 생각했다.

애플의 주가 변동 차트를 본다면, 이런 장기적인 계획이 어떤 수확을 거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복리를 어떻게 표현을 하든, 이런 말들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기하급수적 성장을 절대로 과소평가하지마라'

거듭제곱법칙은 우주의 법칙이다.

벤처캐피털은 아주 이상한 두가지 원칙을 따라야 한다.

1.잠재적으로 펀드 전체의 가치에 맞먹는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있는 회사에만 투자해라. 이것은 굉장히 무서운 원칙이다. 이렇게 되면 투자 가능한 기업의 대부분을 제거해야 한다.

2.두번째 원칙은 저절로 따라온다. '첫 번째 원칙 때문에 제약이 너무 많이 생기므로 다른 원칙은 있을 수 없다.'

'기업의 본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다각화된 위험분산전략에 적합한 회사인가'라는 금융 질문으로 넘어가는 순간, 벤처 투자는 복권을 사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가 되고 만다.

거듭제곱법칙을 이해하는 투자자들은 될 수 있는 한 적은 곳에 투자하려고 애를 쓴다. 반면에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일반인들이나 관행적으로 투자를 일삼는 금융권에서 포트폴리오를 짤 때는 다각화된 투자가 힘의 원천인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인생은 포트폴리오가 아니다. 이런 사실은 신생기업의 창업자에게도, 그 어느 일반인에게도 마찬가지다.

물리적으로 개척할 곳이 점점 없어진다는 자연스러운 사실에 사회적 추세 네 가지가 더해지면서 숨겨진 비밀에 관한 믿음을 뿌리째 없애버렸다.

첫 번째 추세는 '점진주의'다

두 번째 추세는 '위험 회피'다 사람들이 숨겨진 비밀을 무서워하는 것은 틀릴까봐 무서워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추세는 '무사 안일주의'다 가을이 되면 일류 로스쿨이나 비즈니스 스쿨의 학장들은 다들 똑같은 메시지로 신입생들을 맞는다 '너도 우리 엘리트의 일원이 되었구나. 이제 더 이상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이제 너의 평생이 보장되니까.' 하지만 이말은 아마도 그렇게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만 진실이 될 것이다.

네 번째 추세는 '평평화'다.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사람들은 전세계를 동질적이고 경쟁이 치열한 하나의 시장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민주 사회에서 잘못된 관행이 계속되는 것은 사람들이 부당하다고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 숨겨진 비밀을 믿지 않는다는 것은 곧 효율적 시장을 믿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금융 버블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시장에 이례적인 비효율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시장의 효율성을 믿는 사람이 많을수록 버블은 오히려 더 커진다.

하지만 1999년 말부터 HP는 '발명'이라는 중요한 과제는 놔두고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전개했다. 더 이상 발명은 없었다. 2001년 HP는 컨설팅과 고객지원 업무를 하는 HP서비스를 출범시켰다. 2002년 HP는 컴팩과 합병했다. 짐작컨대 아마 달리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을 것이다.

던은 이사회가 야경꾼 역할에만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회계 부서에 별 문제는 없는가', '직원들은 규칙을 따르고 있는가' 같은 것들만 감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술적으로 숨겨진 비밀을 찾으려는 노력을 포기한 HP는 소문에 집착했다.

숨겨진 비밀을 믿고 그것을 찾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보편화된 관습을 넘어 뻔히 보이는 곳에 숨어 있는 기회를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을 포함한 수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자주 과소평가된느 것도 똑같은 이유(너무 간단하다는 것) 때문이며, 이것 자체도 하나의 숨겨진 비밀이다. 너무나 간단해 보이는 것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통찰력만으로도 중요하고 가치 있는 기업을 세울 수 있다면 세상에는 아직도 세울 수 있는 훌륭한 회사들이 많이 남아 있다.

-김봉수 교수가 빅테크 기업들을 기술기업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아닐까?

숨겨진 비밀에는 두 종류가 있다. '자연의 숨겨진 비밀'과 '사람에 관련한 숨겨진 비밀'이다.

사람에 관한 숨겨진 비밀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다.

숨겨진 비밀을 발견한 사람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누군가에게 얘기할 것인가? 아니면 혼자서 간직할 것인가?

이는 숨겨진 비밀의 종류에 달려 있다. 파우스트가 바그너에게 들려준 것처럼 위험한 진실들도 있으니까 말이다.

무엇을 알 수 있는지 알았던 몇 안되는 사람들,

그들은 바보처럼 자신의 마음을 훤히 까발렸지.

저 아래 무리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다 드러냈어.

인류는 언제나 그들을 십자가에 매달에 불태웠지.

완벽하게 관습화된 것들만 믿는 사람이 아닌 이상,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아무에게나 얘기하는 것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다.

틸의 법칙은 '기초부터 망친 신생기업은 되살릴 수가 없다'라고 요약될 수 있다. 처음이란 아주 특별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기업은 국가와 비슷하다. 일찌감치 내려진 나쁜 결정들은 이후에는 바로 잡기가 아주 어렵다. 어쩌면 파산명령이라도 나야 누군가 바로잡을 시도라도 해볼 것이다. 회사 창업자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최초의 사안들을 제대로 처리하는 것이다. 부실한 기초 위에 위대한 기업을 세울 수는 없다.

교통국보다는 낫겠지만 큰 회사들은 여전히 엇박자가 날 수 있다. 특히나 소유권과 점유권 사이에서 말이다.

따라서 CEO는 소유권의 가치보다는 점유권의 힘을 이용해 보상을 받으려는 동기가 생긴다. 분기별 실적만 잘 나온다면, 고연봉을 받으면서 회사 전용기를 계속 이용하는데 아무 문자가 없을 것이다.

주식 보상을 해주더라도 엇박자는 여전히 날 수 있다. 해당 주식이 단기 성과에 대한 보상이라면, CEO는 먼 미래에 주주들에게 더 큰 가치를 창출할지도 모를 계획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그냥 비용을 절감하는 편이 훨씬 쉽고 돈이 되는 길임을 알게 된다.

대형 회사들과는 달리 초기 단계의 신생기업이라면 규모가 작기 때문에 창업자가 소유권과 점유권을 모두 갖는 것이 통상적이다. 따라서 신생기업에서 대부분의 충돌은 점유권과 통제권 사이, 즉 이사회에 있는 창업자들과 투자자들 사이에서 발생한다. 이사회 구성원들은 최대한 빨리 회사를 상장시켜서 승리를 만끽하고 싶을 것이고, 창업자들은 비공개 기업 상태 그대로 사업을 더 키우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누가 되었든 스톡옵션을 갖고 있지 않거나 고정된 월급을 받아가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그런 사람은 미래에 더 많은 가치를 창조하는 것보다는 가까운 시일 내에 돈이 되는 쪽으로 기울게 되어있다.

시간제 직원은 소용이 없다. 심지어 출근하지 않고 원격지에서 일하는 것도 피해야 할 일이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종일 함께 있지 않으면 생각을 차이가 조금씩 벌어질 수 있다.

CEO에게 주는 돈이 적을수록 회사는 더 좋은 성과를 낸다.

CEO가 3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면, 그는 창업자보다는 정치가가 될 위험이 있다. 고액의 연봉을 받는 사람은 자신의 월급과 함께 현상태를 방어하려는 동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 머스크는 스스로 할 핑계를 찾는 것.

현금은 매력적이다. 현금은 선택 가능성 그 자체다. 월급을 받으면 그 돈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하지만 고액의 현금 보상은 직원들에게 시간을 투자해 미래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게 만들기보다는 회사가 이미 갖고 있는 가치를 뽑아 쓰게 만든다.

'기업 문화'란 기업 자체와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 문화를 가진 회사는 없다. 오히려 모든 '회사 자체가'

기업 문화다. 신생기업이란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팀으로 뭉친 것이다. 훌륭한 기업 문화란 그것이 회사 내에서 드러난 모습일 뿐이다.

장기적인 미래를 함께 그려가지 않는 사람들과 일하며 우리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시간을 써버리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어느 회사든지 채용은 그 회사의 핵심 능력이다. 채용만큼은 절대로 아웃소싱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특전을 가지고 씨름하지 마라. 공짜 세탁물 수거 서비스나 애완동물 위탁 서비스에 더 강하게 흔들릴 사람이라면 팀에 넣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페이팔의 초기 구성원들이 협업이 잘되었던 것은 우리가 모두 같은 종류의 괴짜들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들 SF를 좋아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했던 것은 우리 모두 정부가 아닌 개인이 통제하는 디지털 화폐를 만드는 것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기업가라면 극도의 헌신적 문화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일에 미적지근한 태도로 접근하는 것이 과연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신호일까? 그저 직업적인 태도만 취하는 것이 유일하게 이성적인 접근법일까? 광신 집단의 정반대는 액센처 같은 컨설팅 회사다. 컨설팅 회사에는 뚜렷한 자체적 미션이 없을 뿐만 아니라 개별 컨설턴트들이 끊임없이 들락거린다. 회사에 대한 장기적 연결고리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기존의 전문가들이 당신 회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광신집단, 심지어 마피아라고 불리는 편이 차라리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