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스타트 업 투자에 선봉에 서있는 남자. 페이팔을 일론 머스크와 함께 만들었고, 에어비엔비,리프트,스페이스X,스트라이프,딥마인드,스포티파이 등의 초기 투자자이자 최근 핫한 팔란티어의 창업자 중 한 명이기도 한 피터 틸은 이 책에서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고 말합니다. 그가 바라보는 기업과 세계. 그리고 성공과 투자를 읽어 보시죠.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모든 순간은 단 한 번밖에 일어나지 않는다. 앞으로 그 누구도 컴퓨터 운영체제를 만들어서 제 2의 빌 게이츠가 될 수는 없다. 검색엔진을 만들어서 제 2의 래리 페이지나 세르게이 브린이 될수도 없으며, 또다시 쇼셜 네트워크를 만들어 제 2의 마크 저커버그가 될 수도 없다. 이들을 그대로 베끼려는 사람이 있다면 정작 이들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이다.

미래를 생각할 때 우리는 진보된 미래를 꿈꾼다. 이때의 진보란 둘 중 하나다. 먼저 '수평적 진보' 내지는 '확장적 진보'가 있다. 이는 효과가 입증된 것을 카피하는 것, 즉 1에서 n으로 진보하는 것을 뜻한다. 수평적 진보는 우리가 이미 그 모습을 알고 있으므로 쉽게 상상이 된다. 두 번째는 수직적 진보 내지는 집중적 진보다. 이는 새로운 일을 하는 것, 즉 0에서 1로 진보하는 것을 뜻한다. 한 개의 타자기를 보고 100개의 타자기를 만들었다면 수평적 진보. 한 개의 타자기를 본 다음 워드 프로세서를 만들었다면 수직적 진보다.

거시적 측면에서 수평적 진보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글로벌화'가 된다. 한편 수직적 진보를 한 단어로 나타내면 '기술'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로벌화가 전 세계의 미래를 결정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진실을 말하자면 기술이 더 중요하다. 기술의 변화없이 앞으로 20년간 중국이 에너지 생산량을 2배로 늘린다면 대기 오염 역시 2배가 될 것이다.

역사가 흐른다고 새로운 기술이 저절로 나타난 적은 없었다. 고대인들은 정적인 균형이 계속되는 제로섬 사회에서 살았다. 그런 사회에서 성공이란 남의 것을 빼앗는 것이었다. 그러고나서 1만년이 흐르는 동안, 원시시대의 농경,중세의 풍차, 16세기의 천문관측기와 같은 간헐적인 진보가 일어났다. 그리고 1760년대에 증기기관이 출현하면서 현대사회는 갑자기 폭주하는 기술적 진보를 경험했다.

스마트폰은 우리 주변만 잊게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이 이상하게도 구식이라는 사실까지 잊어버리게 만들었다.

20세기 중반 이후 극적인 개선을 이룬 분야는 컴퓨터와 통신밖에 없다.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모험, 즉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며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정치에서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 과학에서는 영국의 왕립학회, 비즈니스에서는 페어차일드 반도체의 '8인의 배신자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킨 주체는 일종의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소규모 집단들이었다. - 역사적 패턴

소규모가 아니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큰 조직에서는 새로운 것을 개발하기가 어렵고, 혼자서 새로운 것을 개발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관료제적 계급 조직은 행동이 굼뜰 수밖에 없고, 이해관계가 단단히 맞물려 있는 조직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게 된다.

'남들이 동의하는 것은 무엇인가?' 니체는 "광기에 빠진 개인은 흔치 않다. 그러나 집단,당파,국가,시대로 가면 광기가 곧 지배한다"라고 했다. 흔히들 믿고 있는 잘못된 믿음을 찾아낼 수 있다면 반대로 그 뒤에 숨겨진, 통념과는 다른 진실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회사는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한다. 돈을 잃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의해야 할 말, 지극히 당연한 주장이다. 그러나 1990년대 말에는 그렇지가 않았다.

통념으로 받아들여진 것들은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볼 때에야 '정말 제멋대로 잘못 생각한 거였구나'하고 깨닫게 된다. 뭔가 하나가 붕괴되면 그제야 우리는 그동안 우리가 믿었던 것에 '버블'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하지만 버블이 꺼진다고 해서 버블로 인해 생겨났던 왜곡된 인식들까지 단번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1990년대의 인터넷 광풍은 대공황 이후 최대 규모의 버블이었다. 그렇기에 그때 배운 교훈들은 아직까지도 우리의 마음에 남아 기술에 대한 모든 시각을 정의하고 또 왜곡하고 있다. 그 왜곡을 뛰어넘어 올바른 시각을 갖고 싶다면, 우선 과거에 관해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로부터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닷컴 열풍은 실리콘밸리에 불어온 골드러시였다. 이 열풍은 결코 지속될 수가 없는 종류라는 것을 모든 사람이 알았어야 했다. 소위 '성공적'이라는 회사들은 대부분 기업이 성장할수록 돈을 '잃는' 일종의 반 사업적 모형을 채용한 것 같았다. 그러나 음악이 연주되고 있는데 사람들이 춤을 춘다고 비난하기는 어렵다.

우리가 페이팔에 1억 달러의 투자금을 모집했을 때, 제일 크게 투자한 투자자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어림짐작으로 대충 끄적여 놓은 수치를 틀림없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 다른 투자자들은 더 성급했다. 한국의 한 회사는 협상을 시도하거나 계약서를 작성할 생각도 하지 않고 500만달러나 되는 돈부터 송금해주었다. 2000년 3월, 그렇게 모집된 투자금은 페이팔을 성공시키는데 필요한 시간을 벌어주었다. 우리가 계약을 끝내자마자 버블은 붕괴됐다.

닷컴 버블이 붕괴되고 이제는 모든 사람이 미래는 근본적으로 불명확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분기별 계획을 넘어 몇 년 단위의 큰 계획을 그리는 사람은 누구든 과격분자로 치부해버렸다. 그리고 미래를 위한 희망은 기술이 아니라 글로벌화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또 다른 버블이 양산되었고, 그게 바로 '부동산'이었다.

한편 실리콘밸리를 고수하던 기업가들은 닷컴 붕괴 사태에서 4가지 큰 교훈을 얻었는데, 이 교훈들은 지금까지도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뇌리에 깊숙히 박혀 있다.

1.점진적 발전을 이뤄라

2.가벼운 몸집에 유연한 조직을 유지하라

3.경쟁자들보다 조금 더 잘하라.

4.판매가 아니라 제품에 초점을 맞춰라

이들 교훈은 이제 스타트업의 세계에서 절대 원칙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앞의 원칙들보다 정반대의 원칙이 오히려 옳을 것이다.

1.사소한 것에 매달리는 것보다는 대담하게 위험을 감수하는 편이 낫다.

2.나쁜 계획도 계획이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

3.경쟁이 심한 시장은 이윤을 파괴한다.

4.판매 역시 제품만큼이나 중요하다.

차세대 기업들을 세우려면 버블 붕괴 이후에 만들어진 절대 원칙들을 버려야 한다.

진정으로 남들과 다른 사람은 다수에게 반대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완전경쟁과 독점.

경쟁시장에서 모든 회사는 차별화되지 않는 똑같은 제품을 판매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완전경쟁하에서는 '그 어느 회사도 경제적 이윤을 창출할 수 없다.'

완전경쟁의 반대는 독점이다. 독점기업은 시장을 손에 쥐고 있으므로 스스로 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 독점기업은 경쟁자가 없으므로 자신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수량과 가격으로 물건을 생산한다.

실제로 자본주의와 경쟁은 서로 상극이다. 자본주의는 자본의 축적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완전경쟁 하에서는 경쟁을 통해 모든 이윤이 사라져버린다. 따라서 기업가들이 명심해야 할 사항은 분명하다.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또 보유하고 싶다면, 차별화되지 않는 제품으로 회사를 차리지 마라'

외부에서 보기에는 모든 회사가 어느정도 비슷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회사들 사이에 아주 적은 차이밖에 없다고 느끼기 쉽다.

하지만 현실은 그보다 훨씬 더 양분되어 있다. 완전경쟁과 독점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존재하며, 대부분의 사업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양극단에 가깝다.